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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의 비밀 - 천지창조에서부터 예수의 탄생까지
위영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2월
평점 :


천지창조에서부터 예수의 탄생까지 마리아의 비밀이라고 하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성경과 비밀은 호기심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단어입니다. 그 비밀을 어떻게 풀었을지 궁금해하면서 누구도 쉽게 풀지 못한 엄청난 비밀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저자 위영은 역사와 철학, 인문학뿐 아니라 물리학이나 화학 등과 같은 자연과학에도 관심이 많아 다양한 연구를 해왔다고 합니다. 특히 영적인 세계에 관심이 무한한 상상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해요. 영적인 세계를 과학적으로, 논리적으로 풀어보는 것을 사명처럼 여긴다고 합니다. 자신의 연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문제작을 만들어 보이고 싶고, 어렵고 딱딱한 내용을 대중적 소설로 만들어 영화를 보듯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책은 천지창조에서 시작합니다. 성경의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실패를 통해 마리아에게까지 사명이 이어집니다. 마리아의 탄생과 마리아의 임신이 나오는 2장을 지나 3장에서는 예수의 탄생후 12세까지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집니다. 책은 저자의 상상력과 3가지 가설에서 시작됩니다. 첫 번째는 여자가 한 남자를 상대해야 했지만 두 남자를 상대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먼저 나온 자가 나중 나온 자를 섬겨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신이 맺어준 정혼자를 사탄이 뺏어 갔다입니다. 이 세 가지를 회복하기 위해 신은 인간에게 반대되는 과업을 주었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익숙한 에덴동산의 이야기에서 뱀이 빠지고 루시엘과 하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경의 사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 과업은 자기 자신과도 같은 자식을 죽임으로 자신 또한 죽는 시험이었다.(p62)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는 정혼한 사이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인간 하와를 사랑하는 천사장 루시엘이 나옵니다. 루시엘을 하나님께서 인간을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고 질투하면서 인간이 하와를 사랑하죠. 아담에게 하와를 뺏길 수 없다는 강렬한 욕망으로 하와와 관계를 맺습니다. 하와는 죄를 인식하게 되고 아담을 유혹하여 관계를 맺습니다. 첫 번째 가설 한 여자가 두 남자를 상대했다는 것이 이루어집니다. 이것은 죄의 시작이었으며, 이 죄를 회복시키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도 이어집니다. 가인과 아벨의 실패, 노아의 실패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아브라함을 통해 하나님은 회복을 위하 시험을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그 마지막 과업 자신의 자식 이삭을 바침으로 시험에 통과하게 됩니다. 이삭은 하나님께 드리는 번제물입니다. 번제를 드릴 때 그 번제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제물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경험합니다. 그것이 예배입니다. 아브라함은 예배에 자신을 죽임으로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이해되지 않는 대목 중의 하나이기도 한 대목입니다. 자신의 자녀를 제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하나님과 일대일의 관계에서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누가 일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하나님과 씨름하면서요. 이 소설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두 마음이 서로 싸우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된다. 하지만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인간 스스로 해야 할 각자의 책임이다. 그것은 신도 간섭할 수 없는 것이다. (p140)
첫 번째 가설은 여자가 한 남자를 상대해야 하는데 두 남자를 상대함으로 죄를 지었다는 것입니다. 이 죄를 회복하기 위해 두 여자가 한 남자를 상대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회복을 준비하셨습니다. 물론 이것은 이야기 속의 내용입니다. 그 가설에 따라 신앙인이라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사가랴가 마리아를 임신 시킨다고 해요. 제사장 가문이며, 부유한 가문이라 예수님이 태어나도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하기 위해 사가랴를 선택했다고 하죠. 하지만 임신한 마리아로 인해 평판이 나빠지고, 자신의 아들 요한에게 해가 될 것을 염려한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내쫓습니다. 처음 엘리사벳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남편에게 마리아를 취할 것을 설득하고 마리아에게 잘 대해 주죠. 하지만 이후 시기심과 질투로 인해 마리를 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이 선택을 두고 신과 천사 가브리엘의 대화 중 신의 말씀입니다. 믿음이 있다고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나님이 마술을 부리듯이 내 요구를 들어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겸손히 기도하며, 하나님이 알게 하시면 순종해야 합니다. 그것이 믿음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쉽게 하나님을 내 요구를 들어주는 종으로 만듭니다. 오늘날 기독교가 힘을 잃는 것은 이런 모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하실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그 경계와 영역을 분명히 하는 것도 믿음입니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성경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왜곡해서 벗어난 것은 아쉽습니다. 물론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예수님의 인간 아버지를 찾는다는 생각부터 잘못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앙인의 눈으로 보면 불편하고 불쾌합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제사장 사가랴의 아들로 만들어놨으니까요. 물론 소설로만 보면 괜찮습니다. 성경 구절들도 많이 나오고, 성경의 인물들도 많이 나옵니다. 실제 성경 구절들이 그대로 대화로 나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성령 잉태를 이렇게 만든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자가 말한 많은 관심을 끄는 문제작을 위해 과한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닐까요?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더 큰일입니다. 교묘하게 성경의 내용과 허구를 줄타기 하듯 쓰고 있어 이 내용을 그냥 믿어 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논란까지도 예상하고 썼다면 저자는 아주 용기 있는 사람일 겁니다. 누구도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으니까요. 그 판도라의 상자가 천년에 걸친 정경 작업을 거친 성경을 왜곡하는 것이라 문제지만요. 성경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며, 믿음에 목숨을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가 가볍게 여겨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큽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믿음대로 예수님을 보여주지 못한 삶이 부끄럽습니다. 물론 제가 성경을 잘 알지 못해서 일 수도 있지만. 더 깊이 말씀을 묵상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합니다. 하나님과 예수님은 가십거리가 아닙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