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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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낙담을 칭송하는 글은 쓰지 않을 생각이다. 이른 아침, 자기 횃대 위에 서서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수탉처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자랑스럽게 펼쳐놓을 것이다. 아직 잠들어 있는 내 이웃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나는 생필품이라는 단어를 이런 뜻으로 사용한다. 인간이 스스로 노력으로 얻은 것, 처음부터 혹은 아주 오랜 사용을 거쳐 인간 생활에 너무 소중하게 된 것. 이렇게 볼 때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필수품은 음식이다.

<월든>의 첫 번째 장 중에서

이럴 때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대한 길지 않은 위인전을 읽어본 적이 있다. 아나키스트적이면서도 이불 속에 숨겨져 있는 송곳같이 독특한 방식으로 짜여진 세상을 거부하는 듯 했던 소로의 이야기를 읽고 원문 <월든> 서적은 너무 읽기엔 어려웠던 나이였기에 <어린이를 위한 월든> 책을 가볍게나마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 나중에 크게 되면 한 번쯤은 제대로 <월든, 시민 불복종>을 읽어 보기로 하자고 다짐하였는데 그런 와중에 우연히 <월든, 시민 불복종> 서평단이 있는 것을 보고 이렇게 신청을 하여 서평을 써보게 되었다.

우선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콩코드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자연을 사랑하며 꽃을 좋아했다고 한다. 콩코드의 자연을 사랑한 소로는 어린 시절 첼름스퍼드에서 잠시 산 것, 대학교 4년 동안 케임브리지에서 산 것, 1843년 후반부에 뉴욕 스태이튼 섬에서 몇 달 산 것을 제외한 것을 제외하고는 평생 콩코드에서 살았을 정도로 자신의 고향을 사랑했다. 16살이라는 최연소의 나이에 하버드에 입학한 후 4년동안 생활하면서 교사, 측량 기사, 목수, 석공, 연필 제조업자 등 수많은 직업들을 거치며 자신이 자연을 연구하는 시인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깨달은 소로는 1837년 초월주의 철학자 랄프 월도 에머슨을 만나면서 큰 전환기를 맞았다. 1841년 4월부터 1843년 5월까지 에머슨의 집에서 첫 번째로 집사 노릇을 하였고, 소로가 빙하호 "월든" 호수 옆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살다가,애머슨이 유럽 강연을 나가게 될 때 때 집사 노릇을 해달라는 것을 요청받고 1847년 9월부터 1849년 봄까지 다시 집사로 취직해 일하기도 한다.

자연에 관한 글을 쓰는 시인이자 철학자가 되기로 한 소로는 1840년 7월 초월주의자의 동인지 <다이얼>은 소로가 작품을 발표하는 창구가 되기도 하였는데 특히 힌두교, 불교, 유교 등 동양 사상을 이 잡지에서 소개하기도 하였으며, <월든>에서도 유교 서적이나 힌두 교 서적에서 가져온 문장들로 본인의 말하고자 하는 바를 채워넣기도 하였다. 하지만 도시 생활과 문단 진출을 번번히 실패로 끝났고, 소로는 하버드 동창생인 찰스 스턴스 휠러가 플린츠 호숫가 오두막에서 생활하는 것을 모티브로 하여 1845년 7월부터 1847년 9월까지 2년 2개월동안 월든 호수에서 살았다. 그리고 월든에서의 생활에서 7번의 수정을 거쳐서 새로운 내용을 덧붙이고 자신의 철학이 깊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본인의 자서전이 아닌, 실제 소로와는 다른 "나"를 1인칭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월든>이라는 문학 작품이 탄생했다. 그리고 월든 호수에서의 생활 이후, 맥시코 전쟁에 반대하고 있던 소로는 특히 콩코드에서 직접 목격하게 된 흑인 노예 문제에 크게 반발하고 용납할 수 없었고, 이를 계기로 1849년에 쓰여진 것이 "시민 불복종"이다.


나는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의 군주이므로 누구도 그에 대한 권리를 시비 걸지 못하리.

("월든" 속 월리엄 쿠퍼의 시 인용)

당신 일을 백 가지, 천 가지로 늘리지 말고 두 세 가지로 단순화하라. 백만 가지 세부 사항을 여섯 가지로 대폭 축소에 그 일의 진행을 손바닥 속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환하게 파악하라. 문명 생활의 험한 바다에서는 먹구름, 폭풍, 유사, 기타 온갖 것을 고려해야 한다.

(...중략...)

단순화하라, 단순화하라. 먹는 것이 꼭 필요하다면 하루 세 끼가 아니라 한 끼만 먹도록 하라. 백 가지 반찬이 아니라 다섯 가지 반찬으로 충분하고, 다른 것도 비례로 줄이도록 하라.

월든 2장 내가 살았던 곳과 그렇게 살았던 이유 중에서

다른 책들은 1인칭 "나"를 보통 생략하는 것에 비해, 이 책은 전면적으로 1인칭 "나"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의 주인공 "나"가 콩코드의 월든 호수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바를 냉철하고 신랄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가치관의 대목을 하나하나 살펴서 읽어 가는 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세속적인 삶의 대명사로 지목되어 있는 "플린트 농장"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되, 스스로 집을 짓고, 자기가 직접 가꾼 곡식들만을 먹고,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마을에서 다양한 일용 노동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어찌 생각하면 독선적이면서도, 또 어찌 보면 외롭고 고단해 보이는 삶을 있는 그대로 엿보는 듯하였다.

결과적으로 "월든"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각자 "삶이라는 커다란 실험을 각자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삶을 최대한 단순화하면서 살며, 옷이나 물건과 같은 새로운 물건이나 세상의 무엇이나 누군가에 얽매이기보다는 자기 스스로만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고 받아들이며 나 자신의 삶을 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상의 평가는 우리가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에 비하면 허약한 폭군"이며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달라지며, 대부분의 조용한 절망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체념은 확인된 절망이라고 일갈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지탱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450쪽에 가까운 분량을 넘긴 <월든>의 이야기를 넘기고 나면 약 40페이지에 가까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시민 불복종"을 읽을 수 있다. 어떤 행보를 보여야 더 존경스러운 정부가 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과반수가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양심이 그런 결정을 내리는 정부가 있을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통렬한 외침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다. 정의롭지 못한 법률이 존재한다면, 그 법을 따르면서 만족하거나 고치고 노력하면서 성공할 때까지 복종하며 대다수 사람들을 설득하며 법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차라리 그 법을 위반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강하게 지적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 세금을 거부하고, 투표를 하면 온 정성을 다하여 제동을 걸고 나서서 투표하라는 당시의 노예제를 반대하는 소로의 절규가 고스란히 들어가 있는 듯 하였다. 그리고 여기에 도망 노예를 반드시 원주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제한 도망 노예법을 지지한 메사추세츠 주의원 웹스터에 대한 비판 역시도 내포되어 있다.


