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 이민희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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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 그 자체로

마시멜로 이야기 / 호아킴 데 포사다 · 앨런 싱어

#도서지원
@deepwide.official

마시멜로 테스트에서 성공하는 아이들은 대개 더 착하거나 강인한 아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유혹을 다른 모습으로 바꾸거나, 관심을 다른 활동으로 옮기는 데 능숙한 아이들이다. 다시 말해, 자기조절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에 가깝다. 10p

마시멜로 테스트를 모르는 이는 없다. 15분을 참은 아이들은 나중에 보니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더라! 단순해 보이는 결과에는 사실 많은 제약과 해석이 존재한다. 오래전 읽었던 책을 십수 년이 지나 다시 읽는 마음에는 양육자라는 역할에서의 시선과 단순했던 명제를 조금 비틀어 보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프롤로그 정재승 교수의 서문에서 이미 이 책의 쓸모를 다한 느낌이다. 과학자의 시선을 넘어 세 딸아이의 아빠로서 그가 하는 말들을 통해 다시 읽는 <마시멜로 이야기>를 어떤 태도로 읽어내야 할지가 보다 더 선명해졌다.

보상을 유예시키는 것만으로는 ‘성공’을 이야기할 수 없다. 그저 참을성과 인내심 만으로 그들이 테스트를 통과(?) 한 이유를 들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15분을 참을 수 있었던 건 무엇에 근거한 것들일까?

책은 아서라는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조너선이 하는 말속에 그 이유들을 모래알처럼 흩뿌려준다. ‘성공이라는 건 원래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 속에서 조용히 쌓여가는 거니까. 79p’ ‘선택지’를 앞에 두고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당장의 만족이나 쾌락을 좇아 주어진 선택지를 모두 잃게 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 다만, ‘남들이 안 하는 일을 꿋꿋이’ 할 수 있을 만큼 자신에 대한 믿음과 또 그것에 자연스레 안겨올 다단한 성공의 경험들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건 ‘불편함을 마다하지 않’고 ‘눈에 띄는 결과보다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사소한’ 선택들에 강단 있는 목표를 세우면 그때부터는 열정과 평화가 뒤따를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해야 할 일에 열중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거야. 안정적인 사람이 되는 거지.” 133p

눈에 띄게 마음이 평화로워진 마흔 중반의 나에게 한 번 더 용기를 준 책이다. 지금 내가 하는 일련의 일들이 때론 무가치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의 선택지는 언제나 go. 내 삶을 ‘성공’과 ‘실패’로 나눌 일은 없겠지만 혹여 누군가에게 ‘성공’한 삶으로 비친다면 그것은 아마도 4시 50분 새벽 기상과 이른 아침 새소리와 함께 호흡하며 달리는 30분의 시간일 것이다. 꾸준함은 그것으로 이뤄낼 무엇이 아닌 그 자체로 이미 의미를 다한 것. 응원한다.

#마시멜로이야기 #호아킴데포사다 #엘런싱어 #성공 #목표 #정재승 #인내심 #스탠포드 #책벗뜰 #책사이애27 #딥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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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능력자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우수상 수상작 창비교육 성장소설 16
함설기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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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異常)한 사람들의 이상(理想) 이야기

#도서지원
@changbiedu_book

초능력이라고들 한다. 여기 ‘초’는 ‘뛰어넘는다’는 뜻으로 ‘빼어나다’ 뜻과도 의미가 통한다. 능력이 뛰어나거나 빼어나다는 건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퍼뜩 마블의 히어로들이 떠오른다. 각자의 특별한 능력, 초능력을 앞세워 지구 방위에 앞선다. 우주를 움직이고 연역한 인간을 구한다. 꽤 멋진 일처럼 보인다. 그렇게 멋진 모습만 떠올리다가 문득, 그의 가족들이 궁금해진다.

가족들은 저들의 정의로움이 혹은 뛰어난 능력이 득일까 실일까?

책은 폭발하는 초능력을 가진 이들을 사회에서 격리시키자는 움직임에 의도치 않게 자신의 초능력을 알게 된 주인공이 자신을 비롯 초능력자들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 사람들의 혐오에 상처받고 또 자신의 엄마도 폭발로 죽음을 맞은 일을 파헤쳐 가며 자신의 능력을 다르게 이해하며 복구되어가는 이야기이다.

책은 곳곳에서 질문을 걸어온다. 초능력을 갖고 싶어서 갖게 된 것이 아닐 때 그 능력은 무슨 의미를 띠나?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건 어떤 희생을 감수해야 하나? 그들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삶은 어떤 색채와 온도를 띠나?

