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마이 보이스
데라치 하루나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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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마이보이스 데라치하루나

 

주인공 키와의 삶을 들여다보노라니 여느 평범한 아이의 엄마, 그러니까 초등학교 아이가 있고, 작은 소일거리를 찾아 여기 저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교일에 아예 모른 척 하기는 뭣해 그래도 부름이 있으면 찾아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동네 아이들이나 아이의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들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워 들으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런 평범한 아이의 엄마 모습이다. 그런데 그렇게 평범한 키와의 삶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고 또 답답하기도 하다. 세상 돌아가는데 관심 좀 가지라는 남편의 핀잔에, 학교 안 부조리에 작게나마 내 든 목소리에 마뜩잖아하는 남자들의 원성에 자신의 자리는 작게만 느껴지고 자신의 목소리는 작아져만 간다. 동네 돌봄센터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만나는 아이들과 센터장 가나메를 통해서 차츰 바뀌기 시작하는 키와다. 돌봄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러니까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비롯한 자신의 아이 하루키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또 그곳에서 센터를 차리게 된 가나메의 사정과 그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해야할 일들과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책은 속엣말을 잘 내뱉지 못하는 사람들, 혼자만의 생각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너무 평범해 그 평범함에 너무나도 지친 사람들, 주변에 많은 아이들을 보며 그 아이들의 사정에 마음이 많이 기울어지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은 소설이다. 잔잔하면서도 키와의 속엣말들이 인상적인 글들이었다. 나 또한 한 아이를 키우면서 부당하거나 억울하거나 속상한 일들이 많았지만 일일이 열거하기는 힘들고 또 굳이 내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이 많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것 또한 나를 열어보여야 할 이유와 그 작은 열정도 사그러들었던 순간들이 아니었나 싶다. 키와에게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많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도서지원 #달로와 #장편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책서평 #북리뷰 #책사애 #책벗뜰 #양산독서모임 #독서미터선정읽고싶은책1#읽고싶은책 #박우주옮김 #양산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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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 토킹
미리엄 테이브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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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2>#위민토킹 - #미리엄테이브스

 

책은 아우구스트 에프라는 청년이 글을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는 여인들의 회의 내용을 기록 해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아우구스트가 화자가 되어 그녀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서술되는 방식이다. 여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그것을 듣는 입장이 되어 우리에게 들려준다는 방식에서 나는 그 듣는 입장에 대해 좀 더 의미를 두고 이야기를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을 읽기 전 편집자와 마케터가 인스타를 통해 방영한 라이브 방송에서 어떤 이들에게 추천 해주고 싶냐는 댓글에 실망해 본 적이 있는 이들에게추천해주고 싶다는 마케터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무언가에 실망해본적 있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그 실망감과 또 그에 따라오는 억울함, 분노, 적개심, 자괴감등 실망에서 비롯되는 무수한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며 이 책을 읽는 내내 많은 감정들을 가슴에 넣고 그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줄거리는 지역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언제가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엔 상처가 나있고 머리는 멍한채 폭력의 흔적이 난무한 상황, 이를 이야기하는 여자들에게 폐쇄되고 가부장적인 남성들은 여자들의 허무맹랑한 상상,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려는 추악한 상상력이라 모함하지만 알고 보니 지역 남성 8명이 동물용 마취제를 이용해 여자들을 성폭해해 어린아이에서부터 자신의 친인척 가리지 않고 잔인하게 가한 폭력이었던 것이다.

 

세상에 알려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남성들의 보석 합의금을 해결하기 위해 남성 주교가 마을을 비운 사이 여자들이 헛간 다락에 모여 남성들이 없는 이 기회에 우리 여성들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를 이틀에 걸쳐 하게 되는데 그 이틀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 이 책의 줄거리이다. 이 이틀에 걸쳐 나누는 이야기들 속에서 여성들이 세상을 향해 낼 수 있는 많은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

 

나에게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은 우리가 이 사건을 해결하자! 가 아닌,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할 수 있나?라는 것이다. 어찌보며 소극적인 대처방안일 수 있지만 이보다 더 현실적일 수 없지 않나하는 생각과 여기 모인 여성들의 모습을 이보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지는 못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약자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그런 약자이기에 나올 수 있는 모습에서 도망친다떠난다를 계속해서 이야기 했던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들 스스로도 아마 이 말들 사이에서 계속 헷갈려 했으리라.)

