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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살인
카라 헌터 지음, 장선하 옮김 / 청미래 / 2025년 6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 ‘청미래’ @cheongmirae @bookclub.kc 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가족 살인 – 카라 헌터
놀라운 책이다.
꽤 오랫동안 많은 책을 읽은 것 같은데 이런 느낌의 책은 처음이다. 장르가 서스펜스여서 그런 건지, 소설의 구성 방식이 대본집 형태를 띠고 있어 그런 건지, 내용이 계속해서 전환되는 구성 때문인지 딱 하나의 이유로 정의 내리긴 어렵지만 어쨌든, 전무후무한 책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600 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한 채 찰랑 찰랑 넘어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첫 페이지를 편 순간 어? 하는 느낌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와!로 바뀐다. 단순하게 살인범을 찾아내는 단순한 서술이 아니다. 방송, 그러니까 여러 패널들이 한 테이블에 모여 20년이 지난 미제 살인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패널들의 대화를 지켜보며 소설 중간 중간에 적시되어 있는 지문을 따라 가야 한다. 페이드 아웃, 카메라 무빙, 신문 기사와 방송, 댓글화면까지 꽤 상세하게 제공된다. 페이지를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실제 방송을 시청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이는데 이 부분이 꽤 매력적이다.
뻔하게 연결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킴으로 긴장을 고조시킨다. 처음에는 인물의 이름을 하나하나 인지하는 것에 신경이 쓰였지만 4화를 넘어가면서부터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대화만 읽어나가도 전체적인 맥락을 따라가는 데에는 하등 지장이 없었다. 500페이지가 넘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결말에 다다를 수 있었지만 마지막 반전에 다시 한번 허를 찔렸다. (나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고, 마지막 신문 기사를 제대로 읽고서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책을 홍보할 때 ‘꼬꼬무’나 ‘그것이 알고 싶다’ 애청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단순하게만 들여다보면 범인 찾기에 급급 하지만 방송을 애청하는 분들이라면 그 프로그램의 묘미를 잘 알 수 있다. 바로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끌어가는 사회자 혹은 진행자의 목소리, 표정, 말투에서 사건에 더더욱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을. 이 책 <가족 살인> 또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꽤 진지하고 흥미로운 ‘방송’을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읽다보면 600 페이지가 무색하게 어느새 결말에 다다를 것이다.
모든 지문을 읽기 바란다. 사실, 패널들의 대화보다 지문으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사실을 확인하고 또 상상하고, 유추할 수 있었다. 범죄 소설을 색다른 방식으로 접해보고 싶다 하시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과연 생각한 범인이 진범일까? 등장인물이 많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해석해 보기를 추천한다. (이건 스포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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