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온도 모임의 체온 - 책의 온기를 유지하는 유료 독서모임 운영법, 한국출판학회 2023 올해의 책
김성환 지음 / 산지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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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온도모임의체온 - #김성환

 

살고 있는 아파트내에 작은 상가 하나를 임대했다. 11평 공간에 연핑크 벽지를 바르고 [책벗뜰]이라는 간판도 하나 달았다. 책벗뜰은 책과 벗(친구), (마당)의 합성어로 책과 친구가 어우러져 함께 뜰에서 뛰놀자는 뜻을 담고 있다. 공간을 임대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작년 가을 나를 변화시키는 독서와 글쓰기라는 지역 도서관 문화강좌를 들었고 거의 끝차시에서 3년후, 10년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의 미래에 나만의 책방(여기서의 책방은 서점이나 출판사의 의미보다는 책모임의 기능에 충실한 장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예언 아닌 예언이 있었다. 그 예언이 조금 빨리 실현되었다고나 할까.

 

지역 도서관 3군데에서 매월 한번씩 독서회가 있다. 그 독서회는 강사료가 나오고, 장소가 정해져 있고, 인원도 도서관 측에서 모집을 하기에 나는 발제문만 준비해서 날짜에 맞춰 가면 되는 방식이지만 그 외 다른 독서모임은 장소부터 발제(발제취합), 인원모집까지 다 내 몫이었다. 게릴라 독서모임 같은 경우는 책을 일일이 전달해고, 후기링크를 모으고 독촉하는 일까지도 그 일에 포함된다. 하지만 따로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그렇게 모든 독서회를 다 합치면, 아이들 독서회 포함 한달에 일곱에서 여덟개의 독서모임이 운영되고 있는거다. 장소가 정해져 있으면 다행, 아니라면 장소를 대관하고, 찾아보고 예약하는 일까지 신경을 쓰다보니 나의 에너지는 언제나 부족했고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가끔 지칠때도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지쳐갈때쯤 남편의 전폭적인 지지로 꿈꾸던 책모임방을 만들게 된 지금, 생각하고 정리해야할 부분들이 남겨졌다. 다달이 들어가는 임대료와 상가관리비, 보증금과 인테리어비, 자재구입비등 준비하는데에 들어가는 비용을 차치하고라도 다달이 지불되어야 하는 비용을 생각해보고 그간 무료로만 운영되던 책모임을 어떤 형태로든 변화시켜야 한다는데에 생각이 미치자 이 책 <독서의 온도 모임의 체온>이 눈에 콕 들어왔다.

 

책은, 안정적인 모임의 지속성을 위해 견고한 시스템이 불가피하다고 이야기 한다. 모임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 중에 공간의 중요성을 꼽았고 그 외 운영진의 역할이랄지, 참가비등 비용, 홍보와 지원사업의 활용등을 이야기한다.

 

기존의 독서모임들은 대부분 무료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공간 사용료 개념으로 카페 음료값에 해당하는 소정의 비용을 냈지만 이 또한 지역 도서관이나 참가자의 집에서 한다면 비용이 들지 않았습니다. 책을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대여한다면 완전히 무료도 가능했죠.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될 부분은 없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즐겁고 가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모임을 지속하다 보면 운영자는 소비되는 에너지가 꽤 많음을 인지하게 되죠. 그렇다고 시급 단위로 조개가며 변도의 인건비를 받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취미가 직업으로 인정받는 현시대일지라도 취미와 돈은 비례관계가 잘 적용되지 않죠. 운영자가 할 일이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책 하나 선정하는게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p32~33

 

나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만큼 인건비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본적이 없었고, 그저 사람들과 만나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삶의 토대가 되는 여러 가치관들을 공유하고, 고정된 틀이 깨지며 사고의 지평이 넓어지는 과정을 즐긴다는데에 만족감이 컸다. 지금도 마친가지다. 하지만 책모임을 시작한지 3년차가 넘어가니 내가 들인 노력 대비 그 속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허탈감 또한 적지는 않았다.