 

종교와 깊이 결부된 그녀들의 삶이기에 앞으로의 삶을 결정하기에 많은 고민을 거듭하지만 그녀들이 그 결정 앞에 짓게 될 모든 죄들을 스스로 사하는 모습에서 그녀들이 안고 있는 고민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극 중 오나라는 여성이 너무나도 인상적이게 남았고, 그녀의 말들이 나의 가슴을 많이 울렸다.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행동하기를 권하는 그녀같은 사람이 있기에 모두가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았고 나 또한 사회의 한 자리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일기도 했다. 그녀를 사랑해 마지 않는 아우구스트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되었고 책의 마지막 그녀를 보낸 아우구스트의 이야기들이 마음에 오랫동안 남을 것 같아 마음이 눅진했다.

 

타이타닉호에서 배가 가라 앉기 전 불렀다는 내 주를 가까이를 함께 열창하는 그녀들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그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녀들이 가는 미지의 그곳은 깊은 바다속은 아닐 것이다. 한번도 바다에 가 본 적이 없다는 그녀들은, 아니 자신들이 나고 자란 그 몰로치나 외에는 어디에도 가 본적이 없는 그녀들은 이제 새로운 곳에 정착해 살아나갈 것이다. 깊은 바다속처럼 그녀들만의 깊고 깊은 안전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3일동안 그녀들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확신할 수 없는것에 나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중한 무언가를 지옥같은 곳에 두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내가 겪은 일보다 신의 부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더 큰 죄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살인 아닌 더 한것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어떠한 것도 그 모든 것도 다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것에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새삼 크게 와 닿았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입장으로 세상에 서 있어야 한다는 것도. 그녀들에게 아우구스트가 있어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가 누구의 아들이건 나는 중요치 않다. 오나를 사랑한 그가 이 이야기를 들려줘서 나는 너무 행복했다.


#도서지원 #은행나무 #아카데미각색상 #책추천 #장편소설 #원작소설 #책사애 #책벗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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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되는 주문 저스트YA 4
단요 지음 / 책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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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되는주문 - #단요

 

* 내용에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이 SF라고 느껴지는건 단순히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게임속 장면들 뿐 아이들이 생활하고 이뤄나가는 현실은 진짜보다 더 현실 같았다. 지금 현실의 아이들, 특히 학교 안 아이들이 명징하게 떠올랐고 한번 떠오른 학교 속 아이들의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경쟁, 입시, 진로등 졸업을 하기전 아이들이 가지게 되는 자연스럽고도 막중한 고뇌와 고민들.

 

영재들만 모아 기업체의 후원을 받아 전폭적으로 아이들을 지원하는 학교 시스템이지만 7년간 지원 받은 수업료(다 갚을 때 까지는 스무해가 걸리는 금액)는 졸업전 대납해줄 기업체를 찾지 못하면 졸업 후 거대한 빚으로 떠안게 된다. 개인의 빚은 가족의 빚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방법이 학교와 기업이 손을 잡아 만든 거대한 먹이사슬 구조 안의 가상 공간인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된 게임이 실제 아이들의 죽음으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본인의 자살로 이용하는 아이들이 생기자 문제화되고 급하게 묻혀버리고 만다.

 

15년이 지난 후 자살을 결심한 소녀 서아가 옥상 난간을 붙잡고 서는 장면으로 책은 시작하고 그런 서아를 돌려 세우는 마법소녀 현(여기 이 책에서 마법소녀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다), 현의 친구들과 과거이야기가 이어지며 작가는 지금 현실속 우리 청소년 친구들이 세상을 향해 하고 싶은 말들을 의미 있게 내뱉고 있었다.

 

기업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훌륭한 논문을 여러 편 쓰거나, 사업 과제 실적이 좋거나, 아니면 거짓말이라도 잘해야 한다는 것. 12

 

결국 스무 살도 안 된 학생들을 학교에 밀어 넣고 이런저런걸 시킬 수 있는 이유는 인공 신경망 프로그램이 생겨서였다. ‘한 사람 몫을 하는연구원을 만들어 내는 게 더 쉬워졌으니까. 74

 

이제 현실감을 뒷받침하는 건 생명의 무게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온정이나 거기에 담긴 낭만이 아니라, 서아 자신의 미래였다. 돈과 계약서로 이루어진 미래. 98

 

