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옹 마음 분식점 1 - 좀비 개가 나타나는 골목
주미 지음, 안병현 그림 / 지구별아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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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옹 마음 분식점 - 주미 글/ 안병현 그림

#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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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침 러닝 중에 커다란 개를 만났다. 진돗개와 셰퍼드가 믹스된 듯한 외형에 크기가 제법 큰 개였다. 처음 그 개를 본 날은 그저 다른 길로 몸을 틀고는 금세 잊었다. 하지만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개는 동네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녔다.

마지막으로 그 개를 본 날,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누군가는 나의 신고를 마뜩잖아 할 것이고, 누군가는 옳다구나 반기기도 할 것이다. 그것에 경중을 두지는 않았고, 신고를 하고 나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가 번갈아 전화를 걸어와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는 것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개 한 마리 구조하는 데에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고?

구조된 개는 수순대로 안락사 되거나 운이 좋아 입양이 될지도 모른다. 조심스레 후자로 바람을 갖고 아이와 용기 내어 신고한 것이었다. 그 일은 경험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내 생에서 유의미한 경험으로 나에게 각인되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언제고 글쓰기에서 한번 정리해 보겠다)

이따금 아이는 묻는다. 엄마, 그 개는 (이름도 지어 줬던 것 같은데 지금 당장은 기억이 안 난다) 어떻게 되었을까? 경찰에 처리 결과도 통보해달라 부탁드렸지만 확답은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더 여기저기서 보인다는 지역 카페 소식을 접하고 나서는 더 이상 행방을 모른다. 구조되었는지, 누군가 데려갔는지. 그것도 아니면 어딘가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숨어 들었는지.

책은, 진수라는 겁이 좀 많은 친구가 좀비 개(떠돌이 개지만 사나운)를 마주하게 되면서 진수에게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한다. 용기가 필요한 진수는 마음 분식점에 들러 용기가 생기는 핫도그를 먹은 후 겁이 없어진다. 그렇게 진짜 겁이 없어진 진수를 부작용으로 강아지가 되고 평소 두려워하던 좀비 개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주인에게 버림받아 구조된 곳에서는 동물 실험이 자행되었고, 어렵사리 탈출해 거리를 떠돌고 있지만 다시 또 개 장수에게 잡히고 만다. 그런 좀비 개의 삶을 가만히 보다 문득 그때 그 개가 떠오른 건 아마도 내 마음 저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던 일말의 죄책감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유치하지만 한편 또 간절하게 읊조려보길, 나에게도 마음 분식점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딸기 생크림 크루아상’을 먹어보고 싶다. 어떤 과정으로 불가피하게 야기되는 상황들을 마땅히 받아들이는 것 또한 우리네 삶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각각의 존재가 당연하게 사그라들어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하기에 필연적인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더라도 그 언저리에서 그것과, 그 존재들과 교감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

그렇게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크루아상을 먹게 된다면 나는 그 개에게 다가가 이야기하고 싶다. 미안, 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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