 

 

책 한권을 정성들여 읽고(또 읽고) 2~3일에 걸쳐 발제문을 만들고, 오랜 시간에 걸쳐 모임 날짜를 조율해 장소까지 만들어 모임을 시작하려는데, 당일 아침 특별한 이유없이(물론 당사자는 이유가 있을수도 있겠다) 불참을 알려오고, 2시간 동안의 모임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인원을 고려해 인원수를 조율하고 모임을 미루거나 취소해야 하는 상황들까지... 알게 모르게 나의 의지와 열의에 찬물이 끼얹져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저자가 말하는 멤버십 제도에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지금 (내가)운영하고 있는 독서모임도 멤버십 모임이지만 이 부분에서 좀 더 견고하고 단단하게 보완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해야 함을 느꼈다.

 

책은, ‘2장 코로나를 넘어 온·오프 융합으로라고 해서 펜데믹이 강타한 독서모임이 계에 도태되어져간 현실과 그 속에서도 지속되어온 모임들을 이야기하며 온라인에서 운영될 수 있는 좋은 방안들과 독서모임이 갖는 고유성을 들어 오프라인에서 모임이 갖는 강점을 한번 더 짚어준다. 특히 이 장에서는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임을 이야기 한다.

 

독서모임에는 좋은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좋은 사람에는 정해진 답이 없겠죠.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좋은사람의 기분이 아닐까 합니다. 몇 번의 모임을 통해 그 사람의 내면을 세세히 다 알지는 못해도 모임에서 대화하며 느껴지는 인품을 보고 내린 각자의 상식 내에서 일련의 판단일 것입니다. p144

 

돈도 안되는 모임을 왜 하느냐고, 그 시간에 유튜브나 글 한 편이라도 더 쓰는게 낫겠다는 누군가의 말들 속에서 독서모임이 독서문화 증진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차치하고라고 그리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안정적인 수입을 위한 하나의 파이프 라인(석유나 천연가스 따위를 수송하기 위하여 매설한 관로)이 되리라 믿는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게 남는다.

 

책을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독서모임의 가치가 아니냐는 저자의 말에 깊이 동감한다. 여러 독서모임을 운영하다보니 어느순간 느끼는 것이 참가자들의 합에 따라 그날의 모임 분위기며 남는 사색들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참가자들의 학식이나 사회적 위치, 책에 대한 남다른 견해나 전문가적 소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임에 참여하는 참가자들의 마음이 얼마나 진심으로 이 모임에서 생각과 마음을 열었느냐에 따라 모임의 질이 완연히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나는 책모임을 통해 크게 성장했다. 3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다. 어떻게, 뭐가 달라졌느냐고 묻느다면 나는 딱 한 줄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혼자라고 느끼지 않는다라고.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위축감보다 다르다는 위안속에서 더 많은 질문으로 사고의 장이 열리고 그 열림의 시간들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가 모두를 향해 열려간다. 그 시간들속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써, 대한민국의 한 여성으로써, 독서회 강사로써 오롯이 서 있을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이전보다 더 많은 고민거리들을 안겨준 책이다. 그 고민들의 해답을 찾으며 한뼘 더 성장할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seonghwan__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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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짐바르도 자서전 -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으로 20세기를 뒤흔든 사회심리학의 대가
필립 짐바르도 지음, 정지현 옮김 / 앤페이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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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을 기반으로 작성된 인터뷰 형식의 자서전이다. 그래서인지 자서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화형식의 문체들이 편안하게 다가왔고, 자신의 업적들을 무턱대고 읊어대는 느낌이 아니라 가장 찬란하고도 중심이 되었던 한 시기를 덤덤히 이야기 하는 부분들이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일하기를 싫어하는 아버지로 인해 가난한 유년을 보냈던 그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는 걸 깨닫고 학교를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어릴 때 백일해로 입원해 죽음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기도 했고, 유대인이라는 오해로 동네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생김새 때문에 겪은 고초는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에 가서도 계속 이어지는데 나는 잘 느낄 수 없지만 (그의 얼굴에서 다양한 인종을 느낄수 없음) 그의 생김새로 인한 차별과 부당함이 그 당시 시대적 문제점들을 여실히 보여주어 흥미로웠다.

