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의 단어 -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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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으로 유명한 작가님이시죠? 이기주 작가님의 신간 에세이 <보편의 단어>를 읽고 리뷰해 보려 해요. 


보편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보편이란게 상당히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요.  

나에게 보편적인 것들이 남에게는 보편이 아닐 수 있으니 말이에요. 작가님은 이 보편이라는 말을 익숙한 것들이라고 정의하고 계신 것 같아요. 우리가 자주 사용하고 둘러싸고 있는, 그래서 우리를 정의하는 그런 보편 말이죠. 



삶의 무게에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나는 날, 

마음을 지탱해 주는 건 우리 곁에 있는 익숙한 것이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결에 사용하는 보편의 단어야말로 

삶을 떠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보편의 단어 12p



이기주 작가님


책에 쓰인 이기주 작가님의 소개가 참 와닿았어요.

"편견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읽고 쓰며 살아갑니다."라는 멘트였는데요. 

인스타에 쓰인 작가님의 소개에는 "남을 쉽게 평가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읽고 씁니다."라고 씌여 있어 책소개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었어요. 


예전에 이기주 작가님의 대표작인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요. 제가 도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이번 책을 읽어 그런지, 아니면 제 나이가 들어 그런지 이번 <보편의 단어>가 저는 참 좋더라고요. 

와 닿은 문구들이 많아 인덱스도 참 많이 붙인 것 같아요.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기주 작가님의 앞으로 출간할 책들이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와닿은 문구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일상에 가깝다"

17p


"어떤 선물은 그것을 개봉하는 순간에만 설렘을 안겨준다.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아예 수령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37p


"빛을 향해 구부러져 자라는 식물의 습성은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과도 무척 닮았다. 

우린 가슴에 품고 있는 꿈과 이상이 존재하는 방향으로 몸과 마음을 틈틈이 돌리거나 비틀며 살아간다. 그것이 나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말이다."

52p


"살아가는 일은 시간과 공간과 사람을 스쳐 지나가는 일의 총합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곁에 머물기 위해선 그 사람과 내가 동일한 시간과 공간 속에 함께 존재하는 경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타인과 시간을 공유해야 한다."

71p


"번뇌는 흔들의자와 같다.

우리를 끊임없이 흔들 뿐 다른 곳으로 데려가주지 않는다."

86p


"일정한 중량을 지닌 물체는

굳이 힘을 가하지 않더라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굴러가지만

위로는 그런 방식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우린 타인을 내려다보면서 위로할 수 없다.

위로의 언어는 평평한 곳에서만 굴러간다."

116p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신보다 높은 곳을 향해 고개를 들 힘조차 없는 사람이다."

117p


"부모가 자식 앞에서 하는 일상적인 행위 중 일부는 허공으로 흩어지지 않고 자식의 삶에 그대로 이식되었다가,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불쑥 튀어나와 부모의 마음으로 다시 옮겨지기 마련이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는 한 부모와 자식은 아무리 티격태격하더라도 서로를 저버리지 않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133p


"사랑이 내 시간을 상대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것이라면, 

헤어짐은 그 사람과 함께 따독따독 쌓아올린 시간을 허공에 엎질러 세월 속으로 흩어지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139p


"생명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세상의 모든 것은 나름의 결, 그러니까 바탕과 무늬를 가지고 있다. 

살아가는 일 자체가 각자의 결을 가다듬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151p


"뭐든 제대로 알기 위해선 관심을 쏟고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몇 번의 계절이 지나는 동안 꽃이 피고 지는 모습을 관찰하지 않고서 꽃을 안다고 말하는 건, 진짜 앎이 아니다. 

그저 알고 있다고 여기는 느낌에 지나지 않는다."

153p


"내 삶의 방향키를 내게 우호적이지 않은 사람이 잡도록 내버려두는 건 온당하지 못하다."

215p


"글쓰기야말로 그렇다.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작가의 내면에 침잠해 있는 자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261p


"삶이라는 항해 속에서 남보다 멀리 나아가려면, 결국엔 남이 아니라 내가 일으킨 파도에 올라타야 한다."

266p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은 속도를 유지하는 사람도, 

방향을 잃지 않는 사람도 아니다. 

리듬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마음의 주인 중에서



책을 읽으면서 어줍짢게 남들에게 건넸던 위로와 충고가 떠올라 얼굴이 많이 화끈거렸어요. "위로 고개를 들 힘도 없는 사람"에게 나는 무슨 말을 했던 것일까 후회가 되었어요. 어렸으니 그랬다는 건 핑계인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알아챘으니 다행인거겠죠? 저도 작가님처럼 편견을 가지지 않게 부단히 읽고 써야겠다 싶습니다. 


이번 책은 작가님께서 친필 사인을 해 주신 책이어서 더 뜻깊었어요. 사인에는 "내 마음의 주인이 되세요." 라고 적혀 있었는데 작가님 소개에 쓰신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 쓰신다고 하신 말씀과 결이 같다고 느껴졌어요.


말씀하신대로 "내가 일으킨 파도에 올라타서" "나만의 리듬을 잃지 않고 나의 길을 가다보면"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누구든 읽으시면 와닿는 문장을 찾을 수 있는 보편의 언어들인 것 같아 모두에게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책,  의미있는 사인과 함께 주셔서 더욱 감사해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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