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꿀벌의 예언 1 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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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 가장 많이 들은 뉴스 가운데 하나가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꿀벌에 의해서 식물의 80%가 수분을 하는데, 꿀벌이 멸종될 경우 인간의 삶도 길지 않다는 우려 섞인 내용이었죠. 대부분의 뉴스처럼 흘려들었는데, 아버님의 텃밭 야채들이 작년과 달랐습니다. 오이도 가지도 토마토도 결실이 잘되지 않아 수확량이 줄어들었어요. 모르고 있던 꿀벌의 성실함과 필요성을 느끼며 책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덟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입니다. 성실함과 끈기로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양의 소설을 쓰기로 유명하죠. 어릴 때 앓았던 강직 척수염으로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에도 이야기를 상상하며 그 시간을 견뎠습니다. 꾸준히 글을 쓰면서 과학에 관심이 많아 과학기자로 활동해 오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어요. 오랫동안 쓰고 있었던 개미를 출간하면서 작가가 되지만,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하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우연히 출간된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 다시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이후에도 영계와 사후세계, 퇴행 최면 등에 관심을 기울이며 다수의 책을 출간합니다. 항상 독창적인 시선과 아이디어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책을 출간하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라는 소리를 들어요.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이 책은 꿀벌이 사라진 30년 뒤의 세상을 엿보고 이를 막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 르네의 모험이 펼쳐지고 있어요. 퇴행 최면사로 살아가던 르네가 퇴행 최면을 쇼처럼 보여주는 프로그램에서 참가자가 우연히 미래를 보자고 도발을 합니다. 르네는 자신도 해 본 적 없지만, 파트너인 오팔의 격려에 힘입어 미래를 보는 최면을 실시하고, 베스파 로슈푸코는 끔찍한 미래를 보고 옵니다. 베스파 로슈푸코가 보고 온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꿀벌이 하는 예언은 어떤 것일까요? 궁금증을 가득 안고 나선형의 계산을 따라 최면을 걸 듯 책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베르베르가 처음 쓴 에세이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에서 작가의 입으로 자신의 작품들을 이야기해줍니다. 시간대에 따라 자신의 삶이 솔직하고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자신의 관심분야인 퇴행 최면과 전생에 대한 부분도 나와요. 가끔 자가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을 만나고 온다는 얘기도 있었죠. 이번 소설에 대한 내용도 간략하게 나와 있어요. 그 책을 읽고 기대감을 갖고 책을 펼쳤습니다. 분량이 만만찮지만, 내용에 이끌려서 손에서 놓기가 힘들었어요. 르네의 모험을 쫓아가면서 긴박하게 펼쳐지는 추격전과 현재와 전생을 오가는 박진감이 넘치는 이야기가 몰입도를 높였죠. 므네모스를 자연스럽게 배치해서 현실과 소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방법도 기발했습니다. 경치를 구경하듯 걷는 사람이 아니라 헐레벌떡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듯 지나쳐 오긴 했지만요. 그만큼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백과사전 같은 작가가 펼쳐 놓는 이야기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지만 천재를 살짝 엿본 것만으로 위안 삼기로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렇게 유명하고 말로만 듣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다는 사실이 뿌듯했어요. 마침내...

분량이 많고, 유럽의 역사가 살짝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베르베르이기 때문에 그만한 가치는 있어 보입니다. 여러분도 마침내 베르베르를 만나보시지 않으실래요? 물론 만나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꿀벌과 환경의 소중함, 생명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만나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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