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읽고 마음에 쓰는 붓다의 말 - 한 글자 한 글자 적으며 내 마음을 벼리는 시간
고운기 지음 / 맘에드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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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
@maum.dream_books

‘손으로 읽’는다는 표현에 마음이 기운다. 아이가 어렸을 때 우연히 참여하게 된 필사 챌린지로 첫 필사를 시작했다. 나를 위한 필사였다기보다 학령기 전 아이에게 ‘글자쓰기’의 허들을 낮춰주고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주 2~3회로 밴드에 필사한 사진을 인증하는 방식이었다. 거실에 교자상을 펴놓고 아이와 마주 앉아 필사를 했다. 아이는 명화그림책으로, 나는 칼데콧상 수상작품으로 각자가 쓸 책을 골라 앉아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

그렇게 시작했다고 하면 어느새 4년차 필사러가 되는 건가? 본격적으로 오롯이 나를 위한 필사를 시작한 건 재작년 말 <명상록>을 아침마다 조금씩 따라 쓰고 부터였다. 당시에는 불안한 마음을 어찌할 도리가 없어 초연함의 끝판왕, 아우렐리우스의 문장들을 따라 쓰며 마음을 다스렸다. 이후 ‘필사하는 마음’ 필사모임에 참여하면서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로 본격 필사를 시작했다. 그때 꾸준히 필사하며 느끼기를, 필사는 단순히 텍스트를 따라 쓰는 것만이 아닌 또 하나의 글을 지어나가는 것임을 꽤 진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이후 만나는 필사책들이 어떻게로든 나에게 이로웠다는 점은 꼭 밝히고 싶다. 재미 삼아 시작한 그때의 필사가 열 살(첫 필사는 7살 초) 이 된 지금도 형태를 조금씩 바꿔가며 매일같이 쓰고 있는 아이를 보면 그때 필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그렇게 4년째 마주 앉아 필사하는 시간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만큼 충만한 시간이다.

기회가 닿을때마다 좋은 필사책을 선택해 매일은 아니어도 곧잘 글을 쓴다. 이 책 <붓다의 말>은 불교 경전인 아함경, 화엄경, 법구경, 능엄경이 저자의 코멘트와 함께 여러 꼭지 실려있다. 칼럼집, 사회과학서, 소설, 철학서등 다양한 글을 필사했지만 법경을 따라 써보긴 처음이었다. 깨달아가 과정에서 만나는 무수한 문장에 손을 대고 곱씹고 또 순간의 단상을 끄적이다보면 그 날의 아침이, 또는 잠들기 하루를 닫는 순간이 제법 포근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손으로만 쓰는 행위를 통해서도 충분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경험의 멸종>에서도 손의 역할과 손이 해야 하는 것들을 잘 설명하지 않았나. 여기 손으로 읽는 필사 책 <붓다의 말>을 따라가며 남은 한해동안 마음에 새기고 또 어루만져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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