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한마디로 재미있다. 작가의 그 탁월한 비틀기 묘사는 책을 읽는 내내 나를 키들거리게 만들었고 유쾌함 속에 가두었다. 학창시절 엉뚱한 인연 (숙제를 안 해 와서 함께 벌을 받은) 이 계기가 되어 서로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함께 그 격동의 시대 (?)를 살아온 흔히 베이비 붐 세대로 지칭되는 58년 개띠 동창생들의 이야기. 고교시절 만수산 4인방 (어쩌면 이 시대의 보통의 40대로 대변될 수도 있는) 으로 불렸던 두환, 승주, 조국, 형준.

작가는 그들의 고교시절부터 시작하여 중년을 넘긴 현 시점까지의 삶을 시종 냉소적인 시선으로 일관하고 그들을 희화화시키면서, 메이저로의 삶 속으로 편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을 끝내 마이너로서의 위치를 재확인시키며 끝을 맺는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과연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작가는 과연 메이저 그룹에 속하지 못한 그 수많은 마이너들에게 자포자기적인 자기 확인과 절망만을 안겨 준 것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것은 쉽게 말해 메이저와 마이너로 나뉘는 세상의 그 이분법적 분류가 결국은 별개 아니라는 간단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고 나니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한 구절이 있다. 일체유심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