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빨강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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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 있는 이슬람사원
진하고 향신료 맛이 나는 터키커피
대추야자로 만든 과자
그리고 가성비 좋은 터키레스토랑

말고는 터키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우리나라 전쟁 때 참전해주고
우리나라를 좋아한다고는 들었는데
내가 정작 관심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첫 문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소설은 첫문장이 결정한다던데
화자가 수시로 바뀌는 게 정신없었다
멋져보이려고 이러나
하긴 살인자를 첮아내는 추리소설이라니까

그림보눈 걸 좋아해
서양미술사며 미술감상 책을 꽤나 읽었는데도
이슬람 세밀화에 관해선 아는 개 없어서
ebook을 급히 주문하고 인터넷 검색하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하권 중반을 넘어서니
32도 기온에 선풍기도 안켜고
더운 줄도 모르고 읽고 있었다

우상숭배를 금지해서 회화예술이 없는 이슬람에서 새밀화는 가능했구나
세밀화가들의 수련과정, 화원의 분위기는 이렇구나
중극 영향을 받아서 중국그림과 꽤 비슷하네? 여백이 없다는 결정적 차이가 있지만
여자들은 벽의 구멍으로 손님들을 보는구나
속마음과 다른 여자들의 화법은 이런 거구나

예술 그 자체를 사랑해서 정말로 장님이 되는 것을 자처했을까?
신의 시점에서 그린 그림의 특징은 이런 것들이구나
원근법과 사실주의적 그림의 충격이 정말 대단했었나 보군
세밀화가들이 정말로 직업으로서의 일과 종교적 신념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했을까?
예술가로서 자기의 스타일을 포기할 수가 있을까?

연애소설이었다가
추리소설이었다가
예술과 종교에 대한 에세이였다가
수많은 사람과 사물의 묘사, 서사였다가

이 책은 잠시도
내 머리가 게으르게 쉬도록 놔두지 않았다
눈으로 줄거리만 따르도록 하지 않고
시장 골목에서 나는 냄새
세밀화 작업실의 붓과 염료 냄새
고서적에서 나눈 먼지 냄새
콩죽과 대추과자의 끈끈한 냄새까지
맡으라 하였다
책의 배경애서 더 더 더 과거로까지
데리고 다니며 여러 술탄들, 화가들, 이야기 주인공들까지 만나보게 하였다

방학을 기다리고
방학 첫머릴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
저자의 다른 책 두 권을 곧바로 주문하고
비로소 에어컨 켜고 커피 한 잔 마시며
넘치는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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