만약 우리 자신이 꿈꾸는 방향으로 자신 있게 전진하면서 상상해온 생활을 실천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보통 때엔 예상하지 못했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버리고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어가게 될 것이다. 새롭고, 보편적이고 좀 더 자유로운 법이 주위와 내부에 설정되기 시작한다. 아니면 예전의 법이 좀 더 확대되어 한층 자유로운 의미에서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되고, 우리는 존재의 더 높은 질서에 순응하며 살게 될 것이다. 생활을 단순화하는 비율에 따라 우주의 법도 덜 복잡하게 보일 것이다.

사실 <월든>에 대한 솔직한 필자의 감상을 말하자면 어릴 때는 순수해서 "와! 대단하다. 멋진 도전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현재의 나이의 필자는 어떤 면에선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사실 먼저 들었다. 실제로 소로가 에머슨의 만류에도 도끼 한 자루를 빌려서 지은 월든 호수에 지은 오두막집 터와 인근 주변은 에머슨의 사유지였다. 그렇기에 소로가 진정으로 바랬던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오두막집 생활은 에머슨이 어떠한 세도 걷어가지 않았기에 가능했고, 당시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6년간 인두세를 내지 않은 탓에 경찰에 붙잡혀 있다가 하루 만에 풀려나기도 했는데, 이는 고모가 소로의 인두세를 대신 내어주어서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뒷이야기를 들은 필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어찌 생각해보면 약간의 무책임함마저 필자에게 느껴졌다. 그런 의미에선 어쩌 보면 <그리스인 조르바>의 조르바와 동등하게 느껴졌다.

거기에다가 아직은 필자가 어려서 그런지 450페이지에 걸친 <월든> 속 나의 세세한 일대기는 인상적으로 깅거에 남지 않았고, 다만 그 무엇에게도 얽매이지도 않고 나 자신의 삶을 찾으라는 메세지 자체는 감명깊게 다가온 듯 하다. 그래서 <월든>의 세부적인 파트는 아무래도 필자가 10년 이상 이후에 나이가 들어서 읽으면 다시 더 읽히는 게 많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 그 땐 필자가 좀 더 원숙해졌길 바라며 말이다.어쩌면 매우 오랜 기간 동안 뜻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파악하고 곱씹어야 할 책을 필자는 겨우 2주 동안의 짧은 시간동안 틈틈히 읽고 이 글을 쓰는 것이니, 그 배움의 얕음과 부족함은 어쩔 수가 없겠다. 법정스님께선 이 책을 읽으시고 "소로는 학생으로써 월든에 갔지만 그 곳을 떠낭로 때는 스승이 되어 있었다."라고 평가할 만큼 좋게 평가하셨는데 이런 걸 생각하면 기한에 쫓겨서 제대로 읽지 못한 필자가 미안해진다.

다만 <시민 불복종>에서 월든이 처절하게 이야기하는 노예제의 부당함과 잘못된 정부에 대한 저항 정신만큼은 정말로 가슴 깊이 박혔다. 특히 마하트마 간디가 이 <시민 불복종>을 읽고 비폭력 운동을 떠올리고 마틴 루터 킹 역시도 시민 불복종 사상을 미국 북부에서 실제로 실천에 옮겼을 정도로 이 <시민 불복종>이라는 문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나 역시도 월든 전체를 계속해서 자주 읽기는 어렵겠지만은 <시민 불복종> 만큼은 앞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볼 듯 하다.

그 무엇에게도 얽매이지 않았기에 그 누구보다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었던 소로였지만, 필자는 사람은 반드시 무엇인가에 얽매이기에 더욱 다채로운 삶의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어떤 이는 물질을, 어떤 이는 명예를, 어떤 이는 권력을. 또 어떤 이는 자신이 사랑하고 진심으로 바라는 누군가에게. 필자가 생각하기에 소로의 경우에는 자신의 이상에 그 누구보다 얽매이는 인물이었던 거 같다. 그 이상에 얽매여 타인이 보기엔 무책임하다시피 보일 정도로 치열하게 자신의 이상을 위해 살아갔고, 누군가의 도움을 여차여차 받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말뿐만은 아닌 진정으로 행동하는 운동가였다. 필자는 소로만큼은 자유로울 순 없을지라도, 무슨 맥락으로 필자도 이런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자신이 간절히 바라는 무언가에 얽매인다면 그것을 책임지고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여튼 많은 생각을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소로의 철학책 <월든, 시민 불복종>이었다.

"가장 적게 통치하는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다." 나는 이 좌우명을 진심으로 믿는다. 나는 이 좌우명이 좀 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실천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것을 잘 실천하면 결국 "아예 통치하지 않는 정부가 가장 정부"라는 말이 되는데 나는 이 또한 신봉한다. 사람들은 이런 정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결국에도 이런 정부를 갖는다. 정부는 기껏해야 시민 편의에 봉사하기 위한 조직일 뿐이다. 그러나 대부분 정부는(때때로 모든 정부는) 이런 편의에 그다지 봉사하지 않는다.

시민불복종 첫번째 문단 중에서

이 책은 문화충전200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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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수소에너지 -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에너지게임 체인저
백문석 외 지음 / 라온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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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수소에너지가 현재의 그레이수소에서 블루 수소를 거쳐 환경 친화적인 그린 수소로 가기 위해서는 안전 관련 주민수용성과 높은 가격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근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전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가 수립되면서 수소가 더욱 각광받게 되었다.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현재의 주 연료인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가 집중 조명되면서 그 단저밍ㄴ 간헐성을 보완할 수단으로 수소가 부상하게 된 것이다.

