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한마디 힘이 되는 말 - 다시, 오늘을 살아갈 당신에게
이선경 지음 / 다른상상 / 2023년 1월
평점 :
절판



늦은 점심을 혼자 먹으며 재방송으로 일타 강사의 강의를 봤어요. 김미경 강사의 마흔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나오고 있었죠. 인간은 모두 4가지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부모, 친구, 회사, 이성에게서 받는 인정이라고 합니다. 요즘 이 4가지 중에 3가지가 빠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는지도 모릅니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인정을 담은 말을 하고 싶어서. 표지 색도 노랗고, 고양이 두 마리가 안고 있는 띠지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추운 겨울 아랫목을 찾듯이 끌림으로 책을 넘깁니다.


저자 이선경은 관점을 바꾸고 통찰을 일깨우는 심리학자입니다. 메타인지와 마음 챙김, 자기다움과 멘탈케어를 교육하는 심리 전문가로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강의를 하고 저술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죠. 저서로는 4세대 심리 상담 전문서 <스마트 치료의 이론과 실체>, <마음 챙김의 생각>이 있습니다.

1장에서는 열심히 살아온 것 같은데 외롭고 공허하기만 한 내 마음의 체력을 길러주는 한마디, 2장에서는 이 길이 맞을까 매일 불안하고 두려운 나에게 단단한 마음의 중심이 되어주는 한마디, 3장에서는 무너진 자존감을 높여주는 위로와 용기의 한마디, 4장에서는 온전히 내 삶에 집중하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한마디, 5장에서는 같은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며 인생을 행복으로 물들일 수 있는 한마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저자는 말했지만 딱 지금의 저의 상황 같은 1장부터 시작해 봅니다. 마음아 튼튼해져라, 튼튼해져라. 살살 가슴을 쓰다듬으며 한마디를 따라가 봅니다.


봄에 피는 벚꽃이 겨울에 피는 동백꽃보다 더 나은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색깔과 향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가장 적절한 때에 활짝 꽃피우는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반드시 자신의 때가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P41)

머리로는 천 번 만 번 이해하고 알고 있는 말이지만, 실제 일상에서는 거의 힘을 못 쓰는 말입니다. 특히 지금의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매일을 꾸준히 관리하고 노력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로 인해 연말을 지내면서 우울도가 많이 올라가기도 했지요. 하지만 오늘의 문장을 읽으며 마음을 튼튼하게 합니다. 자신의 색깔과 향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가장 적절한 때에 활짝 꽃피우는 것!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할 때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색깔과 향기를 위해 가장 적절한 때를 기다리며 일상을 관리해야 하는 때입니다. 일상이 무너지면 꽃피우는 일은 어려워집니다. 일상의 중요성을 깨닫는 요즘, 욕심이 생겨 조바심이 났어요. 일상을 잘 관리하고 있으니 조금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니면 눈에 보이는 어떤 일들을 새롭게 시도해야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으로 힘들었어요. 그 조바심을 이 문장 위에 살며시 내려놓습니다. 나의 때는 반드시 온다고 하니까요. 믿어보려고요.


꼭 모든 시련을 정면으로 돌파할 필요는 없습니다. 강물을 거슬러 오르다 물살이 너무 거세면, 잠시 멈춰 서서 기다리거나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p50)

