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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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올리는 카페에서 새로운 책을 만나는 것이 심심한 일상의 행복이었습니다. 다시 취업 준비로 바빠서 아쉬움을 참고 있다가 니체의 책이라 앞뒤 제지도 않고 신청했어요. 무려 2주가 넘는 기다림도 니체라 행복했죠. 이 행복 책을 덮을 때까지 이어질까요?


저자 니체는 19세기 후반 독일의 철학자로 그의 사상은 전통적인 도덕, 종교, 철학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서구 사상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그는 편안함과 평범함을 넘어서는 삶을 지향했으며,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하고,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초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지요.

이 책은 니체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인 ‘존재의 목적과 가치’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니체의 철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독자들에게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적극적으로 자아를 실현하고,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도록 도전하고 있죠. 의미와 깊은 질문에 대한 답, 깨달음으로 가는 고통스러운 여정, 우리 이해받지 못한 자라는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니체의 육성을 듣는 듯 짧게, 길게 이어집니다. 달콤하지는 않지만, 머릿속에서 번개가 번쩍이는 니체의 말을 들어 볼까요?


폭풍 같은 삶을 견뎌내는 이에게, 바닥끝까지 내려가 땅 밑으로까지 파묻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당신은 땅속에 묻힌 게 아니라 심어진 거라고. 나를 믿어라.(p42)

앞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상황에서 버티는 일상을 견디는 취준생 큰 딸아이가 생각났습니다. 어제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가 오늘은 전부 포기하고 싶은 마음 상태를 오가며 그냥 버티는 중이죠. 안정적인 직장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혹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상황에 떠밀려 나이만 먹고, 직장인이 되어야만 하는 고민과 갈등이 폭풍 같습니다. 겉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 내면의 폭풍을 견디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버티는 딸아이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어요. 땅속에 묻혀서 잊힌 사람이 아니라, 땅속에 묻혀서 가능성도 희망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나무처럼 심긴 거라고요. 인간은 100년을 겨우 살지만 심어진 나무는 500년도 거뜬히 살아남기도 합니다. 니체의 말을 양분 삼아, 딸아이에게도 격려의 말을 건네요. 너는 땅에 묻힌 것이 아니라 심어진 거라고, 너를 믿으라고!


109 우울한 사람

우울한 사람 한 명만으로도 가정에 끊임없는 불쾌함과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러한 사람이 없는 가정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왜냐하면 행복은 그렇게 쉽게 전파되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p155)

행복은 쉽게 전파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긴 좋은 것들은 쉽게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매일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지만, 하루 이틀만 쉬어도 하기 싫어집니다. 그렇게 열심히 습관을 만들었는데도 말이죠. 운동하는 것과 꾸준히 책을 읽는 것, 만나는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것들도 쉽지 않습니다. 마음을 다잡고 의식하지 않으면 원래의 못난 내가 튀어나오죠. 이렇게 힘든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밝은 사람들,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함께 있으면 나까지도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는 사람들 말이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아요. 하긴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행복이 귀하고 좋은 것이겠죠. 행복까지는 힘들더라도 최소한 나의 우울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는 말아야겠다고 니체의 말을 새깁니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려고 깊은 심호흡을 하고 허리를 곧추세웁니다. 초인까지는 멀고도 먼 길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면 언젠가는...


책은 읽기 쉽습니다. 문장은 짧지만 내용은 짧지 않아요. 그 짧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니체의 매운맛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겨우 이 책을 읽고서도요. 하지만 공부하느라 바쁜 둘째 딸아이의 방을 들락거리며 좋았던 부분을 읽어줍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도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딸아이의 책상 위에 슬며시 놓아둬요. 언젠가 읽어보라는 무언의 압박입니다. 축구 유튜버로 유명한 감스트의 책님이 생각났어요. 짧은 문장이 실린 책을 펼치면서 그날의 승부를 물어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책도 고민이 있을 때, 마음이 힘들 때 아무 페이지나 읽어도 답을 줄 것 같아요. 다정하고 따뜻한 메시지가 아닐지라도 날카롭고 분명한 해결책을 줄 겁니다. 달콤한 말에 익숙한 나, 나만은 편하고 살고 싶다는 나약한 나를 강하게 만들어줄 강력한 니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책을 펼치기만 한다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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