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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ㅣ 빛소굴 세계문학전집 4
프란츠 카프카 지음, 강두식 옮김 / 빛소굴 / 2025년 2월
평점 :
성- 프란츠 카프카
제목만큼 명성도 신비로운 책 <성>이다. 카프카의 소설은 해석하는 이에 따라 의미가 크게 바뀐다고 한다. 특히나 그의 장편소설 <소송>과 더불어 이 책 <성>은 해석이 난해한 작품으로 사후 책의 발간을 도운 막스 브로트의 해설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는 하나 그 또한 자의적이고 주관적이라 실제 저자인 카프카가 어떤 의도로 작품을 썼는지는 끝내 모호한 채로 세상에 선보인 소설이다.
<변신>이라는 작품을 통해 카프카의 작품에 문외한은 아니라 빼꼼 손을 대기는 했지만 부담감이 컸다. 소화는 언감생심, 그저 글자라도 다 읽어보자 호기롭게 책을 펼쳤고,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다. 어렵지 않았다는 말이 어떻게보면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한번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것이다. 줄거리만 좇아가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어떤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느낌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책은 완결한 하나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이 부분이 굉장히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중간 중간 줄을 그은 지점은 대부분 해석하기에 뭔가 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 장면들이었는데 지금에 와 그것들을 다시금 톺아보니 불현듯 작중 k라는 인물이 어쩌면… 귀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무슨 허무맹랑한 말인가 싶지만서도… 용감하게 내지르자면 그가 도무지 ‘정상성’을 지닌 인간으로 보여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초에 바르나바스의 팔장을 붙들고 ‘이동’하는 장면에서 부터 나의 의심이 시작되었던 듯 하다. 시각 장애인도 아닌데 (직업이 측량사) 왜? 못 걸어? 앞이 안보여?
책의 해설(옮긴이 강두식)을 보면서 든 생각이 k가 들어가려 했던, 찾아가려 했던 ‘성’을 하나의 관념으로 받아들이면 끝내 들어가지 못했고, 들어갈 수 없었고, 들어갈 이유도 찾지 못한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디론가 나아가고, 찾아가는 과정 전부를 정신없어 보이는 k를 통해 카프카는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다.
그래서 그는 마을 외곽에서 머무르면서 권위층의 중심부까지 뚫고 들어가려도 애를 쓰지만 허사로 돌아간다. 그렇다고 성에서 해고도 당하지 않은 채 늙어간다. 이것이 이 소설의 내용이며 그 외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없다. 467p
인간 존재 속에서의 포박 상태,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구속력 같기도 하고, 이름 붙일 수 없고 볼 수도 없는 권력자의 손에 의해 희롱당하는 인간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467
당도할 곳이 없는데도 묵묵히, 끝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것 또한 시지프의 형벌과 다를바 없는 것 같다.
@bitsog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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