수소에너지와 탄소 중립에 관하여


탄소 중립과 수소 경제에 관한 어젠다는 아마 지구 온난화 문제와 탈원전 정책에 얽혀서 신세대를 이끌 에너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당장 2050년을 목표로 완전한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기를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는 상황이며, 필자가 생각하기에 앞으로 아직은 현실화되기에는 요원한 핵융합 에너지,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효율적인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중인 수소 에너지가 앞으로의 미래를 핵심적으로 이끌어갈 에너지라고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탈탄소 사회를 가는 데 교두보가 되어줄 수소 에너지에 대해서 꼼꼼히 읽어보고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수소의 생산 방법을 하나씩 소개해보겠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수소는 원유를 정제하는 정유 공정, 정유 공정에서 얻어낸 나프타를 분해하는 석유화학공정 등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부생 수소이다. 다만 부생 수소의 원료가 화석 연료라서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하고 공급량이 제한적인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생산하기에 가장 저렴하여 2022년 1월 현재까지 가장 경제적인 수소 생산 방법이다. 그 다음으로는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고온, 고압에서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추출 생산 방법으로, 부생수소 다음으로 가장 경제적이다. 다만 이 역시도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기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시키지 않는 수소 생산 방법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이 물의 이온화에 활용되는 전해질에 전력을 공급하여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로 매우 환경친화적이다. 하지만 화선연료를 사용하여 발전된 전기를 공급한다면 완전한 친환경이라 하기 어렵고,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공급한다면 온실가스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아직 비용의 측면에서 경제성이 많이 떨어진다.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서 알칼라인 수전해(가장 상업화가 잘되어 있고 수소변환 효율은 70~80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고분자 전해질 수전해(알칼라인보다 효율이 높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생산하는 진정한 의미의 그린 수소 기술인 고체 산화물 수전해가 있다.


수소 경제는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의 하나로 사용하는 경제 및 산업 구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수소 경제의 목표는 수소를 주력 에너지원으로 활용하여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 같은 기존의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산업과 시장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고 나아가 수소의 공급 사슬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여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수소 경제에 대한 설명 중에서

여기에서 화석연료를 원료로 수소를 생산하고 이때 발생되는 이신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한다면 이것을 그레이 수소(Gray Hydrogen, 회색 수소)라고 하고, 반면에 재생 에너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그린 수소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수소는 그린 수소이다. 하지만 화석 연료를 완전히 퇴출시키고 재생에너지를 전환시키는 것에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기에, 이산화탄소 방출을 막고 모아서 활용, 저장하는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 기술을 수소 수요를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에서 생산한 추출 수소 생산 공정에 접목하여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인 블루 수소가 현재 가장 보편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레이 수소와 그린 수소의 중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의 다양한 수소 생산 방법을 소개해 보자면, 메탄을 열분하여 직접 수소를 생산하면 고체 카노 블랙이 나오고 이산화탄소는 나오지 않도록 하는 기술인 청록 수소(블루 수소와 그린 수소의 중간 단계라 볼 수 있다.),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고온을 이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퍼플 수소라던지, 바이오매스, 해양미생물를 활용하거나 수분해 광촉매, 광전기화학전지를 사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있다. 가격은 싸지만 이산화탄소를 유발시키는 천연가스 추출 기술에서, 고온수전해, 열분해, 광분해 등 차세대 그린수소 생산 기술이 기초 및 원천 연구 단계에 있고, 한국 같은 경우에는 저온수전해 시스템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그 외 기술은 여전히 연구 중이다. 한국은 호주, 중국, 중동, 북아프리카 등과 같이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수소 에너지를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는 곳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하여 외부에서 수입해올 가능성이 농후한데 이 때 고효율적으로 수소를 액화하거나 암모니아를 변환하는 방법을 통해 수입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수소 에너지의 주요 역할로는 수소차나 수소 트럭 등과 같은 차량, 선박, 항공기를 수송하는 등의 역할을 하거나 가정용, 건물용 연료 전지로 사용하거나, 수소터빈 개발, 혹은 여러 융복합 발전에 활용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가 다가옴에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활성화시키고자 전 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 같은 경우 2020년 기준으로 10퍼센트도 되지 않는 비율의 에너지 공급에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지만, 2034년에는 전체 에너지 중에서 40퍼센트에 육박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탄소 중립을 위한 친환경성을 보장하고, 에너지 공급의 80% 이상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의 98%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 휘둘리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확실한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서라도 수소 경제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의 세계 다수의 나라들도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의 탄소 중립을 위해 힘을 쓰고 있으며, 여러 가지 입법안과 정책을 통해 실현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수소 경제는 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 그 중 특히 독일은 유럽 국가들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수소 경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2011년부터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정책을 펴온 것을 바탕으로 해양풍력 수소 생산 프로젝트인 H2Mare 프로젝트 등 1억 유로 규모의 4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거나, 쾰른의 라인할트 정유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전해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대중교통과 화물차에도 수소 연료 전지를 적극 도입하거나 해외 수소 도입 역시도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2019년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제시하여 블루수소와 부생수소, 퍼플 수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이 탄소 중립과 수소 경제를 지향하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탄소 중립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그린 수소와 저탄소 수소를 아우르는 청정 수소 비전을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의 연착륙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는 21세기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에너지원이지만, 간헐성과 변동성, 저장 불가능성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렇나 단점을 보완하고 더욱 완벽한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방법은 그린 수소 및 에너지 저장장치를 활용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탄소 중립에 대한 노력과 신재셍에너지의 관한 코멘트 중에서

이 책에서는 탄소 중립을 위해서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은 신재생에너지라고 보고 있다. 특히 신재생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으로 그린 수소 생산을 제시했다. 수소 생산 전용 플랫폼을 설치하여 해상 풍력 전기를 이용해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거나, 해상풍력 전력망을 통해 육상에 설치된 전기분해설비에서 수소를 생산해내는 해상 풍력을 활용하는 방법, 에너지 저장 장치를 활용하여 태양광 발전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잉여 전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추진하는 두 가지 방안이 대표적으로 쓰여져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이와 같은 흐름에 더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역별로 수소 클러스터, 규제 특구, 수소 도시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지역 생태계를 조성하는 계획을 짠다던지, 기업들의 참여 현황들도 함께 기입하면서, 수소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첫째, 원가 절감, 인프라와 수요 확충, 신기술 개발 후 퍼지는 데 지연되는 현상이 캐즘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 둘째, 가격 경쟁력의 극복과 대량 생산 인프라 확보, 셋째 핵심 소재, 부품 분야의 세부적인 육성, 네 번째 적절한 법, 제도의 마련과 규제 선진화와 이에 따른 충분한 충전 인프라, 다섯 째, 정부와 기업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과 핵심 기술 표준화의 적극적인 선점, 여섯 째 수소 산업 정책의 로드맵의 고도화 및 거버넌스 강화와 같은 방법을 제안했다.