 

심리학과 대학원생 가운데 최초로 심리학 개론 수업을 하며 가르치는 즐거움에 빠진 그는 스탠퍼드 심리학과에 재직하며 무수히 많은 업적을 남기게 된다. 전쟁이 확산되는 시점에 심리학과에 소문클리닉을 세워 소통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으며, 학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던 중 프로젝트를 운영을 지원 받아 영웅적 상상 프로젝트를 통해 방관자 효과라는 실험으로 모든 선의와 적절한 행동, 장애물 사이에 문제가 존재한다는 명제를 미국 1000여개의 고등학생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다.

 

고등학교 동창 밀그램과의 회고가 인상적이었는데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실험이 비윤리적 실험이라는 논란으로 본질이 가려지고 몇 년 후 그 후속실험 격인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이 탄생하게 된다. 밀그램이 비윤리적 실험으로 학계와 갈등을 겪고 종신재직권을 얻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이 실험이 너무나도 중요한 실험임을 이야기 하며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데 너무나도 요긴한 실험이라 이야기 한다.

 

맡은 역할이 그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에 담긴 가장 큰 메시지이다. 많은 논란거리와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그 실험에 대해 당사자의 입장에서 세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다. 결국 실험을 종료하게 된 건 연인의 말이었는데 그 역시 그 실험에서, 그가 맡은 역할에 심취해 있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교도소 실험 이야기 중 죄수 역할을 맡은 이들은 교도소의 생활을 몹시 힘들어 했는데 그 이유가 부정적인 현재에 살고 있더라는 것이다. 공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분명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는 참가자들을 보며 시간관과 심리학을 연구해 과거와 현재, 미래 중 어느 시간대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삶의 태도가 결정된다는 것을 <나는 왜 시간에 쫓기는가>에서 밝혀주기도 했다. (먼저 읽은 책이라 반가웠지요)

 

60권의 저서를 쓰고, TV시리즈도 제작해 심리학이 아우르는 다양한 사회를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그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가까이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그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조분조분 들려주며 나의 흥미를 자극시키는 나의 베프가 곧잘 떠올랐다. 그녀가 선 자리에서 많은 학생들과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선한 영향력으로 잘 쓰고 있는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심리학은 수줍음과 무지, 자기합리화의 감옥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학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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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 재난 트라우마의 현장에서 사회적 지지와 연결을 생각하다
채정호 지음 / 생각속의집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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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거리두기는 있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능합니다. 저는 코로나 시국 내내 공식 용어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못된 말이라고 지적해왔습니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할 수 있어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인간을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없게 합니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면 생존에 위기가 옵니다. 힘든일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를 좁혀서 서로를 보듬어주고 돌봐준 덕분에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p60

 

우리는 혼자라서 더 아프다는걸 코로나 펜데믹 이후 여실히 느끼게 되었다. 펜데믹 이후 20대 우울증 비율이 증가 했다는 얘길 듣고 처음 든 생각이 고립감막막함이었다. 내일을 내다볼 수 없고 오늘에 희망과 기대를 안을 수 없으니 혼자인 그 시간들 속에서 하나 둘 발 밑으로 껴져간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그 곁에 우리라는 이름으로 누군가가 함께 했다면 꺼져들어가는 그 시간들이 우울하지만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 책 속에서 눈에 콕콕 박히는 우리라는 말 속에서 이전에는 새삼 와닿지 않았던 끈끈한 힘이 다시금 느껴졌다.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운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저자 이선민 씨가 이태원 참사 직후 SNS에 쓴 말이라고 한다. 한 사람에게만 일어난 우연한 사고나 재난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언제나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이 우리가 이 고통을 직면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 속에서 얻게되는 트라우마, 트라우마는 자신이 가진 자원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심리적 재난상태라고 한다.

 

한 사람의 고통과 트라우마는 집안 전체 아니가 그 사람이 속한 모든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이것을 같이해결해야 하고 같이고민해야 하고 같이이겨내야 한다. ‘각자도생의 사회는 어려울수록 나에게만 집중하게 만든다. 하지만 내 안전은 오로지 내가 책임진다는 생각,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심리, 그것은 결과적으로 믿고 의지할 만한 관계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한다라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우리속에서 안전과 안녕과 내일과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다.

