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 이종산이렇게 산뜻한 sf 소설은 처음 접했습니다. 먼 미래의 인간 군상 내지는 지구의 다양한 생물체들의 공생을 다루거나 그것도 아니면 가상의 존재가 되어 현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을 이뤄내는 이야기들을 다루는 글이 sf잖아요. 그런데 이 책 <고양이와 나>는 기존의 sf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어요.인구의 소수가 고양이가 변했어요. 고양이가 되기 전 선택지를 받았는데 그 선택지에 고양이로 변하겠냐는 질문에 yes를 체크한 인간이 곧바로 고양이로 변한 거지요. 언뜻 아이들 동화 같잖아요? 참, 우리 딸이 애정하는 동화 중 <깜냥>이라는 책이 있는데 말도 안 되게 으른스러운 고양이 깜냥이 등장해 우리네 사는 이야기 곳곳에 스며들어 일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그런 ’동화스러운‘ 이야기로 이 소설을 예상하시면 절대 아니 되옵니다.첫 단편 <고양이와 나>는 퀴어 소설입니다. 사랑하는 상대의 호칭이 마땅치 않은 ’나‘는 고양이로 변한 ’너‘를 같은 마음으로 사랑하는데 그 지점에서 제가 플래그를 붙였어요. 이게 그렇더라고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상대의 모습이 변할 때마다 감정이 같이 변하지는 않잖아요. 아니, 변할 수도 있죠. 그런데 그런 건 사랑이라기 보다 욕망에 가깝겠지요. 아무튼 고양이로 변한 너를 데리고 너의 집, 그러니까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너를 데리고 갑니다. 고양이로 변한 딸이 안쓰러워 여기 두고 가라 이르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고양이로 변한 너도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며 떨어질 이유가 없는 거지요.<이름 없는 출판사>는 또 어떻고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 대부분 책을 참 좋아하잖아요. 단 한 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았고, 글을 쓴다고는 말하지만 책을 출간한 적이 없고, 1인 출판사 대표로 운영하는 사무실은 2년째 아무런 결과물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걸 뭣하러 해? 라고 말할 수 있나요? 책 좋아하는 사람은요. 누가 뭐라고 해도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제아무리 고양이로 변했어도 사랑하는 대상은 여전히 사랑하듯 제아무리 파리 날리는 출판사라도 출판사는 출판사인 거예요.정말 읽기가 수월해서 스르륵 넘어갑니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편하게 읽혀요. 이따금 휴식처럼 가볍게, 또 몽글하게 읽어보시길 권해요. 래빗홀에서 출간되는 책은 비슷한 결을 하는데요. 이 책은 조금 더 인상적이게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sf 소설, 나는 sf 소설이 읽기 어렵다 하시는 분들 계시면 꼭 한번 넘겨보시기를 바라요. @rabbithole_book #도서지원 #고양이와나 #이종산 #sf소설 #단편소설 #래빗홀 #책추천 #소설추천 #퀴어소설 #래빗홀북클럽 #서포터즈 #책사애 #책벗뜰25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