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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관하여
베레나 카스트 지음, 최호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5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 을유 @eulyoo 를 통해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불안에 관하여 - 베레나 카스트
철학
실존철학은 불안에 대한 성찰을 통해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다. 39
18세기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은 후 ‘이성’을 중심에 둔 철학은 힘을 잃었다. 낯설고 두려운 세계에서 곧 ‘불안정감’이 화두가 된다. 이것이 바로 ‘실존’이다. 허무를 마주한 인간은 자기 고유성에 무게를 두고 자신을 되찾고, 또 본래의 근원으로 돌아가려 한다. 여기에서 실존철학적 불안과 심리학적 불안이 대조된다. ‘바닥 없는 불안’이라고 해서 ‘깊은 상태’의 불안이 아닌 바닥, 즉 받침이 없는 자신에 대한 불신으로 야기되는 불안이다. 그 불안의 철학적 함의가 실존철학을 의미한다. 심리학적 불안은 조금 더 일상적인 불안을 이야기 하고, 따지고 보면 그런 불안이 사실상 우리를 더 괴롭히는 불안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양육
분리-개별화 단계에서 발달이 계속 진행되려면 아이는 양육자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존재로 내면화 해야 하며, 나아가 아이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받아들여야만 한다. 115
인간은 ‘고립’에 대한 공포를 본능 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관계에서 인간이 가장 큰 불안을 느끼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불가피한 분리에서도 인간은 불안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는데 책은 양육자와의 분리를 시작으로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불안을 통제와 방임의 양육 방식을 이야기한다. 역공포 행동(공포를 외면하려 더 강한척을 하려는 행동)과 대상항상성 (눈 앞에 있지 않아도 존재한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의 발달이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관계에 따라 발달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한다.
친밀감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의 찬란한 면이 두드러질 때도 있고 어두운 면이 두드러질 때도 있다. 이런 양면성은 대개 매우 불쾌하게 느껴지는데, 이 점이 상실의 위험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236
아이는 엄마가 좋은 사람일 때도 있고 나쁜 사람일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될 때 진정한 독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을 유능하게 받아들일 수록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안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 대해 다 알게 되면 떠날 것 같은 불안감, 나의 모난 면까지도 정말로 사랑받을 수 있는지 계속해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안정적 애착, 즉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것이라는 믿음이 곧 희망이다. 이 관계를 통해 내가 진정 사랑스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이 책의 띠지에 쓰여 있던 “불안은 희망 속에서 익사한다.”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꿈과 동화
상징적 의미로서의 꿈과 동화를 불안을 해소하거나 인지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인다. 아이가 꿈 속에서 죽는 꿈, 즉 악몽을 자주 꾼다. 마치 데자부처럼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에 눈을 뜨면 숨이 턱 막히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를 언제고 누군가에게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상대가 나에게 해줬던 말이 있다. 그런 꿈을 꾸었을때 불안을 자각하고 좀 더 조심할 것들을 생각해보고,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기회로 삼으라는 말이었다.
꿈 속의 이미지를 되돌아보고 재음미할 때 비로소 삶의 어떤 상황에서 긴급히 깨어날 필요가 있는지, 삶의 어떤 상황을 깨어 있는 의식으로 책임져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315
꿈과 동화(이 책에서 동화는 불안을 대처하는 방법을 효과적으로 알려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를 통해 불안에 맞설 용기를 가져보라 일러준다.
*인상적인 부분을 세 파트로 나눠 소개했지만 책은 더 다양한 관점에서 불안을 이야기 한다. 제목 그대로 불안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방대하고 난해할 것 같지만 전혀! 양육서로 읽어도 좋을 책이다. 정말이지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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