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될 여름에 소다 거품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8
박에스더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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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세계가 무너진다는 건, 끝일까 시작일까?

멸종될 여름에 소다 거품을 / 박에스더

#도서지원
#어른이독서클럽
@jamobook

하나의 세계를 건너가려 할 때 우리는 이전의 세계와 끝이 난다. 단순하게는 학년이 바뀔 때도 그렇고, 결혼이라는 이슈도 그렇다. 직업의 변동이나 이사도 그렇다. 책 또한 한 권의 책이 끝나고 다른 책을 펴는 순간 세계가 이동된다.

그 두 세계의 경계에는 어떤 것들이 놓여있나? 종말이다.

하나의 세계가 무너져야지만 다음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무너진 세계가 나의 전부였다면? 세상 하나밖에 없는 아름다운 곳이라면? 그 세계와의 이별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며 종말과 시작을 떠올린다.

주인공 이름이 ‘미래’라는 것과, 하나뿐인 지구가 보존 행성으로써 인간의 육체가 보관되는 설정에서 많은 단상이 일었다. 중요한 것(육체가 중요한 지구에서는 그것이 안전하게 보존되기 위해 많은 것들이 거세된다)을 지키기 위해 허비되고, 소비되는 것들에 정작 중요한 사랑과, 우정, 연민과 희망이 있는 게 아니었을까? 육체가 중요한 건 다름 아닌 ‘죽음’, 단 한 번의 죽음을 가져올 수 있는 인간만이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삶이어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하루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괴롭고 힘들단 말인가.
우리가 이뤄가야 하는 건 ‘미래’가 아닌 나의 몸이 온전히 존재하는 ‘지금’이어야 한다.

나의 라일락이 눈앞에서 아른거려 하루에도 여러 번 그것을 떠올려본 책이었다. 이제는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해진 녀석을 한 번 더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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