 

책 속에서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울분.

외상후울분장애, PTED라 해서 한국인의 43.5% 만성적으로 울분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PTSD보다는 약한 감정이라 치부할 수 있지만 광범위하게는 울분에서 발현되는 여러 감정들이 그 사람의 총제적 감정을 억울하고 분노하고 무기력하게 느끼게 한다. 사회로부터 존중받지 못한다는 노력의 무효화는 젊은이들의 우울증 또는 자살율과도 깊은 관계가 있어보였다.

 

배상은 트라우마 치료의 기본이다. 배상은 사고로 부서진 삶의 일부를 인정받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배상을 받았다고 해서 돈을 받았으니 이제 그만해라와 같은 일부 사람들의 생각에는 나는 강한 저항감이 든다. 책에서보면 대부분 재난, 참사 관련 사람들은 제대로된 배·보상을 적절하게 받지 못했고, ·보상은 남은 가족들이 삶을 영위하는데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일 뿐, 이 재난이 무효화 되거나 그 고통을 그만 스톱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받았다고 해서 더 이상 슬퍼하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더 이상 거리로 나오면 안되는 것이 아니다. 잊지 말아달라고, 사회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잘못속에서 힘없이 스러져간 한 생명의 고귀함을 계속해서 지켜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세월호든, 10·29, spc, 이주노동자든, 그게 뭐든 그들은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죄없이 죽어간 이들의 이름과 그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남은 그의 가족들과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이 고통속에 허물어지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그 곁을 지켜주어야 한다. 그게 삶이고, 그게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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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잘 읽는 아이의 독서법 - 유튜브 시대에 부모가 마주치는 26가지 고민
이재영 지음 / 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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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주인이기 이전에 한 아이의 엄마로써 책읽기에 대한 고민이 깊은 우리 엄마들에게 실천가능한 조언들을 조목조목 일러준다. 책을 잘 읽는 아이는 뭐가 다를까? 저자의 아이를 빗대어 들려주는 이야기들 속에서 책을 통한 생각의 기초 체력을 키우고, 단단한 독서 습관을 키우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었다.

 

책 읽기는 언제부터 시작하는게 좋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TV를 없애면 책을 읽을까요? 책 보는건 좋은데 시력이 안좋아요, 고학년인데 그림책을 선호해서 걱정이예요, 초등학생인데 어른책을 읽으려 해요, 독후감을 쓰게 하는게 좋을까요?, 공부할 시간도 부족한데 책 읽는 시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책은 많이 보는게 글쓰기가 나아지지 않아요, 어떤 환경에서 책을 읽히는게 좋을까요? 등 책읽기에 대한 실질적인 저자의 대답들이 시원하게 적혀있다.

 

그 중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책을 읽는다는 건 어떤 서사,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활동이다. 빠져든다는 것은 어떤 상태에 깊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외부 영향보다 스스로의 의지가 우선되어야 한다. 조용한 분위기, 감미로운 음악, 쾌적한 환경 모두 책을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읽으려는 본인의 마음가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p185

감시를 받으며 먹을 것이라곤 감자껍질로 만든 파이뿐인 사람들과 비현실적으로 쏟아지는 폭격이 현실인 사람들의 책읽는 환경을 이야기 하며(‘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애니 배로스, 메리 앤 셰퍼’) 중요한 건 환경이 아니라 읽는다는 행위 자체와 읽을 것이 항상 준비되어 있는 상태라고 이야기한다. 언제라도 손을 뻗으면 책을 쥘 수 있는 환경(집안을 책으로 채우라는 말이 아니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특히나 공감되었고, 나 또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영상의 시대가 도래하고 빠르고 짧고 간단한 글이 득세하면서 긴 글을 읽는 건 그야말로 능력이 됐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 깜짝 놀란 것은 교과서에 글이 무척 길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교과서를 잘 읽고 좋은 성적을 얻으라고 책을 읽힌 것은 아니다. 독서와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다만 무리해서라도 글이 많은 책을 추천하며 차근차근 읽혔던 이유는 단순함을 가장한 복잡한 세상에서 쉽게 속지 않길 바라서였다. 적어도 세상이 하는 말을 제대로 이해하며 살아가려면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삶을 구성하는 필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P84