책의 말미 그런 말이 나온다. ‘사실 텔레키네시스는 쓰기 나름이야.’ 그 문구에 이 책이 하나의 궤로 연결된다. 곱씹어 보니 아이들의 초능력은 누군가를 해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를 살리기도 하는 것.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이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지가 더욱이 의미 있지 않을까?

하나의 대상과 그 대상을 둘러싼 무수한 배경을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지금 나에게 있는 이 ‘초’능력을 어떻게 휘두를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기로 한다. 우린 모두 어떻게로든 이상한 사람들이고 또 무엇으로든 이상을 꿈꾸며 살아간다. 여기 남들이 가지지 못한 초능력을 가진 이상한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이상을 만나보기로 하자.

#이상능력자 #소설추천 #책깃 #창비교육 #교보문고스토리대상 #청소년소설 #책사이애25

웹툰으로도 만날수 있어요!
https://page.kakao.com/content/68777031/viewer/6878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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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부머리 독서법 : 초등 고학년, 청소년 편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지음 / 책구루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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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하는 삶

#독후에세이

10년 차 책육아도 매번 새롭습니다. 그래서 ‘다시’라는 단어에 긴장되고 또 설레지요. 지금 저는 무엇을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무엇을 ‘다시’ 되돌아봐야 할까요?

조금 유난스럽기도 했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청소년기부터 남다른 애서가에 문헌정보 전공, 영유아기 독서생활이 유의미하다는 걸 아는 이상 마냥 편하게만 놔둘 수는 없었지요. 독서모임 강사를 직업으로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삶 전반에 책이 넘쳐흘렀습니다. 육아라고 다를 바 없었지요.

넘쳐흘러도 좋은 건 책만 한 게 없다는, 맹신에 가까운 확신이 있었습니다. 재작년부터는 ‘책육아’라는 말도 모자라 ‘책생활‘, 즉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더욱이 가열하게 책책책! 소리 높여 강조했습니다. 그것을 행하는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거나 또 볼썽사나웠을 수 있어요. 알고 있습니다. 독서는 습관이나 행위가 아니라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그렇게 만들어가기 위해 무엇보다 부모가, 다른 곳이 아닌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며 자꾸만 부모의 잘못을 꾸짖는 형국이었으니 말이죠.

최근 브런치에 발행했던 ‘아이의 책생활’ 글 대부분을 수정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도움이 되고파 딴에는 설명하고 이해시킨다는 게 자아도취적 우격다짐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책교육과 책생활에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나, 끊임없이 고민하며 헤매고 있습니다.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어렵지 않고 편안한, 어떤 아이라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책생활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딱 하나, 이것 하나만은 불변할 진리가 있습니다.

바로 ‘시도’, 매시 매 때 시도하는 책생활은 결코 실패하지 않습니다.

방학 동안 늦잠에 티브이에, 외부 일정이 전무한 긴 잉여의 시간 동안 여간해선 책을 스스로 펴지 않는 아이입니다. 챌린지 참여로 제법 두꺼운 책들을 매일 나눠서 길게 읽고는 있지만 그것 또한 온전히 자력은 아니고요. 이 책 <다시, 공부머리 독서법>을 다 읽은 직후, 오랜만에 바구니를 찾았습니다. (저에게 바구니는 삶에서 굉장히 의미 있는 물건이고요) 먼지를 닦아내고 아이가 좋아했던 책 대여섯 권을 담아 소파 귀퉁이에 올려 둡니다.

일어나 거실로 나온 아이가 바구니 속 책을 집어 들지 아닐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바뀐 풍경 속 새로이 등장한 바구니에 눈길은 한번 주겠지요. 꼭 집어 들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책이 여기 있네? 이내 눈길을 돌려 티브이를 켜더라도 괜찮기로 합니다. 돌이켜 본 저의 지난 10년은 매 순간이 그렇게 ‘시도’였을 뿐입니다.

#책사이애22 #최승필 #공부머리독서법 #다시공부머리독서법 #출간8년 #다시한번시도 #돌아보는독서교육 #독서지도 #고학년 #청소년 #아이의책생활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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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허나영 지음 / 비에이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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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 허나영

#도서지원

너무나 많은 햇살이 쏟아져 내리면 거짓말처럼 허리춤이 한풀 꺾입니다. 손날로 눈썹 위에 차양을 만들어 잠시 눈을 찌푸리면 이내 몸이 한쪽으로 기우뚱, 햇살을 받아내느라 휘청거리지요. 보이지 않아도, 만질 수 없어도 분명하게 감각되는 햇살, 햇살이 그득 쏟기는 날에는 허리에 힘을 단단히 줘야 합니다.

