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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쓰기의 힘 - 초등 글쓰기가 쉬워지는 비밀
김성효 지음 / 경향BP / 2024년 9월
평점 :
고쳐쓰기의 힘 - 김성효
얼마 전 울산 동네 서점에서 진행된 김연수 님 낭독 북토크에 다녀왔어요.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읽어온 작가님의 소설 덕분에 청춘, 사랑, 바다… 그냥 단어만으로도 눈부신 그것들을 한 아름 안고 긴 터널을 지나올 수 있었거든요. 특별했습니다. 무척이나 특별하고 또 아름다운 시간이었어요. 각설하고, 그날 작가님께서 하신 많은 말씀 중 기억나는 말이 있어요. 30년 동안 소설을 쓰신 작가님께서는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요. 잠시 언급하자면 결말을 짓지 마라, 생각이 안날 땐 걸어라, 퇴고를 마치 마지막 과제라 생각하는데 사실 초고는 쓰레기고 수십수백 번의 퇴고로 글은 만들어진다 등등.
퇴고랍시고 한두 번 다시 읽어보는 것을 저대로는 퇴고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떤 글은 딱히 퇴고가 필요 없다 느끼기도 했던 저의 지난 글들이 부끄러워지더라고요. 저렇게 미친(과격하지만 사실입니다) 소설이 쓰는 분도 수십 번씩, 매일매일, 같은 글을 쓰고 쓰고 또 쓰신다는데 내 까짓 게 완성된 글이랍시고 득의 양양 내밀었던 시간들에 고개를 숙이게 되더라고요. 고쳐 쓴다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 뼈저리게 깨달은 저는 아이들의 글쓰기도 같은 마음으로 접근해 보려 합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고 있어요. 뭐, 학원이나 교습소는 아니고요. 딸아이 친구들을 주축으로, 또 오랫동안 저의 최측근인 책벗들의 자녀들을 한데 모아 어쭙잖게 글 쓰는 시간을 가져요. 처음에는 정말 그냥 놀면서 써보자 하는 마음이었는데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글을 너무 잘 쓰는 거예요. 이거 좀 다듬어주면 나중엔 정말 제대로 된 글을 쓸 것 같은 거죠. 그래서 조금 더 힘을 들여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최근 아이들에게 글을 수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막상 제가 어떻게 수정해 줘야 할까 고민이 깊었거든요. 머뭇거렸던 이유는 아이들의 글이 각각 고유의 색채를 담뿍 묻어내며 소중하게 반짝이거든요. 그런데 한 가지, 뒤늦게 깨달은 게 있었어요. 지금도 이렇게 잘 쓰는데 조금만 더 수정하면 얼마나 좋은 글이 될까 하는!
그래서 이 책 <고쳐쓰기의 힘>을 보자마자 단박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신기한 건 제가 글쓰기 지도할 때 유의미하게 생각했던 지점들이 맞아떨어졌다는 사실이에요. 아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지만 결국 마음이 진심이면 통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가 봐요. 기쁘고 또 감사했어요. 아이들의 글을 읽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실제 아이들이 직접 글을 써볼 수 있는 공란이 많아요. 글쓰기는 문제집으로 배울 수 없다는 생각이 짙었는데 배울 수는 없어도 참고는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에요. 최근 독모 책벗이 초등 아이의 글쓰기 지도에 대한 고민을 건네 오셨는데 제가 도움드리고자 건넨 말은, 인풋이었어요. 인풋이 든든한 아이는 언제고 포텐이 터질 테고, 글을 쓰는 기술은 좋은 지도서 한 두 권만으로도 충분히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도움이 필요할 때 참고하면 좋을 책 <고쳐쓰기의 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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