이 지서는 백문석, 김진수, 이경북, 민배현 등 8명의 저자들이 각 챕터마다 8번의 수소 에너지에 관련된 강연을 해주는 듯 이야기를 풀어서 썼다. 단순히 수소 에너지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해외 수소 에너지의 실태, 수소 에너지의 역할, 수소의 저장과 운송, 수소의 활용, 신재생에너지 등 수소 경제와 탄소 중립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내포되어 있다. 실제로 필자가 약간의 혼돈하고 있었던 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다만 필자는 무조건적인 수소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이 아니라 세계 1류에 가까운 원자력에너지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특정 직군에 대해 타격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수소 에너지와 그에 따른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차근차근 높아져서 제대로 된 수소 경제를 이루고, 탄소 중립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앞으로의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서 한층 더 심도있는 고민을 하며, 미래의 에너지 발전이 지구를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할 수 있기를.

이 책은 컬쳐블룸 서평단을 통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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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사이언스 -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생명과학
요시모리 다모쓰 지음, 오시연 옮김 / 이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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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명의 기본은 세포다. 다시 말해 세포를 이해할 수 있으면 인간의 몸과 유전자, 질병 이것들의 미래까지 이해할 수 있다.

(...중략...)

생명과학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지금 가장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오토파지를 이해함으로써 세포와 질병에 대한 연구의 최전선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2016년 오토파지라는 주제로 노벨상을 수상했던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의 연구소에서 협력하여, 현재 오사카대학에서 생명과학 연구를 하고 있는 요시모리 다모쓰의 저서이다. 생명과학과 바이오 기술이 미래의 유망 기술로 떠오른 만큼, 생명과학에 많은 관심이 있거나 "오토파지"라는 개념에 대해서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고 한다면 한 번 쯤 꼭 읽어볼 만한 저서라고 볼 수 있다.필자는 과거 크리스피 유전자 기술이나 텔로미어에 관련된 책은 몇 번 읽었지만, "오토파지"에 대한 개념은 전혀 들어보지도 못하였고 생소했기에, 눈여겨 보고 이 책 리뷰를 하게 되었다.

요시모리 다모쓰는 자신이 연구한 오토파지라는 개념과 생명과학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먼저 "과학적 사고"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소개한다. 프롤로그에서 현상 자체를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 뒤에 존재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만큼, 어려운 수치적인 내용이 들어있지 않다. 하나하나 간단하고 쉽게 되짚어서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100퍼센트 진실에는 도달하지 못하지만 '진실이 가까이 갔음'을 알아차릴 수는 있다. 진실이 가까워지면 그 가설을 이용해 여러 현상을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과학은 가설을 차곡차곡 얹어가며 우리가 느끼는 세상을 몇 천배 몇 만배, 아니 무한대로 넓힌다. 우리는 과학의 눈으로 모래처럼 작은 세계도 무한대로 넓은 세계로 확장하여 바라볼 수 있다.(...중략...) 과학은 진실 여부를 판별하는 편리한 기구가 아니라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행위이다.

이 책에서 제일 처음 소개하고 있는 과학적 사고는 간단히 말하면 "사고를 하는 기초가 되는 것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단 과학적 사고라고 하면 보통 "무엇이 옳은지 규명하거나, 진리를 분명히 드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상은, 아무리 하나의 정답을 추구하고자 하더라도 그것이 정말로 옳은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보통의 과학적 사고는 가설을 세우고 그 결과를 예상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한다. 그 예상이 맞으면 가설의 확실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과학적 사고 기법 중 하나이다.

그리고 과학적 검증은 단순히 관찰만 하는 게 아니라, 실험과 검증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과학적 검증에서 가설을 명확히 증명하려면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약에 만약에 A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B 유전자가 사라지면서 쥐가 죽는 것을 단순히 확인한 것은 상관관계이지만, B유전자를 제거한 쥐가 죽은 것까지 확인한다면 그것을 B유전자와 쥐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 비교하는 대상이 없는, 즉 대조군이 없는 실험은 잘못된 것이며, 부정한 연구의 대표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날조, 변조, 표절을 저지른 사람은 과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학술지에 있는 학문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잘못되었거나 오류가 있는 가설은 재현실험을 통해 수정과 고민을 거쳐서 과학을 발전이 발전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토파지는 간단히 말하면 세포 속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오토파지가 어떤 원리의 시스템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배우는 것은 현 단계에서의 노화와 수명에 관한 최신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다.

오토파지가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세포 속에 있는 물질을 회수하여 분해하고 재활용하는 현상'이라고 답하겠다. 오토파지는 세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토파지 덕분에 어제도 오늘도 변함없는 몸으로 살 수 있다.

1장에선 과학적 사고에 대해 알아봤다면 2~3장은 생명과학의 기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다만 필자는 4장과 5장에 걸쳐져 있는 의 오토파지와 수명 연장에 관한 내용만 여기에서 핵심적으로 밝힌다. 2~3장에서는 세포의 구조, DNA, 병에 걸리는 경우, 집단 면역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교양의 관점에서 단문으로 명료하게 소개 되어 있으니 나중에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오토파지(autophagy)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되어 스스로(auto) 먹는다(phagy)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어로는 "자가 포식"이라고 부른다. 오토파지(autophagy)라는 개념은 1960년, 세포의 구조 연구를 통해 1974년 노벨상을 받은 크리스티앙 드 뒤브라는 벨기에 과학자가 처음 알렸지만, 오토파지의 과정을 정확히 밝혀낸 것은 이 책의 저자인 요시모리 다모쓰와 함께 연구했던 오스마 요시노리 교수(2016년 노벨상 수상)가 액포라는 기관을 연구하면서 찾아냈다.

