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샘터어린이문고 82
강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 - 강난희

굳이 ‘엉킴털 증후군’같은 병리적 이유를 갖다 붙이지 않아도 나와 같지 않은 존재나 대상은 금세 이질감과 생경함으로 물들곤 합니다. 저만해도 그래요. 꼭 겉모습처럼 분명한 차이가 아니더라도 보편적인 인간상을 그려 놓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면 으레 반감이 들기도 하거든요.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언급하는 말 중 다양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맞다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는 관념을 꽤 정성껏 주입시키지요. 하지만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현실과 진실을 여과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어요. 어떤 연령대건 집단이 갖는 정형성과 편향성은 제아무리 개방적이고 깨인 부모에게서 컸어도 어쩔 도리가 없더라고요.

다른 아이, 다른 사람은 금방 눈에 띄는 법이지요. 그것이 불편할리 만무하건만 왜 그렇게도 그것을 헤집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여기 한 소녀의 머리카락은 아무런 잘못 없는 철 수세미마저 혐오스럽게 만들 만큼 소소하지 않은 문제로 험난한 시간을 융단 깔듯 촥 깔아놓습니다.

어디에나 빌런도 있는 법이고요. 빌런과 이질감이 만나면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이 일어납니다. 제아무리 어린아이여도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어른들의 세계를 꼭 빼닮지요. 저는 진구가 수세미를 지퍼백에 담아와 가방에서 꺼내는 장면을 마주하고는 속으로 욕지거리가 뽀록 튀어나오더라고요. “이 쉐끼 봐라!”

하지만 얼마 안 가 핑크빛 표지 속 윤서의 또록한 눈망울에 세상의 모든 진구를 가볍게 날려버린 듯 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결국 누구의 도움이나 가르침이 아닌 본연이 가진 강함과 소중함, 거기에 더한 사랑스러움을 윤서가 깨닫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가 왜 동화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되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지금 그대와 그대 곁의 사람들을 한번 돌아보세요. 반짝반짝 빛나는 그대가 보이나요?

@isamtoh

#도서지원 #샘터 #철수세미와안수타이 #초등추천도서 #동화추천 #어린이책 #강난희 #최정인 #책벗뜰 #양산어린이독서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