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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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하러 갑니다도 아니고, ‘요가를 하고 있습니다도 아닌, ‘요가 다녀왔습니다에서 느껴지는 요기니의 찐삶을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작가님의 삶을 통해 읽어내는 느낌은 참 단단했다.

 


15년을 꾸준히 하고 계시는데도 실력이 그 시간만큼 늘지 않는 것은 할 수 있는데 까지만이라는 한계점 앞에서 늘 멈칫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게 그녀의 글들 앞에서 한번 더 자각되며 글을 쓸 때 뛰어 넘었던 자신의 한계를 요가에서도 한번 넘어가보지 못한 것을 한번쯤은 후회해볼법한 일이었다 말하는 저자님의 말이 특히나 인상적이게 남는다.

 

한계점과 도달성, 근성과 근면성을 아울러 요가와 글쓰기를 서로에게 단단히 묶어 두었다. 둘 중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고 또 거저 얻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작가님의 삶에서는 그 둘이 절묘하게 맞물려 돌아가야지만 조화롭고 평화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듯 싶다.

 

책 전반에 걸쳐 작가님의 여러 작품들이 어떻게 쓰여 졌는지가 무심히 흘러나오는데 팬으로써 그런 부분들이 너무나도 흥미롭고 재미있고 감탄스럽고 감동스러웠다.



코로나시기와 그 시기에 작가님의 삶이 많이 드러난 글들이 많았다. 그 중 수십년을 글을 쓰셔도 글을 대하는 마음이 늘 새로울 수 있다는 작가님의 말이 인상적이라 옮겨 적어본다. 십수년을 매일같이 한 요가나 글쓰기도 몇 주냐와 상관없이 늘 새로운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것에 의미가 새겨졌다. 익숙하다해서 쉬운 것이 아니라 그 익숙함 속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그 색깔안에서 자신감과 노하우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내년 글쓰기를 시작해보려고 하는데 책 속 글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들이 나의 감성을 톡톡 건드려준다.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것, 그래서 꾸준히 열심히 한계를 뛰어넘고자 마음먹고 해야하는 것.

 

당장에 요기니의 삶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다라거나, 그 때 그 호기롭던 시절에서처럼 작가님작품같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니 그 둘의 절묘한 조화가 나의 구미를 자극하기는 한다. 요가와 글쓰기가 작가님의 삶을 어떻게 풍성하게 했는지(여기에 또 하나 더, 좋은 사람들)가 새삼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고 마흔이 넘은 나에게도 이제는 필요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제 어디서나 작가님의 삶을 무한히 응원하며 사랑하겠습니다. 훈훈한 절친들과 모여 함께 저녁을 먹는 느낌의 따뜻한 에세이 잘 읽었습니다. 너무 잘읽었습니다

내가 달리기를 계속 해 왔다면 다른 건 몰라도 나의 체중이 과체중일 리 없고, 내가 테니스를 이리 오랜 세월 계속 해왔다면 어떤 시합에 출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내 몸은 날이 갈수록 점덤 더 요가 아사나들이 잘 안되고 있다. 무릎이 끊어질 듯 당겨서 숩타 비라 아사나를 일 분 이상 유지하기도 힘들고, 나바 아사나를 할 때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러 이마에서 진땀이 나고, 하누만 아사나는 고통 때문에 아직까지 단 한번도 완성해 본적이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발전은 멈춘 것 같았으니 유지는 되고 있었으므로 큰 회의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는 유지되지도 않고 점점 나빠지고 있는 중이다. - P123

작가 생활은 언제나 자발적 격리 생활이기도 해서 코로나 19로 봉쇄된 일상이 내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잠시 멈췄던 요가는 토대가 흔들흔들 거리고 모든게 허사로 돌아간 듯 절망감을 안겼다. 선생님의 목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을만큼 마음이 휘둘리고 있는 어느 순간에 처음부터 다시... 라고 나도 모르게 웅얼거렸다. 그래, 처음부터 다시... 배우자. 그러면 된다. 한 작품을 마쳤다고 다음 작품에 들어가는 마음이 쉬웠던 적은 없었으니. 글을 오래 썼다고 계속 잘 쓰게 되지도 않으니. 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으니.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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