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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암에 걸리지 않는 식사법 - 암 치료 후 재발 방지와 새로운 식습관을 위한 ㅣ 헬스케어 health Care 25
이지원.김형미.이승연 지음 / 싸이프레스 / 2023년 9월
평점 :

삶에서 예측 가능한 일은 몇이나 될까요? 전혀 예상치 못하게 암을 경험했고, 어쩔 수 없던 경험이었지만 두 번은 경험하기 싫었습니다. 모를 때는 무식하게 용기라도 내 볼 수 있지만 알게 된 고통과 과정들은 용기를 갉아먹죠. 제 삶에 다짐하듯 다시는이라고 주문을 걸어봅니다. 그 주문을 이루어줄 책을 골라요. 실천이라는 무거운 방법도 함께.

저자 이지원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입니다. 현직에 있는 의사 선생님이 암의 표준치료와 함께 병행하면 좋을 식사법에 대해 말해요. 건강기능식품 심의 위원, 비만, 대사증후군, 영양과 관련한 다수의 국책연구 사업을 수행했고, 관련 분야의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EBS <명의>, KBS <생로병사의 비밀>등에 명의로 선정되어 익숙한 얼굴이죠.
메디 쏠라 연구소 소장님인 김형미 저자는 연세대학교 임상 영양 대학원의 개원 교수입니다. 영양에 관련된 다양한 대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환자의 영양관리 관련 국책연구 사업을 수행했고, 여러 편의 논문이 있어요. 저서로는 <제대로 먹어야 암을 이긴다>, <최고의 위암 식단 가이드>등 15권의 환자식 관련 책이 있습니다.
마지막 저자는 이승연 메디 쏠라 대표입니다. 매디 쏠라는 건강할 때부터 예방을 위하여, 또는 생애 주기에 따른 영양관리의 변화가 필요할 때, 질환에 따른 특별한 식사관리가 필요할 때 등 다양한 상태와 상황에서 최적의 영양 설루션을 제공하는 전문적인 ‘케어 푸드’ 브랜드입니다. 이승연 대표는 자신이 직접 겪었던 몸의 통증을 통해 음식과 식단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해요. 그래서 전문적인 예비 엄마 식단, 대사 식단, 암 케어, 당뇨케어, 신장 케어 식단을 통해 다양한 맞춤형 영양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죠.
보통 저도 그랬지만, 암 환자들은 치료가 끝나면 바로 예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체력은 쉬어도 나아지질 않고, 음식을 잘 먹지도, 소화시키지도 못하는 몸이 되죠. 그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마음까지 힘들어져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싶은 우울감이 환자를 덮치는 거죠. 책은 그런 암 환자의 특성을 아주 잘 설명하면서 시작해요. 암 치료가 끝났을 뿐 삶은 계속되어야 하고, 전과 다른 몸을 잘 달래면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발을 막기 위해 건강 설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하죠. 두 번째는 다시 암에 걸리지 않는 새로운 영양관리라는 제목으로 비막을 막고 표준 체중 유지하기가 제일 먼저 나옵니다. 단순히 굶어서 체중만을 빼는 것이 아니라(암 환자의 경우 매우 위험합니다)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파악하고 다양하고 골고루 먹어서 영양의 균형을 잡아야 합니다. 어느 것이 좋다고 그것만 먹는 것이 아니라, 과하지 않게, 자연식품으로 섭취해서 영양소를 채워야 해요. 귀찮거나 번거롭다고 손쉬운 영양제에만 의존해서도 안 됩니다. 세 번째는 건강한 세포를 만드는 가장 강력한 암 극복 식사법이라는 제목으로 건강한 식재료의 선택부터 나와요. 영양적으로 완벽한 식단을 현실 식단으로 설계하는 법과 건강한 외식을 위한 팁도 나옵니다. 식사로 다 챙길 수 없는 영양소는 영양제를 먹는 방법도 설명하죠. 네 번째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건강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1일부터 15일에 걸친 건강 식단이 사진과 함께 조리법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또 일품요리 15가지, 죽, 수프, 영양 음료 12가지, 간식과 음료 10가지도 알차게 실려 있죠. 마지막 다섯 번째는 식습관이 깨진 상황에 대처하는 회복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7가지 상황별로 정리된 식단이 나옵니다. 암이 불치병이 아니며,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는 설명부터 식생활 개선과 관리를 위한 레시피까지 정말 다양하고 꼼꼼하게 실려 있죠. 오늘은 피로감이 심한 날이니까 장어탕이나 낙지 깍두기 볶음밥, 소고기 청경채 볶음 중에서 골라봐야겠어요.

