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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대신 인문학을 선택했습니다 - 자유롭고 단단한 어른이 되기 위한 43가지 삶의 태도
이윤영 지음 / 나무의철학 / 2023년 11월
평점 :

책을 끌어당긴 키워드는 인문학입니다. 불안은 익숙한 감정이고, 인문학으로 불안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호기심이 생겼죠. 인문학은 언어, 문학, 역사, 철학을 하는 학문이라고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나옵니다. 한 마디로 인간에 관한 모든 학문이죠. ‘사람과 문학 둘 다가 어려운 것이라 인문학이 어려운 건가’ 혼자 생각하며 책을 펼쳐요.
저자 이윤영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해력을 공부하고 있어요. 20년간 방송작가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아동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문해력과 표현력 향상을 위해 고민하는 작가이자 연구가로 살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글쓰기가 만만해지는 하루 10분 메모 글쓰기>, <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10분 초등 완성 메모 글쓰기>, <자기표현력>등이 있어요. 그동안 읽고 쓰고 가르치며 접하게 된 수많은 책에서 만난 심리학, 철학, 역사학, 예술 분야의 위인들을 통해 깨닫게 된 삶의 통찰과, 여행처럼 유연하게 살기 위한 관점을 모두에게 전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삶의 위기가 찾아왔을 때 인문학을 만나는 법이 실려 있고, 2장은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나와요. 3장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지만 배워야 하는 것들을 다루고 있죠. 4장은 중년의 삶은 태도가 결정한다는 주제로 중년도 전성기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5장은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유지하는 힘에 대해서 나오죠.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위기를 경험합니다. 그 위기를 어떻게 보고 배우고 이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내 몫입니다. 삶이 나를 가차 없이 후려치더라도 유연하게 흔들리며 뿌리는 뽑히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이 책을 읽으면 가능할까요?
어제의 나에 비해 오늘의 나는 얼마나 더 책을 읽었고, 운동을 했으며, 좋은 일을 했는가를 스스로 점검해보세요. (p39)
타인과 비교하는 삶은 지옥이 됩니다. 마음은 폭풍 속의 돛단배처럼 흔들리고, 뭘 해도 만족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늘 만족했더라도 내일 더 잘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똑같이 힘들어지니까요. 글을 잘 쓰고 싶어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해요. 처음에는 내가 잘 쓰는 줄 알고 우쭐해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사람들의 글이 눈에도 귀에도 들어옵니다. 그냥 쓰는 것 같은데 잘 써요. 그러면 내 마음은 복잡해지고 표정 관리는 힘들어져요. 시간과 정성을 쏟아도 글쓰기는 금방 나아지지 않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어져요. 그러다가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생각해 봅니다. 이 감정은 무엇인지, 무엇이 이렇게까지 힘들게 하는 것인지를요. 그러면 어김없이 타인과의 비교가 있고, 잘하는 누군가를 향한 시기와 질투가 있습니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라는 말은 쉽지만 어렵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쉽지 않아요. 운동이 좋은 줄 알지만 운동이 어려운 것처럼. 마음 건강과 실력 향상에도 좋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 말이죠. 하지만 해내야 하는 미션입니다. 오래 자기 자신과 잘 지내고 건강한 자기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내야 하는 것이죠. 마음속 폭풍에서 가엽게 흔들리는 돛단배 같은 나를 건져줄 말입니다. 앗! 어제보다 오늘 책도, 운동도, 좋은 일도 더 많이 못 했네요.
마지막으로 늘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인생을 조금은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62)
인생의 권태에 대해 말하면서 마지막에 제시한 방법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 인생의 권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하는 말 중의 하나는 이것입니다. ‘조금 덜 열심히 해도 돼.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마!’ 이렇게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 후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짐이 무색하게 열심히 하는 내가 보입니다. 열심히 대답하고, 열심히 찾고, 읽고. 두 시간 프로그램을 참여하고 돌아오면 탈진할 정도로 힘이 없어집니다. 모두들 똑같은 수업을 듣는데, 나만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것 같아요. 대충 하는 것이 아니고, 조금만 열심히 하는 것을 연습 중입니다. 너무 열심히 했더니, 실망도 크고 스스로에게 짜증도 많이 났거든요.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없는 것 같아서 또 조바심도 나고요. 저는 저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입니다. 모두 열심히 하고 열심히 해서 몸도 마음도 상하는 모양이네요.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나만이라는 좁은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나만 불안한 것이 아니다, 나만 고독을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다, 나만 실패를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만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접하게 되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세상 속에서 혼자만 외계인 같다가 비로소 사람이라는 느낌, 안도감이 찾아오죠. 이러니저러니 해도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인가 봅니다. 대충 하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너무 열심히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늘은 이만큼만 열심히 하면 된 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스스로를 다그치며 몰아붙이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글쓰기 든지, 책 읽기든지요. 단순하게 열심히만 하면 잘 될 줄 알았는데, 열심히도 방향이 맞아야 하는 것이고, 필요한 타이밍이 맞아야 하는 것을 배워요. 지금은 힘을 줄 때인가, 힘을 뺄 때인가를 분별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그래서 지금은 이 책을 만날 때였던 겁니다. 좋은 친구에 대해서도 배우고, 실패와 슬픔을 공부해야 하는 것도 배웁니다. 글을 쓰면 자신에게 각인이 되어 더 좋은 사람이 된다고 해서 위로받았어요.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는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좋은 사람이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좋은 사람인지 자신이 없었는데, 글을 계속 쓰면 좋은 사람이 된다고 하니 감사하고 해볼 만하다고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인용된 책도 많았지만, 무엇보다 쉽게 잘 읽힙니다. 딱히 걸리는 부분 없이 술술 읽힙니다. 한번 잡으면 그냥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요. 하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습니다. 좋은 친구가 되는 길이 쉬운가요? 아니면 좋은 글을 쓰는 길은요?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법은요? 정확한 말과 글을 쓰는 법은요? 읽기엔 쉽지만 살기엔 어려운 내용입니다. 마치 성경처럼.(성경은 읽기도 어려운가?) 삶의 지침서들이 없어서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침서들이 너무 많아서, 참고서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봐야 할지를 모르는 지경이죠. 또 살지는 않고 읽기만 하니 머리만 비대해진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저도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한 달 읽은 책의 권수를 기록할 때는 뿌듯하고 만족스럽거든요. 그렇게 읽은 책에서 하나라도 실천해야 하는데, 그건 뒤로 미루고 읽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읽기만 하던 독서에서 실천하는 독서로, 이 책을 계기로 한 발 나가봐야겠어요. 실패하더라도 그 실패를 통해 배우면서요. 당신도 함께 하실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