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곁에 머물기 - 지구 끝에서 찾은 내일
신진화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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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도 없고 둘리도 없는
<빙하 곁에 머물기 - 신진화>

알고 계셨어요? 빙하학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저는 정말 신선하고, 신기했어요. 빙하는 뭐 기후 관련 책들 보면 곧잘 언급되곤 하지만 일상적으로? 일반적으로 떠올리거나 생각하는 어떤 단어는 아니잖아요.(아, 저만 그럴 수도 있어요) 근데, 그걸 연구하는 학자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우리나라에? 딱 이 느낌이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바보 같은 챗 지피티도 몰랐던 한라 빙하를 언급하며 한국에는 빙하가 없다는 (당연하겠지만) 내용이 나옵니다. 있지도 않은 걸 연구한다? 와, 너무 신선한 거지요. 단순했던 호기심이 책을 펼치면서부터는 마냥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걸 강하게 느꼈습니다. 이 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건 말마따나 빙하 타고 내려온 둘리가 아니었던 거예요.

책에서 빙하를 ‘타임캡슐’이라 이야기하는데요. 오, 그 지점으로 뭔가 하나의 사유가 탁하고 떨어지니까 이 책이 입체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지구와 우주, 심해 혹은 그 저변의 것들을 지금에 와서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또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잖아요. 그럼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 수천만 년 전 그것들의 언어나 기호가 남아 있지 않은데 어떻게 우리는 그것을 알 수 있나?

빙하는 그때의 것들을 여전히 갖고 있는 하나의 타임캡슐인 거지요. 그때의 날씨와, 그때의 기온, 그때의 자연현상과 그때 그 자체를 빙하는 갖고 있는 거더라고요. 와, 그 지점이 너무 경이로웠어요. 여기서, 그럼 넌 그것도 몰랐어? 하실 것 같긴 한데 어떤 지식적 차원의 앎이 아닌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덥석 안은 것처럼 저에게는 이 책이 무척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기후와 빙하는 너무나도 중요한 관계더라고요. 책의 후반부는 결국 그런 빙하를 왜 연구하고, 지키고 그것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는 있지도 않은 빙하를 그것도 여자가(실제 여성 연구원들의 수가 현격하게 적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연구한다는 것이 경이로운 책이었습니다.

마지막 챕터 소제목이 ‘과거의 빙하와 미래의 지구, 그리고 현재의 빙하학자’인데요.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과거에서부터 존재한 빙하를 현재의 학자들이 연구하고, 찾아내고, 알아내면 미래의 지구에게 그나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염두에 두고 알아내는 것이 결국 100년도 못 살고 가는 한낱 인간인 우리가 그나마의 다음 세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사명과도 같은 일은 아닐까?

@bookpot
@munhakdong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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