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과 바람이 정겨운 집, 우리 한옥 전통문화 즐기기 11
김경화 글, 홍선주 그림, 김도경 감수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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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에 아이와 함께 다녀온적이 있다.

기와집과 함께 소박한 초가집이 눈에 들어온다.

호젓한 돌담길을 지나다 보면 흡사 민속촌 같다는 느낌도 잠시, 이곳에 살고 있는 집 주인도 만날 수 있다.

기와집과 초가집 행렬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아이에게 고풍스러운 한옥을 보여주기 좋은 곳이다.
봄에 가서 그런지 색색의 봄꽃들과 어우러진 한옥들이 운치있게 어우러져 있던 모습에서도 진한 전통의 내음이 느껴졌던 곳이다.

 

전통을 지키는 양동마을을 보고 있자니 우리 한옥에 대해 궁금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사랑방, 안방, 행랑방, 책방 등이 구분 지어 연결되고, 안채로 들어가는 입구는 모두 따로 나 있다.

구석구석 뚫려 있는 문들과 작은 마당들. 마당 깊은 집 한옥.

우리 조상의 숨결이 느껴지는 한옥이 어찌 한 번 보고 지나칠 곳인가.

집이라면 아파트밖에 모르는 아이에겐 한옥이 그저 한 번 보고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잘 알고 보면 안보이던 곳이 더 잘 보일 수 있을거라 생각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책 사이사이 그림들은 정겹고 푸근하다.

'햇빛과 바람이 정겨운 집' 이라고 했던가! 정말 그렇지 싶다.

그윽한 나무 내음이 풍겨오고 사람들마져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이다.

양동 마을에서 본 한옥이 그 느낌 그대로 전달되어 좋았다.

돌 기둥 하나에도 한옥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부엌의 부뚜막과 무쇠 가마솥에는 직접 아궁이에 불이 넣고 밥도 짓고, 국도 끓이고... 아~ 갑자기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프다.

아궁이앞에 앉아 솔가지를 넣어 장난치던 어린 나를 흐믓하게 바라봐 주시던, 할머니를 만났다.

뒷마당에 있는 장독대, 상쾌한 바람이 드나드는 대청마루, 한옥의 문고리를 보니 놋숟가락을 열쇠 삼아 걸어 놓았던 그 문도 생각난다.

뜨끈뜨근하다 못애 까맣게 타 버린 온돌방. 화로에 넣은 군고구마가 익길 기다리며 들었던 할머니의 옛이야기가 귓가에 자꾸 맴도는듯 하다.

정겨운 한옥... 한옥만의 그 느낌을 나는 이렇게 잘 알고 있는데 아이에게 그 느낌을 줄 수 없는게 안타깝다.

대신 한옥이 풍기는 그 따뜻하고 다정하고 정겨운 한옥의 느낌을 책으로나마 아이와 나눌 수 있어 조금 위안이 되었다.

다음에 양동 마을에 갈 때는 아이의 눈과 귀와 마음으로 한옥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 귀기울여 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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