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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풋사과
단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성냥과 풋사과 / 단요
#도서지원
최근 읽은 책들이 하나의 궤로 엮이고 있다. 3월 초 아이들과 읽은 독서회 도서에서도 ‘폐허’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그 후’의 일상을 이야기 나누었고, 이번 주 꺾인 올리브 나무가 마당을 지키고 선 집으로 모두를 잃은 이들이 모여드는 소설을 통해 ‘돌이켜지지 않는 삶’에 대해 무겁게 이야기 나누었다.
그리고 오늘, 사고로 유령이 된 엄마가 다섯 살의 어린 아들에게로 가 엄마가 없는 삶을 잘 살아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영원한 작별을 고하는 그림책으로 독서회를 했고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에 대해 숙연한 분위기로 여러 말을 나누었다.
그간의 책과 그것을 이야기 나눈 시간들을 쭉 돌이켜 봤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일, 누군가의 죽음을 목도하는 일, 1이었던 대상이 0이 되는 순간과 조우하는 일. 이 모든 일들에 우린 그저 ‘받아들이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덤덤히 받아들여 본다.
“사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어요. 곁에 있어준다는 마음도, 용기 내 건넨 위로도. 그 모든 것들이 그 당시 저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를 그러해서 그 일들이 시간에 묻혀 사그러 들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요.”
- 오늘 ‘상실’을 이야기하며 마주 앉은 책벗이 한 말이다.
소중한 걸 잃은 이에게 필요한 건 사실 없다. 잃기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바엔 모든 것들이 의미 없다. 해서, 바라지 않기로 한다. 그 아픔에 감히 기웃거리지 않기로 한다. 선재와 건우는 결코 치유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불행한 것이냐 묻는다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될 수 없고, 무너진 마음이 다시 일으켜 세워지지 않는다 해서 세상이 어떻게 되진 않기 때문에. 고로, 나는 그들의 아슬아슬하지만 그런대로 잘 나아가고 있는 위태로운 여정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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