큰 수술을 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하고 3개월마다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오죠. 제가 사는 곳은 읍 단위라 병원이 있는 대구까지 가야 합니다. 작년 12월 말에 정기 검사를 하고 1월 초에 결과를 듣고 약을 처방받기 위해 다녀왔죠. 갑자기 닥친 큰 병으로 인해 몸도 마음도 힘들고 지칩니다. 마음 관리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고 있죠. 연말을 보내면서 조금 더 우울해진 것 같다고 의사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약의 용량을 올려보는 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저는 어차피 관리의 문제가 아니겠다며 사양하고 전에 처방받은 대로 약을 처방해서 나왔죠. 그 얘기를 들은 여동생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언니는 뭐든 싸워서 이기려고 하는데, 싸워서 이길 수 없는 것도 있고, 싸우지 않고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아? 그럼 애들한테도 한결 부드러운 엄마가 될 수 있어” 동생은 나를 잘 알고 있으니 나를 생각해서 한 말입니다. 처음에는 살짝 서운함이 들었다가 시간이 지나자 실제로 뭐든지 싸워 이기려는 제가 보였어요. 그랬어요. 저는 루틴을 잘 만들고 그걸 지키지 못하면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입니다. 그래서 건강도 잘 관리하면 괜찮을 거라 자신하고 있었나 봐요. 위의 문장을 읽으면서 정면 돌파에 대한 생각을 조금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여동생의 말도 크게 작용을 했지만요. 무엇이든지 정면 돌파, 돌아가는 법을 선택하지 않았던 삶은 몸에 많은 무리를 남겼습니다. 그 앞에서는 당당하고 용기 있어 보였을지라도 잠 못 이루는 밤들이 많았으니까요. 이제는 똑같은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기로 합니다. 사실 정면 돌파를 할 힘이 없기도 하고요. 지금은 강제로 잠시 멈춰 서서 바라보는 상태입니다. 강제로라도 멈출 수 있음을 감사하고 천천히 삶의 쉼표들을 찍으려고 합니다. 조금은 답답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게 부정적인 말을 되뇔 때는 그 말을 총 네 번 듣게 된다고 합니다. 말을 하기 전에 생각하면서 한 번, 입 밖으로 말하면서 한 번, 내뱉은 말이 다시 귀로 들어오면서 한 번, 귀로 들어온 말을 뇌가 처리하면서 한 번, 총 네 번입니다. (p73)

상대를 향한 분노나 서운함의 감정을 아이들에게 하소연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인 줄 은 알지만 그냥 담아두면 병이 될 것처럼 답답하고 힘들어서요. 하지만 이제 그 일을 그만 끝내야 함을 깊이 깨닫습니다.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고. 말하는 나와 상대방, 듣는 사람까지 죽이는 일이라고 합니다. 물론 험담이 나쁘다는 것을 왜 몰랐겠어요? 단지 죽이는 속도가 내 답답함보다 더디 일어나니 모른 척했을 뿐이지요. 내가 상대를 향해 낮추어보고 비난했던 하지만 한 번도 내 속을 벗어나지 않았던 말들이 나를 죽이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상황을 생각하고 심지어 묵상까지 하면서 그 부정적인 생각과 말들은 나를 더 힘들게 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며, 내가 그렇다면 상대 또한 그러합니다. 불완전한 상대를 완전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자책하는 어리석음은 정말 버려야 합니다. 살기 위해서, 그것도 그냥 때우듯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고 멋지게 살기 위해서요. 오늘 별일 없이 지나가는 일상에 감사하며, 스스로에게 격려의 말로 화해를 청합니다. 금방 들어 줄지는...


우리가 듣고 싶은 한 마디는 어려운 말이 아닙니다. 몰라서 그 말들을 하지 않는다고 핑계 댈 수 없을 만큼 흔하지만 소중한 말들이죠. 지금 한 마디의 말이 이렇게 살갑게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준비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독한 시행착오 속에서도 고집을 부리며 버티다가 이제는 항복한 느낌이랄까요?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는 말을 아직도 완전히 수용하지는 못합니다. 나를 향하지 않은 비난의 말들은 향상 밖으로 향해 있었고, 그 시간이 길어지니 당연하게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것들을 바꾸는 노력은 인정과 수용에서 시작됩니다. 책의 한 마디, 한 마디 말들을 따라 조금씩 유연하게 수용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아무리 좋은 책과 말이라도 내가 수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음식을 보기만 하는 사람과 다르지 않겠지요.

열린 귀로, 그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한 마디 한 마디를 따라가보시길 권합니다. 처음부터 인정하고 수용이 잘 된다면 당신은 이미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실망하지는 마세요. 조금씩 꾸준히 계속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닿을 수 있을 테니까요. 당신 자신을 믿으세요. 당신은 생각보다 대단하고, 뛰어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가만히 자신을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 보세요. 자신이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경험을 줄 겁니다. 그리고 가까이 이 책을 두세요. 어느 날 아무도 당신을 위로하거나 힘을 주는 말을 하지 않을 때 조용히 읽어 보세요. 다시 힘을 내고, 아무 일도 아닌 듯 그 일들을 넘길 수 있는 당신이 될 겁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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