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외에도 19세기 당시 역사화, 종교화, 신화화가 주를 이루던 유럽 미술계의 틀을 깨고 동시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그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만 그린다는 "사실주의"와 오직 빛이 보여주는 세상을 솔직하게 포착해서 그린다는 "인상주의"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던 에두아르 마네라던가 과거를 낡은 관습으로 보고 이를 거부한 인상주의 속에서, 과거 역시 계승해야 할 유산이 있다고 주장했던 폴 세잔 등 다양한 미술가들의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필자는 그 중에서도 지금의 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주었고, 필자가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그림인 초현실주의의 대가 뒤샹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시중에 파는 변기를 거꾸로 뒤집어 놓고 <샘>이라는 제목을 지어 무명 작가의 가명을 써서 출판을 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떠보는 행각을 펼친 부분은 정말 획기적이었다.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뒤샹 본인의 말에 걸맞게 살아간 듯 싶다.
<방구석 미술관>이 이번에 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100쇄를 기념하여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책을 읽게 되면 미술가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더불어서 각 화가들이 영향을 받거나 창시한 사조, 즉 당시 유행했던 화풍들이 어떤 종류였는지가 간단하고 쉽게 설명하면서, 미술 교양 입문설고 천명한 만큼 미술에 대해 처음 접한 사람들이 재미있고 읽기 쉽게 쓰였다. 다만 쉽게 쓰려고 노력한 만큼 너무 허위 광고처럼 자극적으로 쓰여진 소제목이라던가, 내용의 몇몇 부분에 관해서는 선입견이 생기기 쉬울 수도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이를테면 마르크 샤갈의 소제목이 "사실은 밀애를 나눈 또 다른 사랑이 있었다!" 인데 이 소제목의 결론은 알고 보면 "자신의 아내 뿐만 이니라 자신의 민족인 유대인을 사랑했다"로 귀결된다거나 내용적인 면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이 너무 깊게 개입되어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출간된 <방구석 미술관>이라는 베스트셀러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미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면서 후속으로 미술에 관련된 여러 책들이 출간하는 데에 영향을 준 것을 사실이며, 편입견에만 휩싸이지 않는다면 일종의 개념을 잡아주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다른 미술책들을 읽으면서 살을 붙여나간다면 훨씬 더 폭넓은 미술 지식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팟빵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책까지 낸 조원재 작가가 무척 입지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필자이지만, 사실 필자는 팟빵이나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공유하는 건 자신이 없다. 언젠가 오로지 나만이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쓰고 이야기하고 책까지 내면서 나의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하면서 여러 복잡한 감정이 들었던 <방구석 미술관1> 포스팅이었다.
이 포스팅은 블랙피쉬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