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베이비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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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베이비 - #김의경

 

문정은 다른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면 상처 입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끼리니까 할 수 있는 위로였다. p43

 

다른 사람들과 그녀들은 분명 달랐다. 보이지 않는 유리막이 분명히 존재했다. 정자를 제공하는 남편에게서 조차도 그녀들은 다른부류였다. 그녀들을 오롯이 이해하는 존재는 오로지 그녀들 자체, 뿐이었다. 그래서 그녀들은 서로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그녀들만이 느낄 수 있는 그 간절함과 부당함을.

 

이 책을 읽기 전, 가장 궁금했던건 난임의 끝은 과연 무엇일까? 였다. 난임이라는 것이 끝이 있는 일일까, 끝이 있어야 하는걸까. 끝도 없는 그 일에 그녀들을 왜 그토록 메달리는가. 난임의 목적지가 출산일까, 임신일까. 임신의 시작은 배아일까 태아일까. 여러 가지 의문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왔었다.

 

난임을 겪어보지 않은 내가 난임에 대해 뭐라 말을 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주변에 난임을 겪은 몇몇의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나름대로 특별하게 겪다보니 임신이라는 것이 분명 (지극히)자연스럽고 쉬운일은 아니라는데에 생각이 미친다.

 

세상에 나올 생각이 없었던 아이를 그렇게까지해서 불러 내도 되는 걸까. 운명을 바꿔도 되는걸까. p106

 

난임의 과정에서 겪게되는 비자연적 임신의 과정을 보며 임신의 신의 영역이라며, 하늘이 주시는 거라며 했던 그간의 말들을 한번 되짚에 보았다. 의술의 힘을 빌리더라도 결국 한 생명에 숨을 불어 넣는 일은 신의 영역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그 아이에게 생명을 주는 일이 지금의 의학과 과학이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 아기도 가짜였을까 p45

 

임신이 실패 될 때마다 간호사들이 건네는 다음번엔 진짜 아기가 찾아올거예요.”라는 말 속에서 그 진짜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럼 가짜 아기도 있나? 그렇게 사라져간 아이들은 가짜 아기란 말인가? 가짜 아기는 어째서 가짜가 된것일까? 왜 그 아이들은 가짜가 되어야 하는걸까? 그녀들이 들었어야 할 위로의 말 치고는 너무나도 가벼운 말이었다. 배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고 이름을 붙여주는 그녀들에게는 이미 모든 아기가 진짜일텐데 말이다.

 

정효의 출산소식은 나를 들뜨게 했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또한 그녀들이 어떠한 이유에서건 소원해 마지않는 아이를 품에 안을 수 있기를 바랬나보다. 그렇다면 난임의 끝은 출산이었나보다 나에게는. 난임의 끝이 꼭 출산만은 아니길 바랐는데 마지막 엔딩에서 그녀들이 무엇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그녀들은 아직도 그 긴 여행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다. 그 긴 여행에서 정효의 일이 아픔과 비난이나 동정의 대상이 아닌 공감과 연대와 지극히 깊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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