 

0세부터 100세까지 즐길 수 있는 그림책도 너무 좋지만 책이 책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할 때는 지적 성장을 위한 읽기가 동반되어야 한다 강조하는 부분이 공감되었다. 요즘 아이의 책읽기가 자연스럽게 줄글책으로 넘어가려는 시점이라 이런 저런 고민에 쌓인 나에게 뭔가 명쾌한 해답을 내려준 것 같아 큰 도움이 되었다.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또는 아이 스스로 저혼자 너무나도 손쉽게 책을 매일 같이 들여다보지는 않는다. 중간 중간 마중물 역할을 해주고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하는 조력자가 있어야만 아이는 유튜브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서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그 마중물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주는 이런 책방지기들이 있기에 오늘도 내 아이의 독서생활에 방향키를 다시 한번 점검해보며 힘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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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교육 혁명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이주호.정제영.정영식 지음 / 시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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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라는 부제로 분홍색 띠지를 두른 이 책은 이미 우리의 실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기술을 교육에 도입시켜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이 담긴 내용들이다.

 

코로나 19로 앞당겨진 AI교육을 이야기하며 교육혁신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우리 교사와 학교 또 우리 부모들의 자세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어 관심을 갖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19세기 학교에서 공부하는 21세기의 아이들, 생각해보라. 현재의 학교 교실은 2차 산업혁명을 거치며 세계로 확산된 공장의 대량생산 체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 모습으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 지표가 의심을 넘어 걱정이 되기도 한 시점이다.

 

책에서는 인공지능 교육은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가 일컫으며 변화하고 실천적인 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기도 했고 또 가장 큰 줄기 였던 하이터치 하이테크교육.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학습 체제를 도입해 교수 강의 부담을 줄이는 차세대 교수 학습 시스템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5가지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하이테크를 지향한다. 그러나 이런 기술 중심 시대는 오히려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기술을 통해 우리를 발견해야 한다. 고로 기술과 인간생활에 대한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술이 발달되는 만큼 인성도 발달되어야 하는 것이 하이터치’.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는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인간중심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 19가 발발했을 시점 갑자기 불어닥친 온라인 교육. 그때는 나의 아이가 미취학 아동이었기 때문에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했었지만 시간이 지난 뒤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화두에 오른적이 있었다. 교육격차. 테블릿이나 PC가 없는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도 없었고, 또 있다 하더라도 분위기가 어수선하거나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수업을 듣는 아이들에게서는 학업이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들이 야기된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처음으로 문해력의 격차와 교육격차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깊이 있게 생각해본적이 있었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한다. 그런 문제점들을 AI개인교사가 개별화된 교육을 지원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개인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학교 교사의 역할은 문제 해결력을 키우거나 프로젝트 학습과 같은 수평적 학습을 시도하며 여유로운 교수지도법으로 아이들의 멘토링 역할을 하는 교사역할(학습매니저)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아이들에게 다양하고도 균등하게 분배되는 차별없는 교육. 그것만으로도 이 AI교육은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희망적인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부모로써 이 모든 내용들을 지지하는 바이고 초등학교부터 시작되어져야 한다는 저자들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바이다. 실제 우리 정부는 2018년에 인공지능 R&D전략을 발표했고 201912월에는 ‘AI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고 한다.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과 인공지능 기초 연구에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며 초등학교 저학년은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에 흥미를 갖도록 2022년까지 놀이와 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 자격 취득과 관련된 고시를 개정, 교직과목 및 관련 전공과목에 인공지능 관련내용을 포함할 계획이라고)

 

뉴노멀로 앞당겨진 교육혁명, 이 낯선 혁명 앞에 나는 어떤 자세로 맞이해야 할지 조금은 준비가 된 것같아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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