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 모든 것이 왜곡되어 보이는 아이들의 놀라운 실상
미야구치 코지 지음, 부윤아 옮김, 박찬선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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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

왜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표지 밑쪽에 인지기능이 약한 아이들이 삼등분한 케이크 그림이 있다.
이 그림은 생각보다 충격적이다. 표지에 등장하는 내용만 대충 봐도 저자가 말하는 아이들은 적어도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가? 궁금증을 일으킨다.

아동 정신과 의사이자 의료 소년원에서 일하는 저자가 소년범들의 ‘인지능력’에 대해 말한다는 구체적인 상황도 신선했다. 우리가 가볍게 ‘양아치’ 정도로 넘기지만 그 속에 어떤 이유가 있다면 알고 싶었다. 그 친구들이 스스로 꼴통이 된 이유를

만듦새:

오디오북으로 들었기 때문에 정확한 물성을 느끼진 못했다. 236쪽에 140*205mm인 걸 보니 신국판 사이즈다. 크기는 평범하고 약간 얇은 책이겠다.

표지는 아주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초록색 밑 아이보리 부분이 띠지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케이크를 자르지 못하는 아이들이라는 제목과 바로 시선을 내려서 보이는 삼등분 된 케이크 그림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이 책은 제목, 부제, 지은이, 옮긴이가 모두 왼쪽으로 쏠려있는데 그것마저도 모든 것이 왜곡되어 보이는 아이들이라는 문구와 참 잘 어울렸다. 제목 옆에는 ‘인지능력’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자른 듯 애매하게 삼등분되어있는데 그 대충 그린 분홍색 선이 참 강렬했다.

내용:

여러모로 충격적인 책이었다. 우리가 말하는 평범이라는 건 생각보다 이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지능력’이란 기억, 지각, 주의력, 언어 이해, 판단 및 추론 같은 요소가 관계되는 모든 지적 과정과 능력을 가리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뒤섞여 일어나며 아이큐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ADHD나 경계선 지능 장애, 경도 장애도 낯설게 느껴지는 걸 보면 배경지식이 부족하니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겠다. 싶다.

도형을 따라 그리지 못하고 인식하기 어려운 것은 곧바로 글자를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이어지고 상상력이 약한 점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힘들게 만든다니 겪어보지 않았고 배우지 않았기에 모를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다.

“반에서 하위 5명은 ‘인지능력’이 약한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인지능력’의 문제가 희귀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앞서 말한 ADHD, 경계선 지능장애 등도 인지능력의 문제를 불러오며 융통성이 없고 신체 운동 기능이 약한 것도 인지능력으로 분류되어 여러 가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이렇게 다양한 현상이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증상 분류된다면 정도의 차이일 뿐 훨씬 더 많은 아이가 ‘인지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일본의 상황을 미루어 보아 반에서 하위 5명은 인지능력이 약한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데 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80년대 이전 기준으로 경계선 지능 장애를 분류한다면 인구의 15% 넘게 경계선 지능 장애이다.”

이 충격적인 문장도 앞선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더 많은 문제가 더 자세히 드러나게 되었을 뿐이고 이 세상에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더욱 많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검사를 받고 싶어하지만 가로막힌 아이들이다. 저자가 상담한 학생들은 태반이 이미 소년원에 들어온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은 대개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고 바보라고 놀림 당하거나 자신이 어려워하는 것을 숨기기 위해 노력한다.

‘인지능력’이 약하다는 것은 부모님에게도 선생님들에게도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아이큐가 낮은 것도 아니고 네가 놀아서 그렇겠지”와 비슷한 의심을 끝없이 받는다. 저자는 교정시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며 최대한 어린 나이에 ‘인지능력’이 약한 것을 알아채고 이 아이들이 훈련받아 최대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범죄를 예방하고 세금을 줄이는 일이라고 줄기차게 이야기한다.

옮긴이 각주에서 우리나라의 상황도 잠시 나오는데 ‘인지능력’에 대한 재활시설은 일본보다는 상황이 좋다는 설명이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체감상 아직도 현저히 부족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범죄는 물론이고 성범죄는 특히 지능이 관건일 확률이 높다는 것. 전 세계적으로 ‘인지능력’이나 경계선 지능 장애, 경도 장애 등의 재활 시설이 많아져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동시에 막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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