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닌 - 제2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하승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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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닌 - 하승민

파란 피부.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실제 피부가 파란색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파란색이라 해서 단박에 떠오르는 그런 파란색은 아니고, 거의 회색빛에 가까운 파란색으로 이해하면 된다. 책에서는 영화 <아바타>속 캐릭터들의 피부색을 이야기한다. )

이 소설이 단순하게 인종문제나 이주민들에 대한 애환을 다룬 이야기라 치부하면 자칫 가벼울 뻔 했다. 소설의 배경이 다채롭고 인물의 성격이나 구도가 생생하고 몰입감 높아 읽는 재미, 즉 가독성이 좋은것에 하마터면 별 생각없이 주르르 읽어’만‘내릴 뻔 했다.

한참의 리뷰를 거의 다 써갈 때쯤, 미지근한 온도로 김이 다 빠진 콜라를 한모금 마셨다.(사실 리뷰를 단순하게 이주민과 차별, 이방인과 정체성에 대해 쭉 써내렸다가 다 지웠다.) 그래서 나는 이 파란아이를 보며 어떤 생각들과 질문들을 해야 하나.

‘우리’는 과연 ‘우리’가 될 수 있는걸까?
과연, 우리가 정의하는 ‘우리’는 뭘까? 그 ‘우리‘가 실제하기는 한건가?

파란색 피부의 아이라서 배척하고 무시하고 조롱하고 괴롭힌 것이 아니다. 파란색 피부의 아이라서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것이 아니다. 파란색 피부의 아이라서 광기에 사로잡힌 미친놈한테 죽임을 당한것이 아니다. 다 아니다. 모두 다 아니고 아니다.

여행 프로그램을 곧잘 본다. 티브이 속 여행자는 말한다. 해외 여행지에서 한국 사람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그저 한민족이라서, 동포라서 그렇다고. 그때는 그 사람이 어디 출신인지,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진다. 그저, 한국인이라서 반갑고 좋은 것. 그런데, 그때의 한국인이란 우리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한국인이어야 한다.

국적이 한국이고,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 졸업했고, 한국어로 말을하고, 한국에서 일을 하고 살아가는데도 외모가 외국인(이라는 단어 말고 지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이면 그 반가움은 여전히 반가움일까? 한민족이라는 것이, 한국인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우리나라는 뭘 ’우리‘라고 표현하는 것인지 이 책을 통해 떠올려볼 수 있었다.

두서없는 글들 속에서 그럼에도 꼭 하고 싶은 말은 정말로 달라서 다르다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 다르다고 느끼는 것 중 실제 다른것이 이유라기보다는 말그대로 ’정치적’인 편협함이 숨어 있다. 인종과 차별이라는 단어가 붙음으로해서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아!하고 넘어가버리는 무수한 지점들이 책 속 구절처럼 농담같이 느껴진다.

@hani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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