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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시간 - 나이답게 말고 나답게 살자
이수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5월
평점 :
해가 뜨기 전 하늘이 가장 어둡다.
새로운 시작과 변화의 시간은 언제나 짙은 어둠의 시기를 앞세우고 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길이 보일 때까지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걷다보면 눈이 먼저 어둠에 적응하고 희미하게나마 길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마흔의 시간 40p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20대, 직장에서 몸을 불사르며 육아와의 전쟁을 치르던 30대, 여전히 육아에 매여 있지만 자신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고 있는 지금의 40대, 언제든 뚜렷하게 보이는 길은 없었던 것 같다.
아직 반생도 살아보지 못했지만 100미터 달리기를 질주하다 잠시 멈춰선 지금, 돌아보니 나는 어두운 터널을 참 많이도 지나온 것 같다.
두려울 적도 많았고, '왜 나만 이래야해' 하며 화가 날 때도 있었지만 터널에는 끝이 있을 거라고 믿으며 그냥 뚜벅뚜벅 계속 걸었왔다. 몸을 갈아 커리어를 만들던 시절, 아이에게 온전한 시간을 주지 못하고 워킹맘으로 좌절했던 시간, 그 시간을 지나 지금의 내가 되었다. 만족하냐고? 후회는 없냐고? 인생은 매순간이 선택이다. 완벽한 정답이란 인생에서 존재하는 걸까? 아마 각자가 걸어가는 길 그 목적지가 정답이 되는 건 아닐까 싶다.
내가 걸어온 길도 피, 땀, 눈물이 범벅일 때가 많았다. 지금은 자유를 선택했기에 또 다른 두려움 속에 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내가 걸어가는 발자국이 이어져 하나의 뚜렷한 길이 될 때까지 말이다.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마흔의 시간>은 이수진 작가님의 인생 여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워커홀릭, 육아홀릭, 성장홀릭의 시간을 지나 자신의 여정을 시작하기까지 번아웃을 극복하며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기까지의 고민과 방황 성장여정을 담았다고 한다.
책을 읽다보니 나보다 한 살 많은 작가님의 살아온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아 울컥 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비단 나만 그럴까?
아마 워킹맘이었던 40대 여성들의 모습은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마흔즈음 부터 찾아왔던 삶에 대한 끝 없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나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인생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워킹맘으로 살면서 꽤 오랜 기간, 꽤 여러 번 심각한 번아웃을 경험했다.
육아홀릭에서 워커홀릭, 성장홀릭이 되기까지 하얗게 불태우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몸과 마음의 한계 상황을 자주 경험했지만 피곤함은 성취의 증거요,
무기력과 우울감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자 전적으로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럴수록 스스로를 더욱 세차게 채찍질하며 어서 달리라고 다그쳤다.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다.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그러는 사이 다 타버리고 소진되어 하얗게 재만 남은 것도 모른채.
마흔의 시간 110-111p
글을 읽다 울컥했다.
정말 그랬다. 힘들면 극복해야 한다고, 무기력해지면 그건 내가 약한거라고 생각했다.
극한으로 나를 몰아대며 "이 정도를 극복 못하면 무엇을 하겠어"라고 생각하며 나를 채찍질했다.
나는 슈퍼우먼이니까.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게 다 나를 갈아넣는 거였더라는 걸 뒤늦게야 깨달았다. 그 시간을 치열하게 살아온 나에게 다정한 위로를 주고 싶다. 이제는 하얗게 재가 되버리기 전에 자유를 얻고 싶다.
이상과 현실의 완벽한 조화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것 같다.
둘을 동시에 잡으려는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지 않으면 번아웃에서
영영 자유로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마흔의 시간 123p
자유를 선택한 지금은 이전과는 다른 고민을 한다.
시간의 자유를 얻은 대신 경제적으로 더 많이 버는 삶은 포기했으니까.
새로운 시작을 한 나에게 둘 다 얻으려는 건 욕심이라고, 둘 다 집착하면 결국 자유는 얻지 못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자유로 한 걸음을 더 내딛을 수 있을 것 같다.
"너는 잘 하고 있어. 네 발자국이 결국은 너의 길을 만들고, 너의 목적지로 향하게 해 줄거야."
예전에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배들에게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그저 살기 위해 하는 거라는 무심한 듯 실없는 대답에 웃어넘겼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들의 대답은 진심이었고 진실이었다.
마흔의 시간 148p
"신체의 밸런스가 무너지면 정신도 무너진다"는 걸 마흔의 초입에서 경험을 했다. 우울증이라곤 평생 근처도 가보지 않았던 나는 '마흔의 경고'로 받아들이고 운동을 시작했고 벌써 그게 5-6년이 되었다.
그렇게 운동을 시작한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왜 운동하냐고 물어보았는데 그 때마다 저렇게 답을 했었다. "살기 위해서요." "일하려고요."
운동을 시작했을 때 정말 죽을만큼 힘들어서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기 위해, 일을 하기 위해, 살기 위해 운동을 하러 갔다.
운동을 하고 오면 신기하게 아프던 허리가 어깨가 아프지 않았다. 일주일이 지나면 다시 아파 가기를 반복 했고, 그렇게 숨쉬기만 하며 살던 나는 일주일에 2번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되었다.
"운동을 꼭 하라"는 저자의 조언처럼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옛말 그른 것이 하나 없다.
몸을 부단히 움직이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지...
삶이란 피해 갈 수 없는 고난과 역경이라는 재료를
나라는 그릇에 담아 발효와 숙성의 시간을 거쳐 완성하는
그윽한 색과 향을 지닌 발효 음식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마흔의 시간 227p
내 삶을 찾아가는 마흔의 시간에 나에게 던지는 수많은 질문과 사색의 시간들이 나를 어떻게 숙성 시킬지 궁금하다. 나는 어떤 맛과 향을 지닌 음식 아니 술이 될까?
첫 향은 향긋해서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고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음미할수록 깊은 맛을 가진 묵직한 끝맛을 가진 와인이 되고프다.
6월을 시작하는 일요일, 좋은 책과 함께 해서 참 좋은 날이었다.
마흔의 시간을 보내시는 분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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