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의 눈
토마 슐레세 지음, 위효정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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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 ‘문학동네’ @munhakdongne 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모나의 눈 - 토마 슐레세

“여보, 내일 눈이 안보이게 된다면 오늘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 책을 막 덮고 난 뒤 휘핑거품처럼 부풀어 오르는 감정을 정돈할 여유가 필요해 운전석에 앉은 남편에게 대뜸 물었다. 뒷 좌석에 앉아 있던 아이가 0.1초의 고민 없이 대답한다. ”당연히 나겠지!“ 이 얼마나 황홀한 믿음인가! 아이의 대답에 남편을 손등을 꾹 잡으며 눈을 마주쳤다. ‘우리 딸은 참 좋겠다! 거리낌 없는, 의심없는 아빠의 사랑을 받고 있어서.’ 잠시 고민 하던 남편이 말한다. ”나는 바다를 보러 갈거야.“

우연찮게도 오늘 중앙도서관 독서회 선정도서가 조승리 작가님의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였다. 2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 대부분은 ‘장애’에 대한 정의였다. 눈이 안보인다는 사실은 그녀의 세계에서 일부분일 뿐, 그것이 그녀 삶에 절대적 영향을 끼칠 수 없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게 될 때 장애를 실감 한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끝으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장애와 비장애가 아닌 바로 ‘용기’라는 걸 마음에 새기며 독서회를 마쳤다.

<모나의 눈> 속 열 살 소녀는 어떤 용기를 낼 수 있었나.

서서히 시력을 잃어간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그 세계가 어둠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여기 이 소녀처럼 언제고 너의 세계가 검은색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그 세계를 마주하기까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느닺없는 어둠이 아니라면 검은강으로 건너가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 걸까?

매주 소녀를 데리고 미술관으로 가는 할아버지가 있다. 빛과 색을 잃는다는 손녀에게 할아버지가 주고 싶었던 것이 비단 예술과 작품 따위의 고지식한 교양이었을까. 미켈란 젤로와 렘브란트 판레인의 작품을 보면서 나눈 이야기는 단순한 미술사가 아니었다. 열 살 아이가 처음 작품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6분에 그쳤지만 시간이 지나 1시간 가까이 그림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는 가독성 따위로 설명되지 않는다.

“바로 그거예요., 하비...... 피에르 술라주가 우리에게 남겨준 메시지...... 검은색도 색이다. 심지어 까마득한 색이다......” 591p

무의 존재가 아닌 또 하나의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닫힌 세계는 죽음의 세계가 아닌 또 다른 문이 열릴 수 있는 세계다. 그 세계 속에서 소녀가 마주한 무수한 미술작품은 단순한 그림일 수 없다. 살아가는 일은 기억하는 일이고, 기억하는 일은 이미 사라진 일이다. 사라진 일을 기억하는 방법이 비단 바라보는 것 뿐일까. 내 앞에서 사라졌다해도 내 안에 어떤 빛깔을 띤 채로 살아간다면 그것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제가 시력을 잃게 된다면, 머릿속에 색깔들의 천국이 있으면 좋겠어요......” 4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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