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사우루스 그림책이 참 좋아 107
노인경 지음 / 책읽는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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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우루스 - 노인경

여기 어떤 말을 해도 ‘아니’라고 대답하는 아니 사우루스가 있어요. 막상 나의 아이가 이러면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겠지만 그림으로 들여다보는 아니 사우루스의 대답들은 정말이지 기발하고 또 기특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부정어를 먼저 습득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니야! 안돼! 안할거야!!! 그렇게 부정하는 저항 속에서 스스로의 생각길을 만들어 간다는 의견에 십분 공감하지요.

아니 사우루스는 폭발한 엄마를 피해 사막 한가운데로 나갑니다. 우연히 마주한 커다란 이불, 그 이불을 쉬이 지나치지 못한 아니 사우루스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번뜩이는 생각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요? 그 이불 속으로 하나 둘 공룡들이 모여듭니다. 거대한 티라노 사우루스가 나타났다고 호들갑을 떨지요. 두려운 대상이 다가올 때 보이는 흔한 반응들에도 아니 사우루스는 이야기 합니다. “우리한텐 뿔도 있고, 긴 목도 있고, 날개도 있고, 커다란 이불도 있잖아. 무엇보다도 우리는 겁쟁이가 아니잖아!”

어떠한 현상 앞에서도 쉽게 무너지거나 겁먹지 않는 아니 사우루스. 공룡들은 어느새 아니 사우루스 곁으로 모여 들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나누고 곧 티라노 사우루스를 맞닥뜨립니다. 숨기에 급급했던 커다란 이불을 이용해 티라노 사우루스를 물리친 아니 사우루스. 엄마에게 돌아가 공룡들에게 받은 바나나를 전해 줍니다. 엉뚱하고 말썽꾸러기 같았던 아니 사우루스는 그렇게 자신만의 경험을 펼치며 스스로 익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말을 안듣는거야! 아휴 내가 못살아!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정말 내가 말하는대로만 움직이고 살아가는 아이가 정녕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자신만의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그 올곧음과 단단함을 우리 어른들이 조금은 너른 시선으로 감싸주고 받아주기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가 다가 아니기에 어쩌면 이제 막 세상으로 발을 디딘 아이들이 전해주는 조금은 생경한 그 세계가 실로 더 나은 것들을 한뼘 더 당겨와 줄지도 모를 일입니다.

@bearbooks_publis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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