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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에 도둑맞은 탁월함
이재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제목의 탁월함에 감탄합니다. 무수한 평범함에게 도둑맞은 탁월함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궁금증과 함께 기대를 품고 책을 기다렸어요. 보통 일주일이면 도착하는데, 기다리는 줄 알았는지 조금 더 걸렸죠. 기다림이 크니 기대가 더 커지고, 책을 빨리 읽고 싶어 마음이 조급합니다. 탁월함으로 가는 길에 동행해 보시겠어요?
저자 이재영은 한동대학교 교수이자 포스코 석좌 교수입니다. ‘The POWER-X Lab’를 운영하며 학생들과 기후 위기대응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누구나 천재를 가슴에 품고 세상에 왔다는 신념을 갖고, 개인의 천재성을 꺼내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어요. <노트 쓰기로 당신의 천재성을 끌어내세요>라는 세바시 강연으로 알려졌고,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이라는 책을 통해 평범의 틀을 뛰어넘어 탁월함으로 나갈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PSC 교육이라는 새로운 학습방법을 고안해서 확산시키고 있어요.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임상의 결과를 갖고 있죠. 이 책은 그 탁월함에 대한 책입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거미줄에 걸린 우리가 느끼는 피로사회에 대한 개념 정의로부터 시작해요. 거미줄에 걸린 삶에서 거미줄을 끊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탁월한 사람들과 경기장 밖의 보물에 대해 말하죠. 2부는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해지기 위한 7가지 조건이 실려 있습니다. 통찰력, 괴짜 정신, 발전의 발판이 되는 결핍, 우직한 도전 정신, 꺾이지 않는 의지력, 완벽함을 추구하는 프로 의식, 세상에 없는걸 만드는 인문학적 성찰이 그 7가지예요. 마지막 3부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함에 이르기 위한 도구 7가지를 싣고 있습니다. 반드시 휴대하며 순간의 영감을 놓치지 않는 노트, 침묵으로 탁월해지는 도서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편지, 앞길을 알려 주는 멘토, 효율을 높여주는 창조의 시간, 나만의 것을 생산하는 작업실, 스트레스를 없애는 휴식이 7가지 도구입니다. 이렇게 쭈욱 훑어보면 정말 별거 없어요. 그러니 평범함에 속은 탁월함이겠지요. 내가 거미줄에 걸린 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 사람들의 피로 가운데로 들어가 볼까요?

나를 속이는 모든 그물을 걷어내는 것에서, 참다운 자기를 발견하는 ‘나다움’으로 가는 것에서 우리는 그물 너머의 세계로 나아간다. (p69)
탁월함이 무엇인지 여러 비유를 들며 설명합니다. 거미줄에 걸린 곤충처럼 거미의 밥이 되는 삶이 아니라 거미줄을 끊고 높이 날아오는 것이 탁월함이라고 해요. 간신히 날아 그물에 걸리지만 않게 아슬아슬한 비행을 하는 것은 또 다른 평범이라고 합니다. 날아오르되 더 멀리, 그물이 감히 덮여오지 않는 높이로 날아가는 것이 탁월이라고 해요. 그 탁월함에 이르는 길은 첫 번째가 다른 사람과 다른 나, 나다움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처럼 튀는 사람을 거의 죄악시해요. 남들과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사람이 되고 모자란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탁월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런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나다움을 발견하고 키워나가야 해요.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똑같은 외모나 성격이나 능력은 하나도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나, 그 나다움을 계속 키워 나가는 것이 탁월함에 이르는 길이 되죠. 나다움을 생각해 보지 못한 저는 당황합니다. 무엇이 나다운 것인지 늦었지만 진지한 질문과 탐구를 시작해 봅니다.

모든 것이 채워진 만족스러운 상태를 자랑하지 말고, 눈물 나도록 억울한 결핍에 감사하라. 가난뱅이도 태어났든, 배우지 못했든, 몸이 약하든, 눈이 보이지 않든, 마음의 상처로 걷기조차 힘들든 간에 이 모든 결핍은 탁월함의 발사대일 뿐이다. (P149)
큰 수술을 한 후 체력은 좋지 못합니다. 수술한 지도 4년 차가 되어 가지만 여전히 무리하면 피곤하고 힘들어요. 종일 근무로 돈을 벌 수도 없고, 시간은 넘쳐 나는데 체력이 떨어져서 하고 싶은 일도 많이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남들은 모두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가는 것 같은데 저는 걷고 있는 것 같아요.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책을 읽어도 잘 집중하지 못합니다. 조급함에 사로잡혀서 편안한 마음이 들지 않죠. 늘 무언가를 바쁘게 하고 있지만 남는 것은 없는 것 같은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어 더 불안해지는 악순환입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고 마음을 바꿔봐요. 생각도 바꿔보고요. 약한 체력이, 건강하지 않은 제 몸이 탁월해질 수 있는 발사대입니다. 약한 체력으로 병으로도 탁월해졌던 칸트와 링컨의 예를 들면서 설명해 줘요. 자신의 약한 몸으로 인해 평생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지 못하고, 철저하게 일상을 관리했던 칸트. 칸트는 그 약함을 불리하게 생각하지 않고 극복했습니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요. 칸트가 정확한 시간에 산책을 해서 주위 사람들이 칸트를 보면서 시계를 맞췄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저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애써요. 정해진 만큼만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고 산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집안일을 하고 틈틈이 책을 읽을 시간과 체력이 생기거든요. 내 부족함이 탁월함에 이르는 특별한 조건이라고 스스로에게 일러줍니다. 약한 몸으로, 아픈 몸으로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탁월함을 위해 오늘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새로운 것을 도전해 봅니다. 쉽지는 않지만요.
책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을 기대하고 읽은 사람들은 저처럼 약간 실망할지도 몰라요. ‘결핍은 탁월함을 위한 발사대다, 의지를 가지고 계속 도전해서 이루어내야 한다.’ 이 책이 아니라도 많은 책의 거의 기본처럼 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평범함에 속은 탁월함이라는 제목에 딱 맞는지도 모르죠.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함이 결코 평범함이 아니며 우리 모두는 천재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 천재성을 깨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바보를 봤나 싶은 자신도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다르고 탁월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탁월함의 첫 번째 조건으로 통찰력을 말해요. 통찰력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유의 시간과 독서가 있어야 하고,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훈련이 필수입니다. 탁월함이라는 말은 쉽지만 이르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경지죠.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괴짜 정신을 말하는 것도 말은 쉽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보면 금세 주눅 들고 자신의 행동이나 옷차림을 바꾸죠. 하지만 개성을 가지고 일관성을 추구하는 괴짜는 탁월함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결핍을 부족한 단점으로만 보지 말고 탁월함을 위한 조건으로 보고 결핍이라는 거미줄을 끊어야겠습니다. 거미줄을 끊고 경기장을 나와서 자신이 직접 경기장을 만드는 거죠. 그것이 탁월함입니다. 정해진 어떤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과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죠.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도구 7가지를 챙기세요. 노트, 도서관, 편지, 멘토, 창조의 시간, 작업실, 휴식을 챙겨서 탁월함을 이루는 삶으로 더 높이 날아올라 봐요. 감히 누구도 잡을 수 없도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