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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똥통에 빠져 죽다 - 이주노동자와 이주활동가가 들려주는 인권 이야기
생명평화아시아 엮음 / 참(도서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이 책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이주노동자의 실상을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으며 대구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의 차별과 인권침해의 사례들이 이주노동가와 이주활동가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실린 글들이다. 그래서인지 그 참상들이 더 사실적으로 다가왔고 비극을 넘은 참극으로 다가왔으며, 비단 어느 한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만이 아닌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는 생각이 들어 그 심각성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산재 사고 비율이 현격히 높은 환경 에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아주 세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돼지 똥통에 빠져 죽다>는 네팔 청년 두 명이 양돈 농가 분뇨 집수조에 들어가 질식해 사망하는 사고를 조명한다.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비율은 한국인노동자의 산재사망비율의 6배에 달한다고 한다. OECD 산재 사망률 1위의 불명예를 벗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이주노동자들의 안전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안전에 대한 무지를 차치하고 그들이 그 수조에 맨몸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와 사고 이후의 처리 과정이 말이 안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두 명의 청년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고용주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은 선고 받은게 다라고 한다. 그마저도 진심 어린 사과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고 한다.
이주노동자 내에서도 계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일 괜찮은 A급을 고용허가제 노동자라고 하고 고용허가제보다 더 취약한 제도가 외국인 선원제 또는 선원취업제(E-10)이라고 한다. 고용 허가제 내에서도 비자별로 나눠지는데 제조업>건설업>농축산업>그리고 네 번 째가 어업이라고 할 수 있다. 농축산업과 어업은 이주노동자의 이탈이 잦고 불안도가 높은 업종이라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실제 농업과 어업, 축산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하며 많은 문제점들을 꼬집었는데 그 중에서도 선원이주노동자의 삶은 정말이지 열악하고 비참해 ‘차별’이라는 말조차도 차별적으로 느껴질 만큼 끔찍했다.
「제조업 이주노동자가 공장이 안 좋아서 옮기려고 하면 저희가 사업주에게 사업장 변경에 동의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만약 사업주가 동의 안 해주려고 하면 압박을 가하기도 해서 옮기게 해요. 그런데 어업 부문에서 옮기려고 하면 저희가 “A지옥에서 B지옥으로 옮기는 거예요. 그래도 바꿔요?” 이렇게 물어봐요. 무슨 얘기냐 하면 공장은 지금 있는 곳이 밥도 개밥이고, 기숙사도 컨테이너도 제대로 조거도 안돼 있잖아요. 그런데 잘 돼서 옮기게 되면 뷔페식 식당이 있는데도 있고, 기숙사도 원룸 해주는 데 있고, 아주 좋은 데로 갈 수도 있어요. 근데 어업 부문은 어딜 가나 마찬가지인 거예요. p97」
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 사업장에서는 한국인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 어렵다. 머리말에서는 「이주노동자는 위험하고 더럽고 힘들어서 한국인 노동자가 일하기 싫어하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노동력이 부족한 한국의 농촌과 어촌에서 저임금과 열악한 작업환경을 견디며 우리네 밥상을 책임지고 있다 p11」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의 밥상을 책임지는 이주노동자들의 처우와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의 비자 제도를 꼬집으며 체류 자격별로 어떤 산업, 어떤 업종에만 종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런 규정들이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낳고 또 그걸 악용하는 고용주들이 생겨나 차별을 만들어내는 것이니 단순하게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면 당연히 취업할 수 있는 자격을 허용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인간이 누려야 할 당연한 기본 권리라 말한다.
「사람은 불법이 될 수 없습니다. 이주노동자를 불법으로 만드는 제도가 편견과 차별을 조장하고 임금체불과 열악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는 바뀌어야 합니다. 한국에 거주할 수 있다면 취업도 할 수 있어여 합니다. p153」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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