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중독자들 - 한 저널리스트가 파헤친 패션브랜딩 전략과 그 뒷이야기
마크 턴게이트 지음, 노지양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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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패션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의 세계(디자이너, 패션잡지 만드는 사람들, 스타일리스트, 사진작가, 모델, 옷 입어 주는 연예인, 유명브랜드의 고위층들)를 살짝살짝 엿보고 있다. 그리고 소위 브랜드를 이끌고 나가는 유명인들의 현황 및 가십을 알려준다. 패션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재밌게 읽힐지 모르나, 나에게는 연예인들 우루루 나와 자기네들끼리 수다 떠는 소위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 느낌이다.   

어쨌든 책을 다 읽고 느낀 것은, 패션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더 질기지도, 특별히 더 따뜻하지도, 특별히 더 편하거나 몸에 더 좋은 것도 아닌 옷이, 단지 '스타일리쉬하다'는 것 하나 때문에 값이 엄청나게 차이나게 하려면, 그 '스타일리쉬'란 것이 정말로 중요한 어떤 것이라고 믿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은 물질적인 게 아니라 순전히 심리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위에 적은 패션관련 직업종사자들 모두가 '오, 스타일리쉬한데~?'하고 입을 맞춰  말해도, 소비자가 그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면 패션산업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패션이 쉬 무너지지 않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이유는? 그건 아마도 사회학자들이 말해주어야 하리라. 하지만 이 책에서도 고백하듯이, 그런 환상이 이젠 점점 '상품'이 되어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 환상이란 실제 세계와 다른 것, 이 사회에서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환상인데, 그것이 상품이 되면 더 이상 환상이 아니고, 그러면 패션의 중심부가 무너지는 것이고-, 그런데 또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브랜드나 디자이너는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이게 바로 지금 패션산업의 딜레마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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