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누구든 글쓰기

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본 서평은 출판사 ‘해냄‘ @hainaim 으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

나는 어떤 작가를 좋아할까? 많은 책을 읽다보면 비슷한 내용의 주제도서여도 어떤 작가의 말은 일리 있어 보이는데 어떤 작가의 말은 이상하게도 비약적이거나 공감이 되지 않는다. 차이가 뭘까?(최근 내가 골몰해 있는 사유 중 하나다)

그 차이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지금 이 책 <누구든 글쓰기>를 읽고난 후 어렴풋 알게 되었다. 작가의 글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가 중요했다 나는.

언제고 조승리 작가님의 북토크에서 작가님은 오직 한사람에게 글을 썼다고 하셔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 한사람을 위한 글이 당선이 되고, 출간이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많은 이들을 공감케 하는 글을 써야한다는 기존의 사고방식이 와장창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때도 다 알지 못했던거다. 그 한 사람이 진짜, 실제로 한 사람, 그러니까 특정인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내가 쓴 글로 인해 각각의 한 사람이 온전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글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 물론 작가와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온도와 농도, 색채와 에너지에서 짐작할 수 있다. 글이 쓰고 싶어 죽겠고, 어떻게든 유려히고 멋드러지게 쓴 후 오직 세상에 선보이고만 싶어 내놓는 책들에는 ‘너‘가 없다. 작가인 ‘나‘만 있다. 너가 없는 글은 아무리 읽어도 내 이야기가 될 수 없었고, 작가인 나만 있는 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쭉 이어진 ‘글자‘ 일 뿐이었다.

‘너‘를 위해 매일 아침 편지를 쓰는 저자의 글을 통해 내가 써야하는 글과, 또 내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을 점검해 볼 수 있었다. 나의 삶이 누군가를 향해 그 길의 넓혀주고 이어주고 밝혀주기 위해 쓰일 수 있기를, 송구스럽게도 희망해본다.

미약한 나의 마음이 세상에 단 한사람,
오직 한 사람의 오늘을 덥혀줄 수 있다면 나는 계속해서 움직이고 싶다.

그 어떤 글쓰기책보다 좋았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르겠는, 내가 왜 글을 써야하는지, 왜 다들 쓰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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