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딱지 얘기를 하자면
엠마 아드보게 지음, 이유진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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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딱지얘기를하자면 - #엠마아드보게 #이유진

 

1110#도서지원 #문학동네그림책

 

엄마 얘가 피를 흘리고 있어!”

뭉끄(문학동네 그림책 서포터즈) 책은 받자마자 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둔다. 며칠이 지났을까, 아이가 책이 놓인 창가 언저리를 왔다 갔다 하다 놀란 몸짓으로 다급히 나에게 소리쳤다. 다섯 명의 아이들이 모두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누워 있는 그 아이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누운 아이의 무릎에는 선명한 피가 흐르고, 아이의 얼굴엔 눈물 방울이 맺혀있다.

 

어머나! 무슨 일일까? 얜 왜 쓰러져 있는거지?”

덩달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이에게 되물었다.

엄마, 언능 보자, 빨리 펴봐.”

 

제일 먼저 나온 면지에 표지 속 아이를 안고 뛰어가는 어른의 모습이 보인다. 아무렇게나 휘감아 상처옆에서 나부끼는 헝겊, 두 방울 공중에서 떨어지고 있는 핏방울. 어른의 팔에 매달린채 눈물짓는 아이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뭔진 몰라도 덩달아 긴장되고 걱정도 된다.

 

제대로 된 라켓이 없는 탁구대 옆에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놀이는 그 탁구대 주변을 빙빙 도는 일이었다. 순간, ! 넘어진 아이 주변으로 많은 사람들이 달려온다.

피다.”

 

휴게실로 옮겨진 아이에게 커다란 밴드가 붙여진다. 아이의 하루는 온통 빨간빛으로 채색된다. 자신의 상처를 감당하는 게 아직은 어린 친구들이다. 딱지가 된 아이의 상처는 아이 조차도 마주하기가 겁이 난다. ‘증거처럼 말라 붙어 있는 딱지를, 엄청나게 큰 딱지를 아이들에게 자랑하듯 보여준다.

 

수영 시간, 멋지게 다이빙을 하고 난 후 수영장 물위를 바라보고는 눈물이 흐른다. 갈색의 딱지가 물위에서 아래로 가라 앉고 있다. 커다란 딱지가 떼어진 자리는 선홍빛 흉터자리가 생겼다. 아이는 그 흉터자국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좋네요.”

 

우리가 어떤 일을 맞닥뜨렸을 때 당장에 그 일은 아주 커다랗고, 거대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당시를 떠올려보면 별 것 아닌 일들 투성이다. , 그만한 일로 내가 그렇게 걱정하고 고민했단 말이야? 그게 그럴려고 그랬던 거구나! ,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지나고 나면 별 것아닌 일들의 연속이 우리의 삶을 별 것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그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시나브로 깨닫게 된다. 떨어지면 그만인 딱지 같은 일들과 상처일지 모른다. 새로 돋아난 선홍빛 살처럼 내 삶의 색깔을 바꾸어 주기도 하고, 또 다른 삶들을 열어주기도 할 것이다. ‘부딪치고, 다치는경험들이 쌓여 또 다른 삶의 자세들을 배울 수 있다.

 

내 상처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그 상처로 말미암아 한 뼘 성장한 나를 꼭 만날 수 있다.

 

엄마, 봐봐 나도 딱지 있어!”

어디 보자, ? 떨어지고 없네?”

 

상처가 났을 때는 너무 무섭고, 큰 일이 벌어진 것 같고, 아픔이 계속 될 것 같지만

거 봐,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하지? 그리고 우리는 배울 수 있지?

상처가 생기는 과정에서, 우리가 예상하거나 준비하거나 행복한 마음으로 그 일들을 맞을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처는 아물고, 희안하리만치 좋았던 추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야. 우리 이제는 알 수 있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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