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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엄청난 진화도감 - 큰새, 작은 새, 무서운 새
카와사키 사토시 지음, 이은주 옮김, 시바타 요시히데 외 감수 / 이은북 / 2025년 8월
평점 :
새들의 엄청난 진화도감 - 카와사키 사토시
#도서지원 #출판사제공도서
@이은북
오래 전, 한창 신경숙님 소설이 폭 빠져 지낼 때 작가님 소설 속 무수한 나무이름을 외우고 싶어 일일이 적었던 기억이 난다. (한강은 눈, 김연수는 바다 그리고 신경숙은 나무였다.) 가로수 하나에도 눈길이 가고, 당시 ‘자작나무’라는 팬시 브랜드를 그 이름 때문에 부러 사서 쓰기도 했으니. 어쭙잖은 나무 사랑은 오래되었다.
아이를 낳고보니 아이는 신기하게도 ‘식물도감’을 좋아했다. 세밀화 도감에서부터 실제 사진으로 엮인 여러 도감책을 ‘식물 도감’ 덕분에 두루 볼 수 있었다. 살면서 ‘도감’을 볼 일이 얼마나 될까.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생전 안하던 걸 많이 해본다. 똥도감책도 섭렵했을 정도니 아이의 도감 사랑은 한동안 식지 않았다.
이 책 ‘진화도감’은 단순히 ‘조류도감’과는 차이가 있다. 그저 새의 이름이나 모양새를 알아간다기보다 말 그대로 날기 위해 진화한 궤적을 쫓아가 볼 수 있어 좋았다. 열 살이 된 아이가 이 책이 택배봉투에서 꺼내짐과 동시에 호다닥 펼쳐본다. “엄마, 도도새도 있어?” 이제는 없는새, 동화 속에서나,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서나 봤던 새를 아이가 찾는다.
책을 펼쳐 조금 놀랐던 건 새들이 서식하는 공간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왜 그동안 그 지점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지만 파충류에서부터 날지 못하는 새, 대지와 바다, 하늘 각기 다른 곳에 서식하는 새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이라는 게 무척이나 새로웠다. 전혀 새롭지 않은 내용인데 내가 처음 인지하게 되었으니 새롭고 또 새로웠다. 특히나 좋았던 지점은 바로 ‘멸종’여부를 간단한 표와 색으로 전달해준 점이다. 두루미와 따오기 (그나마 익숙한 이름의 새들)가 멸종 취약종과 위기종이라는 사실이 조금 아프기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유난히 새가 많다. 8년 전 이사 왔을 때 남편에게 했던 말이 “여긴 정말 새가 많네?”였다. 우리집은 10층인데 아침에 문을 열어 놓으면 새소리가 피아노 소리처럼 단지안에 울려 퍼졌다. 지금도 한 여름이 아닌 대부분의 계절에는 새소리가 아침마다 울려 퍼진다. 책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지면 나의 앞에서 재잘대는 새 이름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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