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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데럴드 윙 수.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지음, 김보영 옮김 / 다봄교육 / 2022년 12월
평점 :


미세 공격이라는 제목을 읽고 아주 작은 공격(미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상의 편견과 차별이 미세한 공격이 된다고? 이런 의문과 함께 선택한 책입니다.
책을 받고 보니 두꺼운 분량에 놀랐고, 그림이 없는 것에 더 놀랐지요.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견과 차별이 공격이 되고 폭력이 되는 사례들 속으로 마스크를 챙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깁니다.
저자 데럴드 윙 수는 미국 오리건주 포클랜드에서 중국 이민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동양인이라 놀림당하던 기억은 인간 행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으로 이어졌고, 흑인 인권운동의 영향으로 다문화 연구 분야의 가장 중요한 학자 중 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컬럼비아대학교 교육대학 상담. 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리사 베스 패니어만은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상담 및 상담 심리학부 교수이자 과학. 예술 통합 대학 부학장입니다. 백인의 인종차별 태도와 미세 공격이 주된 연구 분야이며, 75편 이상의 학술논문에서 이 주제를 다루어 왔죠.
이 책은 초판 <미세 공격: 인종, 성별, 성적 지향>에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반영한 개정판입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미세 공격에 대한 개념과 분류, 미세 공격을 받는 피해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딜레마와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요.
2부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미세 공격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룹니다.
3부에서는 실천으로 조사연구를 통한 교육과 상담을 다루고 있어요.
4부에서는 미세 공격과 거대 공격을 무장해제하기 위한 미세 개입 전략에 대해 상담을 받는 것처럼 자세하게 나옵니다.
산성비처럼 우리 주위 곳곳에 있는 미세 공격을 알아보려 튼튼한 우산을 준비하는 마음이 됩니다.
따라서 미세 공격이란 의도의 유무와 관계없이 가해자가 상대방에게 위해를 야기하는 언어적, 비언어적인 개인 간 교류를 말한다. (p31)
미세 공격에서 미세는 작다거나 무해하다는 뜻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 공격 행위가 개인과 개인 사이, 즉 미시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미세 먼지 할 때 그 미세는 아니었던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의도의 유무와 관계없이라는 말입니다.
대체로 미세 공격의 가해자는 자신이 미세 공격을 가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피해자가 기분이 나쁘다는 표현을 할 경우 대게 의도는 그렇지 않았다거나, 피해자가 너무 예민하다는 반응이 일반적이라고 해요.
의도의 유무와 관계없이 위해를 야기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개인 간의 교류입니다.
상대의 의도에 따라 내가 기분이 나쁘지 않거나 피해를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니까요.
나는 늘 피해자라거나 절대 가해자가 아니라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함을 배웁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미세 공격을 가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자각이 미세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사회를 지키는 일입니다.
자신을 너무 믿지 마세요.
삶의 작은 변화와 일상적 거슬림 자체만으로는 심각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지 못하지만 여러 사건의 충격이 누적되면 위기 상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p180)
미세 공격에는 미세 모욕과 미세 부정이 있습니다. 작은 변화와 일상적 거슬림으로 표현될 수 있죠.
이런 일상적인 미세 공격에 한번 노출되는 것은 심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세 공격은 가해자의 편견과 차별, 혹은 문화적인 차이를 무의식중에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자신도 모르게 나옵니다.
그래서 받는 사람은 인지하지만 가해자는 자신이 폭력이나 차별을 행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을 일상에서 아주 오랫동안 경험하게 되면 피해자는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마음이 불편하고 힘든 사람이나 조직에서 계속 일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그 상황이 무슨 수를 써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면 더 절망적이겠죠?
책에서는 이제 이 문제를 한 사람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 사람이 참고 견딤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미세 공격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교육받음으로써 차별과 편견을 통한 미세 공격을 없앨 수 있다고 합니다.
약한 사람들이 늘 참고 견디어 왔으니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특정 집단에 특권을 부여하는 사회 시스템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이는 모든 지배집단 구성원에게 미세 공격의 가해자가 될 소지가 있다는 뜻이다. (p211)
미세 공격을 당한 피해자는 가해자가 그 가해 사실을 알아차리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해 사실을 말할 경우 자신의 잘못을 지적당하거나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것이 드러날 것을 염려해 방어적인 태도가 된다고 해요.
한마디로 또 다른 공격으로 인지하여 사태를 악화시키죠.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예외 일 수가 없다는 말을 항상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교통사고로 자녀를 잃고 낙담했을 때 그의 아버지가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 일이 왜 너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그렇습니다. 모든 일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좋은 일이던지 좋지 않은 일이던지.
또는 인종 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내가 아무리 확신을 갖고 믿고 있어도 내 무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들을 스스로 조금만 자각해도 말을 하기 전에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볼 것 같아요.
지금 이 말이 상대를 불편하게 하거나 마음 상하게 하지 않는지를요.
누구도 무시해서 마땅한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죠.
인종차별에 의한 미세 공격에서는 자유롭다고 안심하다가 깜짝 놀랍니다.
다문화 가족들을 향한 차별은 빈번히 일어나니까요. 또 이주 노동자들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과 편견도 미세 폭력이 될 수 있습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이 말을 다시 한번 되 뇌입니다.
책은 미세 공격의 개념과 종류, 미세 공격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옵니다.
흔히 생각하는 피해자의 피해 뿐 아니라 가해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세 공격은 삶은 갉아먹는 보이지 않는 벌레 같은 것이죠.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동안 크게 조명 받지 못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합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교육을 통한 개입을 말하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피해자를 그 상황에서 훈련시키는 방법과 상담을 통한 치유와 회복을 돕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10장에서는 실제적인 상담기법처럼 상황별 대처 상황이 자세하게 나와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에서 쓰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미세 공격이 고정관념을 통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인지하지 못한 저의 가해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미세 공격인지도 모르고 쉽게 했던 말들, 보편화 시켜서 상대를 재단했던 일들이 부끄럽게 다가왔어요.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난 것을 감사하고 다행으로 여깁니다.
물론 이후로 제가 절대 미세 공격을 가하지 않을 자신은 없지만, 전과는 다른 빈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성평등, 인권 교육을 말하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자신의 올바름을 확신하는 어리석음에서 나오는 미세 공격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겁니다.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 차별과 그 차별들을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줄 거예요.
미국은 멋지지 않지만, 이런 연구를 하고, 읽고 공부하는 미국 시민들은 멋져 보입니다.
우리도 함께 읽고 미세 공격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우리를 지키는 멋진 사람이 되어 볼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