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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올해가 시작되면서 시작한 모임이 하나 있다. [더쓰다]라는 글쓰기 모임이다. 작년 연말 지난 1년을 정리해보는 자리에서 우연히 내년 계획에 글을 좀 써보고 싶다는 한 참여자의 말에 불이 붙어 함께 시작해보자며 호기롭게 시작된 모임이다. 매주 돌아가며 글감을 정하고 주말 자정을 기점으로 한편의 글(픽션, 논픽션 상관없이)을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월 첫 주 시작할 때만 해도 몰랐다. 내가 이 모임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건지, 내가 왜 글을 쓰고자 하는 건지, 내가 쓰는 글들은 어떤 글들인지... 4월이 되고서야 시나브로 느끼는 것이 20대에 절절했던 나(작가 지망생이었던)를 달래려는 심산이 발동된, 그때의 나를 쓰다듬는 시간이 나에겐 이 모임에 다가서는 마음가짐인듯하다.
이 모임에서 나는 매주 글을 쓰며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조심스레 열어본다. 그 시간들이 마냥 좋지만은 않지만 이따금 그 시간 속에서 안위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 모임에서 함께 읽은 이 책 <내 삶의 글쓰기>는 우리 모임의 방향성과 어느 정도 맥이 맞닿아있다. (이 ‘닿아’있다 라는 표현도 이제는 다르게 다가오네요. *책 내용 참조)
회고록 및 자서전을 비롯, 에세이와 수필을 쓸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글쓰기 강사인 저자는 오랫동안 실제적인 강습생들을 상대하며 실전에서 필요한 (이론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닌) 여러 방법들은 실제 ‘과제’라는 파트를 삽입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은 바로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기 이다. 책의 첫 부분 이 파트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안도했고 이 책을 읽을 준비가 된 나에게 작은 희망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자신만의 첫문장 만들기로 시작된 글쓰기 과제, 책이 소개하는 과제를 착실히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책을 출간하기에 까지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마술 같은 책이다.
「당신이 쓴 글을 단 한 명의 독자와 나누는 대화라고 생각해보자. p147」
「몽테뉴는 자신의 글을 ‘에쎄essais’라고 불렀다. 이 말은 프랑스 동사인 ‘essayer’ 즉 ‘시도해보다’라는 뜻에서 나왔다. p152」
「무슨 이야기를 하든 초고에서는 정확하고 진솔하게, 하나도 남김없이 종이 위에 쏟아붓자. p196」
「당신의 글에 대해 그 중에서도 최근 끝마친 글에 대해 셀프 인터뷰를 하고 이를 기록해보자. p297」
「그저 당신이 쓰려는 글의 의도와 주제를 부담없이 그리고 즐겁게 이야기하기를 바란다. p304」
「우리가 글을 쓰기로 마음먹게 된 것은 단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p353」
「모든 문단이 절박해야 한다. p377」
‘그럼 계속 써라’ 라는 문구를 끝으로 책은 끝난다. 매주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어느 정도의 목적성과 방향성을 안겨준 책이다. 글을 쓸 때 필요한 자질(도서관을 주기적으로 방문할 것, 조사(글감)를 게을리 하지 말 것, 글의 운동성과 리듬, 구성에 의미 부여할 것, 사실적이고 구체화 시킬 것, 다른 이가 아닌 내가 나에게 먼저 글을 써서 보일 것등)들을 많이 배웠다. 곧 있을 독서모임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