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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영화수업 - 윤리와 공정에 관한 십대들의 생각 모으기
정은해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월
평점 :
윤리와 삶의 가치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보며
'나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살아가면서 참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럴때 그동안 생각하고 고민했던
많은 것들이 선택에 대한 집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한다
20대 때는 신문, 책, 영화를 통해서 다양한 삶을 바라보기도 했고 다큐를 정말 좋아했어서
다큐를 보며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윤리와 사회문제를 접할 수 있어서 많이
애청했다 30대인 지금도 여전히 사회속에서 삶의 가치를 곱씹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회와 선택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한다
10대에는 미성숙한 가치관으로 인해 때로는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마주하는 연습을 많이 해봐야 나에게 그러한 문제가 직면했을때 조금이나마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릴때는 다양한 생각을 해보고 다른 친구들과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편협한 사고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해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사회라는것이 절대로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다수와 소수의 이야기도 들어보며 가치관을 확립해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윤리적인 인간으로 사회에 한걸음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내가 학생때 이런 책이 있었다면, 또는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수업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의로운 영화수업은 이렇게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며 공동체 윤리와 삶의 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2020년에 개봉한 <다크 워터스>는 내가 참 좋아했던 영화였다
실제 주인공인 롭은 가치관과 신념이 올곧은 사람임에 분명한 사람이었다
영화를 보는내내 롭은 어떻게 자랐을까 라는 생각과 나라면 대기업을 상대로 저 소송을 계속 할수있을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영화였다
'화학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회사라고 외치는 듀폰이라는 대기업은 2차세계 대전때 비밀리에 만들어진 PFOA 즉 C8이라는 물질을 1996년부터 오하이오강에 배출했다
이 물질은 장쇄탄화플루오르탄소로 인조 합성물이며 탱크의 방수코팅제로 사용되었다
이 무서운 물질은 C8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가정용 급수에서도 검출되기도했다
생각을 해보자, 대기업이라는 회사가 무분별하게 화학물질을 강으로 흘려보내고 이것을 일반인들이 마시게 된다면? 더구나 가축들이 먹게 되고 죽게된다면?
C8은 프라이팬 코팅제로 변신시켜 테프론이라고 명명한다
이것은 프라이팬 뿐만 아니라 콘택트렌즈 아기용 매트등 다양한곳에 들어가있다
생활 곳곳에 테프론이라는 화학물질과 함께 살아가고있던 것이다
테프론을 만드는 노동자들은 메스꺼움과 고열에 시달리게 되고 듀폰은 원인을 찾기 위해 담배에 테프론을 섞어 몇몇 노동자들에게 피우게했고, 담배를 피운 노동자들은 전부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참 잔인하지 않은가? 원인을 찾기 위해 테프론을 섞어서 담배를 피우게 하는 기업이라..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발상이다
영화에서는 실제 피해자인 아이도 출연하는데, 보는 내내 한 기업의 만행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는지 깨닫게 된다
듀폰과 3M은 동물 실험을 통해 C8이 기형아와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것을 알았지만 연 10만 달러의 수익을 포기할 수 없어 40년간 C8을 굴뚝과 드럼통을 통해 유출시킨다
변호사인 주인공 롭은 피해자인 테넌트의 말과 다른 피해자들을 직접 목격하면서 진실을 파헤친다
듀폰은 대중에게 위협이 되는 진실을 파헤쳐 사람들을 두렵게 하는 롭의 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사실을 은폐하며 정부 또한 이익에 따라 움직이며 잇속을 채우려한다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속담처럼 변호사인 롭은 혼자서 대기업과 싸우기에 힘들었지만
다행히 C8의 유해성이 전 세계에 보도 되면서 전수 조사를 위해 6만 9,000명의 혈액 채취가 이루어진다 7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 혈액 검사 결과가 나오게 되고 C8의 연관성이 밝혀지게 된다
롭의 소송 후 전 세계적으로 PFOA를 금지하고 규제되지 않은 600여 개 이상의 화학물질을 조사하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롭은 20년 동안 듀폰이라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기나긴 싸움을 하였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롭이 테넌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면, 테넌트의 농장에 직접 찾아가 병들고 죽어가는 가축들을 보지 않았다면? 대기업 듀폰의 압박에 이기지 못하고 롭이 포기했다면? 하는 생각들이 마구 스쳐 지나갔다
롭과 테넌트가 없었더라면 아직까지도 PFOA를 사용하며 화학물질에 노출된채 병들고 아파하며 살아갔을지도 모른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것에 20년간 온 시간을 쏟아부어가며 매달려온 사람으로 인해서 우리는 편하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33세에 시작한 소송이 52세가 될때까지 이어질줄은 롭도 상상은 못했을것이다
때로는 진실을 모를때가 편하다고 하지만, 외면한 진실을 나중에 직면하게 됐을때 고통은 너무나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