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아파트 - 바보, 문제는 아파트야! 우리 시대의 위험한 문화코드 읽기
허의도 지음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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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윤수일의 노래 '아파트'를 읊으며 책을 시작한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낭만이 있는 아파트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낭만과는 전혀 거리가 먼, 욕망과 투기의 대상으로 뒤틀릴대로 뒤틀린, 아파트 본연의 역할(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을 진즉에 떠나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휘청거리게 하고 나아가 사람들의 사는 목적 자체를 왜곡하는, 너무나 커져서 어찌 손대볼 도리조차 막막한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게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다.  

외국사람들이 너무도 신기해하는 반미학적인 모습은 토건대통령 박정희시대로부터의 유산, 집이 아니라 고급과 부자의 상징이 된 건 구별짓기의 심리가 거품을 단 채로 고착화된 현상, 그러니 언젠가는(아마 곧) 터지고 말 거품경제의 핵심, 이웃과 단절시키고 생활의 냄새를 지워버림으로써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감옥으로 점점 변해가는 아파트-. 노무현이 부동산을 잡겠다고 칼을 빼들었지만 정작 주변관료들이 다 강남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운명-. 

사람이 주인인 아파트가 아니라 사람을 노예로 삼는 아파트가 진정 낭만아파트가 되려면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변하는 길 밖에는 없다는 에필로그는 책 전체의 한숨과 답답함을 위로하기에는 전혀 힘을 가지지 못한다. 누구나 술 자리에서 한 번씩 소리쳐보는 아파트에 대한 답답함을 책 한 권에 다 담았지만, 중복된 부분이 많아 정말 술자리의 한탄 정도로 읽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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