오메가 3와 오메가 6 섭취의 황금 비율
1:1~4
튀긴 음식을 먹지 말라는 유튜브를 많이 봤어요. 암 환자가 먹지 말아야 할 것 중에서 맨 처음을 장식하는 것이 튀긴 육류입니다. 그래서 기름에 볶는 요리까지도 거의 먹지 않았어요. 가끔씩 계란 프라이가 먹고 싶을 때는 고르고 고른 아보카도 오일을 살짝 둘러 해 먹었죠. 간혹 식당에서 나오는 조기 구이(거의 튀김인)나 가자미 구이는 먹으면서도 찜찜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새롭게 다시 세팅합니다. 적정한 비율이 중요하고, 오메가 6도 먹어야 한다는 것을요. 역시 알아야 하는 겁니다. 카놀라유는 좋지 않다는 유튜브 내용이 많았는데,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암으로 인해 치료받지 못해서 사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전에는 병원비가 생사를 갈랐다면 이제는 식단 관리와 몸 관리가 생사를 가르는 시대죠. 물론 식단 관리와 몸 관리에도 돈이 들어가지만. 올바른 지식을 갖고 신선하고 균형 잡힌 식단 관리가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 갈 겁니다. 굳이 암 환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요.

죽, 수프, 영양 음료 중에서 마녀 수프라는 것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병아리콩과 렌틸콩을 불려 양배추, 양파, 브로콜리, 토마토와 끓이는 수프죠. 마녀라는 이름에 걸맞게 닭다리살을 구워 함께 끓여 영양가를 높이는 수프입니다. 콩이 식물성 단백질로서 가장 훌륭하다는 것은 거의 모두가 아는 사실이죠. 하지만 콩을 매 끼니 먹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콩은 그 자체로 단단하기 때문에 미리 불리는 수고도 필요하죠. 그러다 보면 사 놓은 콩들은 김치냉장고에서 잠을 자고, 내 식단은 빈약해집니다. 건강을 챙긴다는 것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관리하는 것이라 새로운 결심이나 의지가 필요하죠. 그러다가 어떤 날은 타협을 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쯤은이라고. 하지만 그 오늘 하루쯤이 이틀이 되고 삼일이 되기는 너무 쉽습니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은 엄청나게 어렵고 힘들지만 좋지 않은 습관들은 가만히 있어도 되죠. 김치냉장고 속 잠자는 병아리 콩과 렌틸 콩을 꺼내 마녀 수프를 만들어야겠습니다. 다가오는 명절 힘들 나를 위해 먼저 챙기는 선물처럼요.
처음 서평단을 신청할 때는 그냥 음식 레시피만 잔뜩 있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받고 첫 장을 넘기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먹는 것처럼요. 암 환자로서 겪는 마음의 고통과 갈등, 넘쳐나는 정보들로 인해 헤매는 마음들을 가만히 위로하는 것 같았습니다. 표준 치료가 끝나면 모두 끝난 줄 알았던 시절이 생각났고, 관리하기 위해 여러 곳을 기웃 거린 제 모습이 보였지요. 누구도 알아주지 않던 마음들이 위로받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책에 더 신뢰를 보내고 깊이 빠졌으며, 다시는 암에 걸리지 않을 것 같은 희망도 생겨났습니다. 사랑과 위로의 마음이 가득 담긴 음식을 대접받아 본 적 있나요? 그 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처방전이었으며, 약이었고, 희망이었죠. 마음을 다한 3명의 전문가가 건네는 아름다운 마음 한자락, 당신을 위해 펼쳐 놓습니다. 누구도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식단 관리가 힘들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책을 선물하듯 보냅니다. 내게도, 아직도 암이라는 어두운 동굴 속을 걷고 있는 당신에게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