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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앤이 단지 이기적인 조심성 때문에 약혼을 파기하기로 결심한건 아니었다.
자기 자신보다도 그를 위한 결정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웬트위스 대령을 포기하진 않았을 것이었다.
이별, 마지막 이별의 비참함 속에서도 가장 큰 위안이 되어준 것은
그것이 신중한 결정이며, 그의 행복을 우선시한 자기희생이라는 믿음이었다.
40P
처음, 앤이 주위사람들의 “설득”을 통해 웬트워스 대령을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자기자신을 “설득” 하는 일 이었을 것이다.
자기희생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그의 행복을 위해선 내가 떠나는게 좋을지도 몰라_ 라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설득 했을 것이다.
현재의 저를 의심하지 말아야 했어요. 사정이 달라졌고, 제 나이도 어리지 않은걸요.
설사 한때 남의 설득을 따랐던 것이 잘못이었다 해도 모험이 아니라 안전을 권하는
설득에 따랐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전 그분 뜻에 따르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경우엔 그 어떤 의무감도 끼어들 여지가 없지요. 제게 애정이 없는 남자와
결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온갖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고, 또 모든 의무를 저버리는 일일 거예요.
(324p)
사람은 자라면서 서서히 자기 자신만의 주장과 신념이 강해진다고 한다.
앤은 처음 주위사람들에게 설득을 당했지만 이젠 스스로를 설득하고 남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일종의 “성장소설”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인오스틴은 누군가 강압적으로 권하거나 하지 않아도
흐르는 시간속에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마음이 변화하는 앤들 통해
다양한 설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