이른 아침 사위가 푸르스름한 산책로를 걷습니다. 저만치서 콧구멍처럼 동그란 꽃잎들이 아웅다웅 팔랑거립니다. 뒤꿈치를 들고 살금 살금 다가갑니다. 다 자라도 늘 저만한, 앙증맞은 매화 잎들이 푸른 새벽빛에 감겨 한 폭의 그림을 떠올리게 합니다. 고흐도 울고 갈 꽃 피는 매화나무입니다.

사실, 세상 모든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의 이야기가 깃든 명화를 보는 마음으로 자연을, 풍경을 바라보면 그것을 바라보고 선 나의 심상이 온전히 느껴지지요. 그런 이야기들이 색색의 반짇고리처럼 담긴 책입니다. 모두 바느질을 위해 필요한 도구지만 제각각의 용도와 모양이 다른 반짇고리들. 각각의 명화를 따라가다 보면 모두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결국은 저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하나의 영감을 낳습니다.

바람이 불어 힘든 날도 있지만, 외려 그렇기에 더없이 자유로운 날이 있고요. 비가 내려 울적한 날도 있지만 반대로 비 덕분에 차분하고 또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우리 안의 날씨와, 명화 속의 이야기를 각각의 계절과 계절 사이사이 나의 삶으로 가져오기로 합니다.

오늘 그대의 마음 날씨는 어떤가요?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자꾸만 올려다보는 오늘 저의 마음은 조금, 처량합니다. 너무도 많은 파란이 처량한 제 마음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되어줄지, 이야기 한 폭을 찾아 책을 펼쳐봅니다.

#책사이애21 #허나영 #비에이블 #쌤앤파커스 #바람부는날이면그림속으로숨는다 #미술관 #예술에세이 #책추천 #책벗뜰 #그림 #명화 #날씨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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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 - 삶의 감각을 깨우는 글쓰기 수업
앤 라모트 지음, 최재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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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이

#독후에세이

늦은 저녁 메시지 하나가 온다. ‘이번 주 글 많이 좋아요. 생활 문예 대상에 응모해 보시길’
짧은 한 줄 문장에 마음이 묘해진다.

얼마 전 독대할 기회가 있어 글쓰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눴던 분이다. 나의 글을 여러 편 보신 분이라 최근 김응숙 선생님의 첨삭에 복잡다단한 마음을 토로했었다. 첨삭 내용에 공감하며 나의 글이 가진 장단점을 기탄없이 솔직하게 말씀해 주셨다. 솔직하고도 뒤끝 없는 분이라 하시는 말씀 모두 가볍지 않았고, 또 깊이 있었다. 되돌아보면 여태껏 나의 글에 그렇게 깊숙하게 마음을 담아 피드백을 해준 사람들은 없었던 듯하다.

그런 분의 메시지라 가벼이 넘겨지지 않았다. 그냥 ‘좋아요’도 아니고, ‘많이 좋아요’라니.

매주 글 한편을 나누는 사이, 같은 수필 수업에 등록해 2주에 한번 얼굴을 보는 사이, 수년간 함께 책모임을 하고 간간이 축하할 일에 간단하게나마 인사를 건네는 사이.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로에게 무심하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의 쓸친이자, 읽친으로 인연을 이어가는 사이다. 그런 사이에서 나눌 수 있는 별것 아닌 말이 유난히 크고 짙게 다가왔다.

나의 글이 좋다는 말은 비단 글 자체에서 느껴지는 완성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리라. 그것에 내가 들이붓고 있는 애절과 고심과 막막함을 보다 더 가까이에서 느끼는 마음이리라. 그런 마음이 한마디의 응원처럼 나에게 전해진 것이리라.

사실, 글은 이미 생활 문예대상 투고를 마친 글이다. 오래전 써 두었던 글을 투고를 위해 여러 번 퇴고 한 후 이번 주 모임 글로 인증했었다. 퇴고를 하는 과정에서 거의 모든 문단을 수정했다. 김응숙 선생님과 이분의 피드백에 많이 의지했다. 내 글의 단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고, 거리낌 없이 과감하고도 솔직하게 건네주신 말씀들이 독이 아닌 덕이 되어 나의 글을 움직였다. 그렇게 며칠을 끙끙거리며 퇴고한 글에 반응해 주시니 마음이 묘하게 달큼했다.

그 한마디에 나의 글이 갑자기 잘 쓴 글이 될 리 만무하다. 변화하려는 노력과 글쓰기에 대한 나의 진심을 응원받은 느낌이다. 사이, 글과 글 사이, 글을 쓰는 우리 사이. 그리고 나와 그대들의 사이에서 오늘도 용기를 얻어본다.

#책사이애20 #책벗뜰 #글쓰기 #앤라모트 #쓰기의감각 #웅진지식하우스 #수필공방 #공모 #에세이 #잇글 #책추천 #습작 #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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