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랑스 대혁명 1
막스 갈로 지음, 박상준 옮김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프랑스 혁명은 영국혁명, 미국 독립전쟁과 함께 근대 3대혁명중 하나로써 구체제에 저항하여 민중의 손으로 왕정을 종식시키고 공화정을 수립한 사건이다. 프랑스 혁명은 많은 피를 흘렸으며 유럽 민중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온 동시에 혼란도 함께 가져왔다. 혁명의 부작용으로 공포정치가 실행되었고 끝내 나폴레옹의 독재 시작으로 종식되었지만 프랑스 혁명은 유럽의 정치판도를 뒤흔들었으며 미국 독립전쟁에도 영향을 주어 근대를 여는 중요한 여는 열쇠가 되었다. 프랑스는 이후에 7월혁명과 2월혁명을 거쳐 공화정이 수립되었고 자유주의 국가로 서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도 혁명은 유럽국가들에게 자유주의의 바람이 일게 했다. 이러한 실마리를 제공한 프랑스 혁명은 유럽 뿐 아니라 세계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혁명의 중요도나 인지도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프랑스 혁명 다루는 대중서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기존의 전공서적들은 서술구조나 사용된 용어들의 난이도 등의 이유로 대중들이 접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막스 갈로의 『프랑스 대혁명』은 이 부분에서 일반 독자들의 프랑스 혁명의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막스 갈로는 소설가, 역사교수, 언론인, 정치인 등을 두루 거친 사람답게 전공자들이 대중서를 쓸 때의 단점들을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본서의 구성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쓴 역사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다. 각각의 사건들은 프롤로그에서 루이 16세의 처형을 다루고 1774년으로 되돌아가 1799년 11월 9일 나폴레옹이 독재를 시작할 때 까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서술한 뒤 한 노인이 이전의 일들을 회고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의 장점은 소설의 형식이어서 매우 읽기가 쉽다는 것이다. 또한 역사적 사실은 철저한 고증에 의하여 이루어져서 이런 종류의 책들이 종종 일으키는 실수인 내용의 부실도 적다. 왕, 대신, 혁명의 주인공, 민중들, 나폴레옹 등등 책이 비추는 인물은 시시각각 바뀌며 각각 인물의 풍부한 감정묘사 또한 함께 이루어져 지루하지 않다. 각 인물을 통하여 주요 역사적 사건들은 물론 일반적인 역사서적에서는 할 수 없는 인물의 감정선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가능 한 것도 장점이다.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며 하루하루 압박을 느끼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떠는 루이 16세, 가난과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무기를 들고 일어서는 민중들 등 여러 가지 시각으로 혁명을 바라보며 세밀하게 사건들이 묘사되었다. 이는 혁명 전후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혁명과정과 그 이후의 광기, 폭력성과 혼람함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방식이 갖는 특징은 사건들을 재구성하여 과거의 총체적인 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복잡한 사건들을 시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흐름에 따른 혁명의 전개과정을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연결된 조각에 기초한 사료상의 여백을 채우는 작업으로써 오늘날에는 많이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의 특징 때문에 갖는 한계도 명확하다. 각 사건들의 실상은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나 개념의 명확한 설명을 필요로 하는 부분도 따로 설명은 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사건을 바라보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지만도 않다. 인물들의 감정선을 묘사하면 독자는 작가의 판단을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책에 쓰여진 묘사들은 프랑스 혁명을 신성시하지도 않았고 비하하지도 않았으나 이렇게 재구성한 것 자체가 저자의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경우와 같은 저자의 강한 개입은 오히려 독자들에게 일방적인 책읽기를 강요하는 측면도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설명 부분의 부족도 크게 아쉬운 면이다. 제 3신분이 굶주려서 폭동을 일으켰으나 그것이 어떤 사회경제적 배경에서 일어났는지, 철학당、지롱드、자코뱅、산악파 등등의 정당이나 정파는 무엇을 주된 이념으로 하고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생디칼리즘、꼬뮌 등은 무엇을 추구하고 실행에 옮기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본문의 이야기 전개과정에 언급되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 이 책의 특성상 이런 것을 자세히 서술하지 않은 것은 타당한 면이 있다고 보지만, 사건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프랑스 대혁명』은 대중교양서로 무난한 책이다.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은 단점들도 있지만 일반 교양인들에게는 좋은 책이라 보인다. 이 책을 읽고 인물이나 개념들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긴다면 그때는 서양사 개설서나 해당 시기에 대하여 다룬 단행본을 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장점 부분에서 썼듯 전체를 이야기 식으로 재구성하여 서술한 방식은 기초지식이 없어도 편안히 읽을 수 있다. 대중들을 위한 인문학 서적들이 정작 대중들과 괴리된 경우가 많고 특히 프랑스 혁명의 경우는 이렇다 할 교양서적이 거의 없으므로 책꽂이에 꽂아 놓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본 서평은 네이버 역개루까페 서평이벤트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