오토파지는 교통망의 일종이다. 전체 진행 과정을 살펴보자면, 오토 파지격리막이라는 평평한 막을 형성하고, 이것이 늘어나면서 형태를 바꾸어 그 주변에 있는 단백질 등을 감싼다. 격리막은 그것들을 감싸면서 구형이 되도록 형태를 바꾸어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막이 닫히고 항아리에서 주머니 모양의 봉지가 되어 항아리 모양으로 변한다. 이것을 자가포식소체라고 한다. 그 뒤 이것들을 리소좀까지 운반하고, 자가포식소체와 리소좀이 서로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자가 리소좀이라는 일종의 봉지가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오토파지라고 한다. 그리고 이 리소좀이라는 세포 소기관에서, 주워 모은 것들을 모두 분해하는 소화 효소가 들어 있어서, 단백질이 자가 리소좀에서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된다. 그리고 이 아미노산은 작은 구멍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어 재활용되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오토파지가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총 세 가지이다.

1. 기아 상태가 되었을 때 세포의 내용물을 오토파지 기능으로 분해해 영양원으로 삼는다.

2. 세포의 신진대사를 한다.

3. 세포 내의 유해물질을 제거한다.

오토파지의 첫 번째 역할을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며, 오토파지 기능이 멈추도록 한 쥐를 하루 굶겼더니, 심각한 저혈당의 상태로 죽었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오토파지에 의한 영양 공급이 무척 중요하단 점을 일깨웠다. 특히 갓 태어난 쥐가 오토파지를 할 수 없으면 24시간 내에 반드시 죽는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갓 태어난 생명체에게 오토파지가 무척 중요하다는 사살이 밝혀지며 더욱 오토파지가 부각되었다 . 두 번째 역할인 신진대사에서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오토파지는 낡아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쓰레기만 주어모으는 게 아니라, 그 주위에 있는 오래되었든 새것이든 상관없이 회수해서 부순다. 신진대사는 항상성을 유지하는 근간인데,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오래되지 않은 것조차 굳이 다시 부순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오토파지는 세포에 유해할 물질이 나타나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격리하여 부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자면 세균들이 리소좀에 구멍을 뚫어 상태를 악화시키면 오토파지가 리소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바로 제거해 버리는 혀태다.

면역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 면역이 없는 사람들 주위에 면역을 보유한 사람들이 증가한다. 이것이 일종의 벽을 형성해 면역이 없는 사람도 그 벼원체에 감염되지 않게 된다. 쉽게 말하면 이것이 집단 면역이다.

(...중략..)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제까지 알려진 바이러스와 다른 성질을 가진 것이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확실히 알수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것을 꼽을 수 있다.

1.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는 면역이 생기기 어려울 수도 있다. 감염되어도 면역이 생기지 않거나, 면역력이 약하게 생기는 사람이 많으면 '벽'이 형성되지 않는다.

2. 감염이 대단히 불균일한 점도 관계까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감염되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옮기지 않는 사람이 있고, 한 명이 많은 사람에게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이 벽의 틈새를 빠져나가면 감염이 급증한다.

이 저서에서 요시모리 다모쓰는 집단 면역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존의 바이러스와는 무언가 다르다는 것을 저자의 추측을 통해 설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후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히 정복되면 과연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대해서 어떤 분석을 하고 결론을 내릴지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졌다.

이러한 오토파지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활동하지 않게 된다 . 오토파지가 어떤 식으로 활동을 멈추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고지방식을 하면 루비콘이 늘어나 지방간이 된다는 결과"와 "루비콘이 없는 쥐는 고지방식을 먹어도 오토파지 기능이 줄어들지 않는다"라는 실험 결과를 통해 오토파지가 줄어드는 데에 루비콘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루비콘이 증가하여 오토파지의 기능이 약화되는 사실 역시 추가로 알아내었다. 그리고 여러 실험을 통하여 오토파지 기능이 칼로리 제한, 인슐린 신호 억제, 세포의 증식과 대사를 조절하는 TOR 신호 억제, 생식세포 제거,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미토콘드리아 억제 수명과 관련된 역할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것까지 밝혀졌다. 특히 리비콘을 없앤 선충과 파리의 수명이 오토파지를 활발하게 작용해 평균 수명의 20퍼센트가 증가하고 루비콘을 없앤 쥐가 신경 변성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것까지 밝혀내면서 결과적으로 루비콘을 억제하면 신경 질환이 오지 않도록 하고 노화를 멈추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까지 밝혀졌다. 다만 암세포와 같은 경우에는 유감스럽게도 오토파지가 활성화될수록 암세포가 더 잘 활동하게 되므로 암에 걸렸다면 오토파지를 중단시키는 편이 훨씬 낫다.

그리고 이 책의 결론으로,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좀 적은 듯이 먹고 운동하며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여기에 조금 특이한 요소를 소개하자면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이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고,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지만 수명을 연장시키는 장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콩과 발효 식품에 오토파지를 활성화시키는 스퍼미딘이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고 심부전 예방 효과가 있으며, 대표적인 음식으로 "낫토, 된장과 간장, 숙성된 치즈, 표고 버섯 등 버섯류"이 있다 . 콩과 된장찌개, 간장이 들어간 음식을 자주 먹는 한국인이 비교적으로 다른 나라 사람보다 오래 살 수 있는 있는 걸까 싶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이 참 소개할만한 생명과학 이야기가 많다. 연구원들의 실제 연구를 통해 벌어지는 일들이나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알력 다툼이나 경쟁라던가, 연구 벤쳐 기업, 논문 이야기, 집단 면역 등 생명 과학이나 연구에 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궁금할만한 이야기 보따리들이 많이 있다. 한 챕터마다의 페이지가 짧고 간결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한 눈에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만, 설명하고자 하는 요소는 방대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금방 읽겠다 싶었음에도 생각보다 완전히 이해하면서 다 읽는데 시간이 걸리는 책이었다. 그 만큼 흥미진진했다는 이야기이도 하다. 또 "오토파지"라는 개념을 그 어떤 다른 책보다도 명쾌하고 간단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노화와 생명에 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다.

