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우지연 지음 / 행복우물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행복우물, 우지연 지음



여행의 장소는 우리에게 말을 건다.

내게 말을 거는 소리가 들리는 곳,

그곳은 내게 특별한 곳이다.

내게 말을 거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리고 그 말에 뭐라도 반응하면...

그것은 우리의 기억에, 우리의 의식에, 우리의 마음에,

그리고 우리의 몸에 흔적을 남긴다.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중,



숨은 보석 같은 책을 발견한 느낌이다.

이번 주엔 꼭 올려야 하는 서평 책이 9권이었고 마지막 책이 바로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였다. 자기 전에 조금이라도 읽어야지 하고 무심코 책을 들었는데 감탄을 하며 1/3을 순식간에 읽었던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 생활을 하신 분이 아닌 것 같은데도 글이 매혹적이었다.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이고, 담백, 진솔하면서도 생각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는 글이었다.


저자는 질문을 계속 던진다.

낯선 곳에 존재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적이 있는가?

그립고 그래서 가고 싶은 먼 땅은 어디인가?

나를 채워줄 수 있는 따뜻한 그곳은 어디인가?

내게 말을 거는 그곳은 어디인가라고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책이 아닌 아련한 그곳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 같아 책을 덮고도 한참 여운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지구의 색다른 면모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눈 감고도 걸을 수 있게 익숙한 지질과 지리와 기후,

모든 걸음을 예상할 수 있게 길들여진 땅에서 벗어나

내가 사는 곳과 '다른' 기후와 '다른' 지형의 지구를 만나자

다만 돈으로 살 수 있는 능력이 적은 자에게도

지구별 위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거저 주어졌음을 기억하자

우리 모두에게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중,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취향이라는 것이 뚜렷해지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오지를 다닌 것은 도전정신이 강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나는 첫 여행지였던 유럽에서도 내가 그토록 가고 싶어 하던 로마의 유적지가 아닌 스위스의 자연에 감탄을 했던 것 같다.

내 심장에 도장같이 새겨진 여행의 기억들은 티베트의 눈이 부시게 아름답던 파란 하늘, 고비 사막에서 모래를 덮고 자면서 보았던 월식, 노르웨이의 설산, 할레아칼라의 일몰 등 주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자연환경이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고 하면 지구별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보고 가는 기회가 내게 주어졌으면 좋겠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멀리 여행을 못 간다 하더라도 매일 뜨고 지는 태양과 고개만 올려다보이는 하늘에서 시시각각 바뀌는 계절에서 우리는 가슴 설레는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그런 아름다움을 매일, 매 순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공간이 물리적인 환경이라면,

장소는 이 공간에 사람의 정신, 관계, 기억과 경험들이 깊숙이 배어 있는 곳, 마음의 풍경이 담긴 곳이다.

우리의 여행지는 내가 그곳을 방문하기 전에 지도상에 표기된 지역명을 가진 물리적 공간에 지나지 않지만,

내가 그곳을 방문해 머물며 내 인생 어떤 시기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면.., 그곳은 어느덧 내게 특별한 '장소'가 된다.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중,



꼭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도 우리의 마음이 담기고, 내 인생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부여되는 순간, 어떤 이벤트든 내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는 시간대와 공간에서 살아 움직인다.

어린 시절 아빠와 나누었던 짧은 대화는 영원히 내 마음에 박제되어 계속 리플레이 되고,

여행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영원히 살아있는 순간이 되어 마음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나에게 얼마나 많은 특별한 '장소'와 '시간'과 '순간'이 있었는지에 따라 나이가 들수록 더 풍부한 사람이 될 것 같다. 마음 보따리에서 하나씩 꺼내 볼 수 있는 보석 같은 순간이 많은 사람이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장소는

그 어느 장소보다도 많은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죽음을 생각하는 장소는 희한하게도..,

더더욱 강렬히 '삶'을 생각하도록 이끈다.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중,



저자의 이야기처럼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 곳은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장소였다. 티베트의 천장, 인도와 네팔에서 경험한 무수한 화장터를 보면서 생과 사는 돌고 도는 원안에 위치한 한 점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생과 사가 한 끗 차이이기 때문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겠다고 생각한 것도 20대 초반이었던 것 같다.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매일을 최선을 다하게 된다. 살아 있는 이 순간, 숨 쉬는 이 순간, 매사에 감사하며 삶을 살아가고 싶다.


나의 '여행의 단계'는 어디쯤에 있을까.

감탄과 경이로움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

내게 말을 거는 여행의 장소 중,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울림이 가득한 책이어서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내게말을거는여행의장소 #추천에세이 #여행에세이 #우지연 #신간리뷰 #추천책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행복우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