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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열여덟 어른 - 자립준비청년이 마주한 현실과 남겨진 과제
김성식 지음 / 파지트 / 2023년 1월
평점 :
몇 해 전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나온 얘기가 있었다. 시설에서 사는 아이들은 만18세가 되면 시설을 나와야 하는데 그때 받는 돈이 겨우 200만원이며, 그 돈으로 아이는 스스로 자립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식구인 우리 가족들은 그 얘기를 듣고 모두 아연실색하며 흥분했고 대학 등록금도 안 되는 그 돈으로 단칸방도 구할 수 없다며 너무하다며 성토했고 그런 지원시스템에 강한 불만을 토로 했었다.
그때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존재를. 책에서는 그 명칭 또한 최근에야 바뀌었지 근래까지도 ‘보호종료아동’, ‘시설퇴소아동’으로 불렸다고 한다. 법적으로는 성인이 되었다 해 시설에서 퇴소시키는데도 아동으로 불렀다고 하니 그 아이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시작점부터가 문제투성이다.
책은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제도보완 및 인식 개선, 또 당사자들의 정체성 강화와 미디어문제를 큰 주제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사회적 관심이 많아진 탓에 시설 퇴소 나이가 뒤로 더 미뤄지기도 했고, 또 향후 몇 년간 얼마간의 지원금이 추가로 지원되기도 한다니 나름대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자의 말처럼 ‘돈’을 준다고 해서 그 친구들이 ‘자립’하는것에 일조하는 것은 아니라는데에 동감한다.
‘자립’한다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해야 한다는데에 크게 공감했다. 왜 만18세가 되면 자립을 해야 하는지를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43살이 된 지금 나도, 글쎄다. 누군가로부터 완벽한 자립을 한 모양새인가?
책을 읽는 내내 나의 만 18세, 그러니까 생일이 지난 19살의 나를 떠올려보았다. 그때의 나에게 천만원정도(도 안될 수도 있다)의 돈을 주면서 “자, 이제부터 스스로 살아가렴! 너는 성인이니까 모든 걸 혼자서 하렴!”이라고 세상으로부터 던져졌다면 나는 어땠을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부모’뿐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책에서처럼 시설 안에서도 얼마든지 자기하기에 따라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며 또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많은 아이들에게 세상의 문 앞에서 조금이라도 덜 혼란스러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서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실제 자립준비청년들은 보통의 청춘들과 같은 시선으로 봐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미디어에서 무분별하게 ‘고아’라는 프레임을 자극적인 소재로 쓰는 것에 심각한 문제성을 인식해야 하며, 빈곤포르노를 대하는 자세에 있어 지나친 시혜적 이미지에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의 아이들에게서도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소재 자체의 그 문제점만을 보여주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하려하는 과정, 그 너머의 근본적인 원인을 함께 바라봐야 함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낀다.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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