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고 아름다워요 - 2024년 칼데콧 대상 수상작 작은 곰자리 79
배슈티 해리슨 지음, 김서정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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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크고 아름다워요 - 배슈티 해리슨

평소 제가 하는 말들이 누군가의 몸과 마음에 따닥따닥 달라붙는다고 생각하면 참 두려워져요. 그래서 말을 하는 직업인으로서 늘 조심한다고 하는데 그게 또 마음처럼 쉽지 않고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기류가 있고 또 사람들이 모인 자리도 같은 의미로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에너지들이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그런 지점들은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발산하는 의식적인 혹은 무의식적인 생각들과 말이 모여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런 말과 기류들이 누군가에겐 독이 될수도 또 누군가에겐 득이 될수도 있습니다. 이 책 <나는 크고 아름다워요>에서 저는 아이의 외형이나 흘러들어간 말들 보다 그것이 아이의 몸과 마음에 들러붙어 스스로를 잠식시키는 지점들이 가슴 깊숙이 다가왔어요.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상대에게 상처가 되는 말들은 날아간 화살처럼 상대의 가슴팍에 꽂히지만 아마도 화살을 쏜 당사자는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 그것에 우리가 생각해 볼 지점은 매 순간의 스스로를 점검해야 한다는 사실이지요.

어여쁜 아이는 옆에 선 아이에 비해 몸이 크고, 큰 몸이라 겪는 불편함을 스스로가 아닌 주변의 반응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장점이고 자랑거리였던 지점들이 시간이 지나 단점과 거추장스러움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마음이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역시나 좋은 그림책은 절 실망시키지 않지요. 결국 눈물에 출렁이던 아이가 손에 쥔 건 남들이 던진 화살같은 말이 아닌 스스로에게 던진 핑크빛 아름다운 말들이었다는 거예요.

상대방의 관점이나 태도로 본인의 자리와 처지를 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든 당위에 좀 더 귀기울이는 것. 사람들 속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스로를 지켜내는 방법입니다. 무심히 내뱉은 상대방의 말은 나를 훼손시키지 못하며 그 말의 무게나 사안은 상대방이 아닌 나의 잣대와 기준으로 재편집하고 재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상대를 납작하게 눌러버리고 고개를 돌리는 일과는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는 나는 나이고, 그런 내가 싫은 상대에게 그럼에도 나를 좋아해 달라 말할 이유를 찾는 것보다 부족하고 실수하고 못난 나도 나이므로 그런 나를 지켜내기 위해 그것들과 꾸준히 맞서야 하는 것이지요.

당신은 고쳐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고쳐야 할 것은 우리가 품고 있는 편견입니다.

모두가 완전하거나 완벽할 수 없고, 상대방이 불편한 지점에서 나 또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의 말에 일희일비 하기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지켜낼 수 있는 장치들을 많이 가져가시길 바라요.

@bearbooks_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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