문화 충전 200 카페 서평단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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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아닌 서구 주도로 이루어진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의 문화적 유산은 과거의 진부한 것으로 치부되며 단절되었습니다. 반면 서구의 문물은 새롭고 진보된 것으로 여겨지며 적극적으로 수용되는 현상이 20세기 내내 일어났죠. 그런 근대화 현상은 서구에서 만든 것이 우리가 만든 것보다 좋다는 착오를 만들었습니다

(...중략..)

이제는 좀 알고 싶은데 알기 어려운 한국 현대 미술, 그 시작을 돕기 위해 이 책은 쓰였습니다. 20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1세기 동안 한국 현대 미술은 어땠는지, 그 흐름의 맥을 짚어 보여주고자 한국 태생 미술가 10명을 방구석에 모셨습니다.

2018년 출간된 <방구석 미술관1>의 인기에 힙업어 출판된 <방구석미술관2>는 비교적 최근은 2020년 11월에 출간된 책이다. 2020년 6월 최근까지 <방구석 미술관> 공식 팟빵에서도 조원재 작가는 한국 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한국 미술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을 몇몇 꼽아보자면 김홍도, 신윤복, 안평대군, 장승업, 윤두서 등 조선시대의 화가들과 현대 미술로 따지자면 이중섭, 나혜석, 백남준 등과 같은 익히 알려져 있는 극소수의 인물 정도였다. <방구석 미술관2>는 프롤로그에서 "반 고흐는 아는데 왜 김환기는 모를까? 이 책이 그 시작을 도울게요"라는 캐치프라이즈를 통해 이 책이 "한국 미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임을 밝힌다.

실제로 필자 역시도 <방구석 미술관2>에 소개된 화가들의 절반 이상이 전혀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며, "들어가며" 프롤로그에서 인용한 김환기라는 인물 역시 지나가다 미술품을 보았을 때 얼핏 화가 이름이 "김환기"라는 것을 본 것만 기억날 뿐 화가의 자세한 이야기를 평소에 찾아보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등장한 이응노, 유영국, 장욱진, 천경자, 이우환 등과 같은 한국 현대 미술의 20세기를 수놓은 미술가들은 필자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잘 모르는 서양 미술보다 한국 현대미술을 훨씬 더 잘 모르는 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스펀지처럼 흡수하게 되었다.


우리들의 새로운 생활을 위해서만 들소처럼 억세게 전진, 전진, 또 전진합시다.

남들은 저렇게 세상을 위하여 또 자신을 위하여 바쁘게 돌아가는데 나는 그림만 신주처럼 모시고, 이 꼴이 뭐야?

"어디까지나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올바르고 당당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오, 나는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이라오.

<방구석 미술관2>에서 소개되어 있는 이중섭 미술가의 말말말, 첫 번째는 1953년 일주일 동안 아내를 만난 직후, 두 번째는 전시회를 실패하고 나서, 세 번째는 일종의 마지막 유언에 가깝게 소개되어 있다.

첫 챕터에 소개된 작가는 마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익히 잘 알 법한 작가 이중섭 작가이다. 1919년 태어난 이중섭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이중섭 화가는 보통학교(현재의 초등학교 당시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이자 유명 화가인 김병기 화백에 따르면(100세를 넘긴 나이로 현재도 살아계신다. 오래 장수하시길!) '편협하리만큼 그림에 열중하거나 하나의 소재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하여 파고드는 습성'을 보일 정도로 정말 열중했다고 한다. 이후 오산고등보통학교에서, 한국 근대 서양 회하의 시작을 연 화가 부부인 임용련, 백남순 부부를 통해 회화 방식에 대해서 배웠고, 일제강점기로 인해 조선어를 쓸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무척 탄식했다고 알려진다.

