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멋진 일을 하셨소? - 조선의 별별 전문가들
김영숙 지음, 방상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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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서평은 출판사 위즈덤 하우스 @wisdomhouse_kids ‘나는 엄마다7기’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지원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그런 멋진 일을 하셨소? - 김영숙 글 방상호 그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웠다. 마찬가지로 운영하는 공간 ‘책벗뜰’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하기가 곤란했다. 객쩍게 웃어가며 실컷 설명을 하고 나면 돌아오는 대답의 8할은 이런 말이었다. “그런 일 하는 사람, 처음 봅니다.”

내가 하는 일, 나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 사회가 이해하고 인정하는 직업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책을 소개하고 이야기 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그것을 온전히 직업적으로 이해 시키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것을 ‘전문’적으로 인정받는 데에는 나의 능력이나 열정, 방식이나 태도 보다 사회가 제시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내가 하는 일, 그러니까 독서모임을 꾸리고 진행하고 책과 관련된 강의도 종종하면서 서평이나 글쓰기를 일처럼 쓰며 월 임대료를 꼬박 꼬박 내면서 ‘공간’을 운영하고 초등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독서회를 진행하는, 이런 나의 일을 사회는 어떤 직업으로 정의내릴까?

이 책 <그런 멋진 일을 하셨소?>에서 내가 의미를 둔 지점은 바로 ‘멋진’이었다. 시신을 수습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던 승려가 있다. 매골승, 승려 중에서도 출신이 낮은 승려가 그 일을 도맡았다고 한다. 곡비라 해서 초상집에서 전문적으로 울어주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또 전기수라 해서 책을 실감 나게 읽어주는 직업도 있었다고 한다. 양반들은 채통을 고려해 거리로 나가지 못했는데 전기수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소설을 읽어주었다고 하니 지금의 구몬학습 같은 형태의 찾아가는 교육 서비스의 모태가 아닌가 한다. 조선 시대의 직업들이 지금은 어떤 형태로 바뀌었는지 떠올리는 과정이 꽤 흥미로웠다.

조선시대에 살았다면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었을까? 또 훗날의 아이는 어떤 직업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을까? 지금 나의 일은 앞으로 어떻게 설명되고 또 얼마나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순식간에 책을 읽어나갔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든 생각은 우리가 하는 일들이 모두 다 ‘멋진’일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일’을 해서 멋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 해내고 있는 일들 모두가 멋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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