진짜 문제는 내가 열심히 할 마음이 없는데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거야. 코스를 벗어나면 바로 죽어 버리는 마라톤을 뛰는 기분이야. 달리는게 지긋지긋해져도 선택지가 없어. 122

 

죽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서버를 따로 열어줬다. 죽을 기회를 준것이다. 유가족에게는 유예된 학비가 청구되지 않았다. 학생들은 빚이 두려워 죽음을 꿈꾸기도 했다. 게임 속 괴물에게 잡아 먹히면 현실에서도 죽게 된다. 뇌혈관 파열로 죽게 되지만 사실 병사가 아닌, 어찌보면 편안하고도 조용한 죽음인 것이다. 이 게임이 아이들에게 해 준건 대체 무엇이었는가?

 

책 속 서아가 도진에게 말한다. “제가 뭘 외면하고 있는지, 뭘 슬퍼해야 하는지, 뭘 기억해야 하는지 똑바로 알고 싶어요. 알아야 해요.”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는 내가 뭘 외면하고 있었는지, 뭘 알고 싶어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나는 이제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외면하고 모른척하고 쉬이 생각한건 아닌가 싶다. 우리 아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크게든 작게든 어떠한 형태로든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인다.

 

성장이란 시간에 벽을 세우는 일일 거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길의 어느 한 부분에 담장을 놓아서 그 이전은 넘겨다보지 못하게 막는 거라고. 182

 

힘들어하는 아이들 모두 지나간 시간은 넘겨다 볼 필요 없이 단단한 벽을 세우고 그 벽을 하나씩 넘어 내일과 다음을 차례 차례 맞아 들일 수 있는 성장을 마주하기를 바란다.

 

#도서지원 #책폴 #책서평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벗뜰 #책사애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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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메이 지음 / 리틀벳저(Little Badger)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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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75>#메이 - #메이

 

사랑스러운 딸이자 친절한 누나인 메이, 감자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메이는 식탁 앞에서 감자만 먹는다 고집을 부린다. 그런 메이를 보던 엄마가 말한다. “메이, 자꾸 감자만 먹으면 언젠가 감자가 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말이 메이에게는 달콤한 말로 들린다. “나는 감자가 되어도 좋다고요!”

 

대답을 끝낸 메이가 학교로 가는 길, 이상하게 자신의 몸에서 감자냄새가 나는 것 같고, 몸은 감자처럼 동글 동글 해진 것 같고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그림 속 메이는 이미 감자로 변해있다. 감자로 변한 메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 있는 장면으로 넘어가며 이후 수많은 모습으로 변하는 메이가 이어진다.

 

책은 메이라는 아이가 코알라가 되었다가 상어가 되었다가 치타가 되었다가 새가 되었다가... 주변에서 일컫는 말대로 모습이 바뀌면서 우리가 주변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흔히들 내뱉는 말들이 한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틈을 제공해준다.

 

사람들의 말대로 변하는 메이의 모습이 불행하고 안쓰럽다기보다는 외려 행복해 보이기도 하다. 그 모습속에서 또 메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 이는 우리가 외부로부터 발견되어지는 모습 속에서도 자신의 진짜 모습들을 발견할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것만 같았다. 결국 메이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할머니의 품에 안겨 집으로 들어가는데 그 장면에서는 메이가 어떤 모습이어도 가족에게서 받는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는, 오히려 작고 볼품없는 모습일 때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느껴져 마음이 포근해졌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누군가에게 무심결에 저 사람은 ~인 것 같아”, “그 사람은 ~일지도 몰라같은 말들을 쉽게 내뱉진 않았나하는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다. 그 사람을 대할 때, 혹은 그 사람을 설명하거나 이해할 때 나만의 잣대로 간편하게 뭉뚱그려 쉽게만 정리하고 그 대상을 처리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해보니 마음이 조금 무거워졌다.

 

이 책 <메이>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린이와 함께 읽을 때, 어떤 대상을 바라봄에 있어 섣부르게 나만의 잣대로 쉽게 그 대상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아이들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또 아무리 남들의 잣대에 쉽게 바뀔지언정 스스로의 모습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원모습은 변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나로 떳떳할 때 오히려 더욱 더 애정어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분석하고 해석하는 그림책이 아닌, 메시지를 찾고 의미를 넣어 나만의 해석으로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싶다. 좋은 그림책을 보내 준 @littlebadger_book 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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