이중섭 화가가 소를 그린 이유 역시 당시 조선의 상황에 맞닿았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현실과 탄압으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던 그 시절, 이중섭은 "소를 나만의 방식으로 그려내겠다."고 선언하며 소를 통해 민족의 존엄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매개체였다. 이후 미술 공부를 위해 1937년, 일본을 유학하면서도 소를 소재로 하는 다양한 유화와 소묘를 남겼다. 일본 유학 생활을 하면서 캠퍼스에서 "야마모토 마사코"라는 일본 여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중섭은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조선의 여자가 되었다는 의미에서 이남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두 아들을 낳으면서 광복이 되었고 행복한 나날이 계속될 것 같았지만 1950년, 6.25는 이중섭 화가와 가족들의 운명을 갈라놓았다. 전쟁으로 인해 고난길을 겪는 이중섭 화가는 제주도까지 피난을 가며 생활고에 시달렸고, 가족과 함께 어떻게든 역경을 해쳐나가는 와중에 두 아들은 영양실조, 아내는 폐결핵에 걸리면서 가족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떨어져 있는 가족과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과 그리움이 공존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지다. 먹을 것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작업을 하느라 몸이 병들고 지쳐 있었고 전쟁이 끝나도 선원증이 없어 일본으로 건너갈 수 없는 상황에서 1955년, 한국 전쟁에서부터 5년간 자신의 혼신을 쥐어짜낸 전시회에서 작품을 사놓고 제대로 된 작품값을 치르지 않는 큰 사기를 당하면서 충격을 받게 되었고 좌절 속에서 완전히 망가져 버렸따. 그리고 결국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우울증과 정신 질환 속에서 1956년 세상을 떠났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삶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이중섭의 작품이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이렇듯 평생 혼신을 다해서 살았지만 어려움과 생활고에 시달렸던 이중섭 화가는를 통해 민족의 기상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당시 그가 처한 심경을 고스란히 그림 속에 담아두면서 더욱 큰 인상을 준다. 1953년, 선원증을 빌려 일주일 동안 잠시 가족을 만난 후에는, 힘찬 소의 모습과 가족들과 재회를 바라는 희망적인 그림을 그렸지만, 전시회를 실패로 끝마치고 나서는 <처참하게 무너지는 소>라는 작품을 그리면서 자신의 무너져 버린 마음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면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나의 생활은 그림을 그릴 때 외에는 전혀 남을 위한 생활이었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꾹꾹 참으며 형식에 얽매여 산 것이다. 그러므로 구미 만유의 기회는 내게 씌운 모든 탈을 벗고 펄펄 놀고 싶은 것이었다. 나는 어린애가 되고, 처녀가 되고, 사람이 되고, 예술가가 되고자 한 것이다. 마음 뿐 아니라 환경이 그리 만들고 사실이 그리 만들었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좋다 나쁘다의 판단은 애초부터 없는 것이지만, 선택과 세월과 환경이 사람을 얼마나 다르게 만들어놓더냐(...) 예부터 우리는 뜻이 굳으면 환경 따위는 문제가 안된다고 들어왔지만 그 말을 믿지 말거라. 환경이야 말로 우리의 마음과, 그리고 영혼까지도 주무를 수 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윗쪽은 서양이라는 자유 세계를 경험하면서 여러 회한이 담긴 나혜석의 발언 중에서, 아래쪽은 김우영이 나혜썩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김진에게 한 말 중에서, 이혼 후에 김우영과 자식들은 나혜석을 원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혜석의 인맥 덕택에 나혜석의 자식들은 공부를 원없이 하고, 미국 유학까지 갈 수 있었다고 한다. 필자가 추가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책 속의 내용과는 다르게 언론에서는 나혜썩과 김우영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부풀려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였지만, 사실 김우영은 여전히 나혜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비난하는 태도까지는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필자도 예전에 어느 정도 들은 바이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 화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나혜석 화가가 소개 되어 있다.(수원에 나혜석 거리가 있는데 다른 곳에 비해서 아주 특별하다고는 볼 수는 없지만 조성해 놓은 동상과 글귀를 통해 나혜석 화가를 기리는 시간을 가지며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도 좋을 듯 하다.) 나혜석 작가는 당시 최초의 근대 교육과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당찬 여성이었지만, 김우영이라는 남편과의 맞외도를 하였고, 모든 비난은 자신에게 돌아왔다. 그리고 외도 상대 였던 최린은 이혼 후에 정작 자신을 외면하면서 이 상황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최린에게 소송을 건 <이혼 고백장>으로 유명하다. 결국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모든 가족들에게 외면당한 그녀의 이야기와 그린 그림들은 많은 생각을 안겨 준다.(단 필자는 나혜석이 떳떳하다곤 생각치 않는다. 다만 당시 사회의 복잡미묘한 상황에 대해선 한 번쯤 고민해 볼 만 하다.) 이 외에도 프롤로그에서도 언급된 한국에서 가장 비싼 작품가를 기록한 한국 추상 미술의 거장 김환기와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알려진 백남준, 서예적 콜라주라는 새로운 소재로 "문자 추상"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가 되었지만 간첩이라는 누명으로 말년에 한국 땅을 밟지 못했던 이응노 등의 이야기가 책 속에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한국의 미술가들에 대해서 더 궁금함이 있다면 맨 뒷 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참고 문헌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특히 20세기 한국이라는 어느 정도 고정적인 무대 내에서 수많은 미술가들이 자신의 개성있는 작품들을 선보였기에, 이리저리 얽혀 있는 미술가들의 만남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롭다. 특히 김환기가 일종의 정략적인 이유로 결혼한 아내와 이혼한 후에 만나 평생의 사랑을 나눈 여자가 문학가로 유명한 이상과 결혼했었지만 사별한 김향안이었다던가, 김환기와 이중섭이 친분이 있기에 이중섭의 전시회의 축사를 담당해주었으며, 수덕 여관에서 이응노와 나혜석이 인연을 맺은 일 등 근현대 미술가 미술가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조명해 보면 꼭 한 편의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응노 미술가 같은 경우는 필자가 정말 어린 시절에 짧은 어린이 위인전에서 한 번 읽은 적이 있음에도 지금 와서 <방구석 미술관2>에서 "이응노"라는 이름을 듣고 어떤 사람인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내용을 읽고 나서야, "아~ 이런 사람이었지!" 하고 다시 새록새록하게 기억이 났다. 한국 미술가들의 삶을 어렵지 않고 전체적인 흐름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우며, 한국 미술에 대해서 입문한다면 꼭 추천해봄직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술에 관련된 책을 읽을수록, 그림을 볼 때에는, 이 그림을 그렸을 당시 작가의 상황과 심정, 그리고 작품의 뒷배경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보게 된다면 더 많은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듯 싶다. 언젠가는 필자가 전체적인 미술사를 제대로 파악하고 읽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번 포스팅은 마치도록 하겠다.

이 포스팅은 블랙피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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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100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우리는 반 고흐, 고갱 등 화가를 미술사 관점에서 주로 바왔습니다. 그 외에 다른 부분은 편집된 채 말이죠. 그래서 '미술' 하면 고상하고,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요? 사실 알고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미술이 고상하고 우아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역사에 남은 거장들은 우리와 다를까요? 그들도 우리처럼 울고 웃고, 두려움을 느끼고 불안해하는 인간 아닌가요?

<방구석 미술관1>의 프롤로그 중에서, 미술가들의 이야기를 흥미 있게 다뤄내는 데에 성공했다.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는 미술 교양 입문서로써 아마 최근 출간된 미술 관련 책들 중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책일 것이다. <방구석 미술관>은 채시장 작가가 팟캐스트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여 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마찬가지로, 조원재 작가가 팟빵에서 미술가들에 데해 설명한 내용들을 글로써 풀어 쓴 내용을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에 담았다. 현재도 팟빵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방구석 미술관>을 검색한다면 2020년 6월 현재까지도 꾸준히 조원재 작가는 한국 미술가들과 해외의 미술가들을 넘나들며 미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다.

<방구석 미술관> 1권은 해외의 유명 미술가들 위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데 최근 미술 관련 도슨트로 유명한 정우철 작가가 작가 본인의 취향에 맞게 쓴 <내가 사랑한 작가들>에 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 법한 대중적인 미술가들이 소개되어 있다.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를 비롯해서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 드가, 폴 세잔, 바실리 칸딘스키, 그리고 마르셀 뒤샹까지.. . 미술에 대해 얄팍하게라도 귀동냥으로 들어봤다면 한 번쯤 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며 누가 읽어도 최대한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도록 구성을 교양서이기 때문에 처음 미술을 접하는 사람들에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예술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과 그의 삶이며, 우리는 죽어버린 자연이 아니라 바로 그것을 보여줘야 한다.

첫 챕터에 소개되어 있는 뭉크의 명언 중에서, 뭉크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 쥭움음 쥐어짜내면서까지 치열하게 예술을 위해서 살았는가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듯 하다.

첫 챕터에 소개되어 있는 뭉크는 <절규>라는 작품으로 정말 잘 알려져 있는 작가이다. 류마티즘을 앓고 관절염과 열병을 평생 시달리는 약한 몸을 가진 탓에 평생 자신이 죽을까 걱정하며 살아간 뭉크는 <절규>라는 작품에서도 그의 절망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책 속에서 조원재 작가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는 미술은 믿지 않는다는 뭉크의 일명 "예술 심장론"을 으스스하고, 예술에 대한 생각마저 음산하고 괴기스럽다고 했지만 필자의 생각은 오히려 그만큼 치열하게 예술을 탐구하고 싶어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 속에서도 진정으로 예술을 탐독하고 몰입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뭉크의 전체적인 삶을 둘러 보면 행복한 삶을 마음놓고 살았다고 보기는 정말 어렵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자신의 누나 소피에가 폐결핵으로 사망했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자신이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뭉크는 자신의 예술 인생의 방향을 개인와 그 사람의 삶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듯 싶다. 뭉크는 사랑마저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살에 만난 첫 사랑이자 3살 연상인 헤이베르그 부인과 불륜을 한데다, 그 대상이 팜므마탈로 이름을 날리는 여자였던 탓에 다른 남자를 만나기 일쑤였다. 결국 6년간의 연애 끝이 분노와 질투로 얼룩진 채 헤어지고, 두 번째로 사랑했던 여자 유을 역시 자신과 절친한 친구와 결혼하면서 마음이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다. 심지어 자신을 열렬하게 사랑했던 세 번째 여자는 뭉크의 미적지근한 태도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다 뭉크의 손가락에 총알이 박히면서 뭉크는 자신의 선천적 육체 뿐만 아니라 사랑마저 "죽음의 공포"로 이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역시 삶의 과정이 그렇기에 더욱 위태로움과 우울함을 느꼈던 듯 싶다. 누군가와 연애하고 헤어질 때마다 남긴 <흡혈귀>, <마돈나> 등과 같은 작품은 당시 그의 심리를 짐작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예술을 그리고자 치열하게 살아가고자 한 뭉크는 당시 평균 수명을 훌쩍 뛰어넘은 81세까지 삶을 살았고, 당시 스페인 독감이 유행하고 본인 역시 결렸음에도, 그 조차 극복하는 데에 성공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도 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 아닐까 싶다. 이런 첫 챕터를 뒤로 하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소아마비와 교통 사고로 인해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겪는 속에서도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맥시코 혁명가와 결혼했지만 교통사고 때문에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시도가 번번히 좌절되고 남편의 여성 편력 탓에 맞바람을 저지르면서 당시의 감정들을 그림으로 남기며 역사에 남는 화가가 된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 시대는 자신만의 자세와 시선, 몸짓을 지니고 있다.

"그림을 배우려고 옛 거장들의 작품을 공부하는 것은 분명 훈륭한 일이지만, 만약 목표가 현재의 아름다움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불필요한 훈련일 뿐이다.

에두아르 마네의 사상적 스승이자 <악의 꽃>으로 유명한 보들레르가 쓴 역사 평론 <현대 생활의 작가> 중에서, 무척 인상적인 말이었기에 이렇게 기록한다.에두아르 마네의 작품들이 동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중심적으로 그린 이유는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이 외에도 19세기 당시 역사화, 종교화, 신화화가 주를 이루던 유럽 미술계의 틀을 깨고 동시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그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 그린다는 "사실주의"와 오직 빛이 보여주는 세상을 솔직하게 포착해서 그린다는 "인상주의"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던 에두아르 마네라던가 과거를 낡은 관습으로 보고 이를 거부한 인상주의 속에서, 과거 역시 계승해야 할 유산이 있다고 주장했던 폴 세잔 등 다양한 미술가들의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필자는 그 중에서도 지금의 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고, 필자가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인 초현실주의의 대가 뒤샹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시중에 파는 변기를 거꾸로 뒤집어 놓고 <샘>이라는 제목을 지어 무명 작가의 가명을 써서 출판을 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떠보는 행각을 펼친 부분은 정말 획기적이었다.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뒤샹 본인의 말에 걸맞게 살아간 듯 싶다.

<방구석 미술관>이 이번에 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00쇄를 기념하여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책을 읽게 되면 미술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더불어서 각 화가들이 영향을 받거나 창시한 사조, 즉 당시 유행했던 화풍들이 어떤 종류였는지가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면서, 미술 교양 입문설고 천명한 만큼 미술에 대해 처음 접한 사람들이 재미있고 읽기 쉽게 쓰였다. 다만 쉽게 쓰려고 노력한 만큼 너무 허위 광고처럼 자극적으로 쓰여진 소제목이라던가, 내용의 몇몇 부분에 관해서는 선입견이 생기기 쉬울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이를테면 마르크 샤갈의 소제목이 "사실은 밀애를 나눈 또 다른 사랑이 있었다!" 인데 이 소제목의 결론은 알고 보면 "자신의 아내 뿐만 이니라 자신의 민족인 유대인을 사랑했다"로 귀결된다거나 내용적인 면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이 너무 깊게 개입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출간된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베스트셀러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미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 후속으로 미술에 관련된 여러 책들이 출간하는 데에 영향을 준 것을 사실이며, 편입견에만 휩싸이지 않는다면 일종의 개념을 잡아주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다른 미술책들을 읽으면서 살을 붙여나간다면 훨씬 더 폭넓은 미술 지식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팟빵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책까지 낸 조원재 작가가 무척 입지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이지만, 사실 필자는 팟빵이나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공유하는 건 자신이 없다. 언젠가 오로지 나만이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쓰고 이야기하고 책까지 내면서 나의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면서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방구석 미술관1> 포스팅이었다.

이 포스팅은 블랙피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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