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우리도 잘 쓸 수 있습니다 -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글에 마음을 담는 18가지 방법 better me 1
박솔미 지음 / 언더라인 / 202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글에 마음을 담는 18가지 방법을 알려 준다는 책을 어떻게 읽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전직 카피라이터라는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궁금함이 커져서 기다리는 동안 조바심도 났어요. 그 조바심을 달래기라도 하듯 책은 다소곳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녀의 소중한 마음들이 제게도 느껴졌죠. 소중한 마음들을 가만히 가만히 열어 봅니다.


저자 박솔미는 어려서부터 글이 좋았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제일기획 카리라이터가 되었죠. 2017년 딸에게 물려줄 에세이 <오후를 찾아요>를 출간했습니다. 이후 애플코리아로 이직해 앱스토어 콘텐츠 에디터로 일했어요. 2020년 애플 싱가포르로 옮겨 시리 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같은 해 두 번째 책 <오래 머그고 뱉는 말>을 썼습니다. 2022년 한국으로 돌아와 LG 글로벌 헤더 카피라이터가 되었어요. 감사히 일하고 글을 쓴다고 합니다. 그녀의 화려한 경력을 눈으로 읽으면서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그녀의 대단한 글쓰기 비법들을 알 수 있다는 흥분된 마음으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마음을 담는 그녀의 글쓰기 비법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이 정도면 대충 말 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때, 거기에서 딱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됩니다. ‘이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 맞아?’라는 질문에 스스로 솔직한 답을 내놓을수록 더 정확하고 예리한 글이 나옵니다.(p14)

글을 쓰기 위해 글을 쓰는 일은 괴로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뭔지 헤아려 보라고 하죠. 헤아려 보다 딱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맞는지 질문하라고 합니다. 그 질문이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글을 만들고 예리하고 정확한 글을 만든다고 말이죠. 글쓰기 책을 읽으면 서평을 쓰는 일이 무척 힘들어집니다. 읽어야 할 책들이 밀리고 있고, 서평 기한도 다가오는데, 글은 영 써지지 않는 겁니다. 읽은 내용이 있으니 더 문장과 단어들이 신경이 쓰이고, 시간은 자꾸 가고 조급함이 커져서 마음이 불편해져요. 그 불편한 마음은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이라고 일단 쓰고 나면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인지는 자신이 없어요. 다른 말들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책의 주제를 명확하게 읽고 파악한 것이 맞는지 혼란이 옵니다. 그 혼란을 이기고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가져야만 해요. 문장을 쓰고 고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말이 되는 것들을 너무 많이 써온 저로서는 무척 부끄러운 지적이에요. 맞춤법은 맞는지, 주어와 술어가 잘 맞는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그 고민들 사이로 그녀의 말을 깊이 새겨 넣어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자기 자신에게 질문할 것. ‘이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맞아?’라고.


“글은 보내주는 것이지, 보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글이 선물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화병이나 셔츠처럼. 글도 누군가에게 주는 물건이라면?(P47)

내 소중한 선물을 아끼는 사람에게 준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요? 선물을 고르는데도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만 포장에도 신경을 많이 쓸 겁니다. 선물을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포장이 될 테니까요. 그 포장을 마치 쓰레기처럼 다루고 있지는 않나요? 아니면 선물인 글을 쓰레기처럼 다루고 있지는 않나요? 아무 단어나 골라 쓰레기봉투 입구를 벌린 뒤 마구마구 쑤셔 넣고 있지는 않나요? 평범한 단어와 문장들을 쓰레기 버리듯이 주르륵 쓰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습니다. 저자의 말에 유독 찔리는 기분이 드네요. 제가 그렇습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보지 않을 것처럼 보내버립니다. 어차피 버릴 거니까 함부로 쓰고 함부로 버려 반응도 좋지 않은 글을 쓰고 있나요? 그럼 저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소중한 마음을 글이라는 선물에 담아 상대에게 건네야 합니다. 글은 보내는 것이지, 보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네요. 보내버린 글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전송하기를 아무 생각 없이 눌렀던 손가락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업무용 메일이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내가 상대에게 글을 통해 전달되는 거니까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음을 소중히 하듯 글도 소중히 다뤄야 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소중히 선물처럼 당신에게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내 마음을 글에 담아 실어 보내기 전, 맞춤법을 점검하는 이유 역시 그겁니다. 오직 내 마음이 남에게 읽히는 동안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내가 쓴 글도, 남이 쓴 글도, 언제나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먼저입니다. (P171)

저자는 처음 글을 익히고 외할머니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 편지를 받은 외할머니는 사랑의 마음을 듬뿍 담은 답장을 보내지요. 그 답장은 외할머니의 마음을 온전히 담고 있지만, 맞춤법은 거의 맞지 않습니다. 맞춤법이 중요하지만 그 맞춤법 때문에 외할머니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말해요. 맞춤법을 점검하는 것도 내 마음이 온전히 전달되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하죠. 하지만 맞춤법에 민감해서 상대의 마음을 놓치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맞춤법이 틀린 문장이 눈에 거슬려서 글을 쓴 사람까지 오해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그 사람들을 낮추어 보는 것은 안 됩니다. 글이 사람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글 만으로 평가하거나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죠. 어떤 마음을 어떤 글에 담아 보내느냐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문장을 골랐더라도 마음이 따뜻하거나 아름답지 않으면 그 글은 공허하게 될 거예요. 입에 발린 마음을 담은 문장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이 드러나는 글이 좋은 글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멋진 사람이 멋진 글을 쓴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합니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먼저 보는 아름다운 글을 쓰는 마음과 글을 가진 당신이, 내가 되길 바라요.


글을 잘 쓰는 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살펴보는 것.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을 자신의 언어로 쪼개어서 표현하는 글, 마음을 담는 상대와 나만의 이야기를 인사로 건네는 법, 맞춤법에 관한 것, 잘난 척 아는 척을 하지 않는 솔직한 글들을 실제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설명이 어찌나 구체적인지 제가 경험한 것 같은 문장들을 보게 되었죠. 문장의 마지막을 같은 단어로 끝맺지 않음으로 리듬을 살리라고 말합니다. 다 쓴 글을 실제로 읽어보면서 문장과 단어를 뼈대만 남기고 잘라내서 간결하게 만들라고도 해요. 그래서 저자의 많은 내용들 중에 하나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마무리를 같은 단어로 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글을 쓰고 있어요. 모두를 실천할 수는 없겠지만 그녀의 말처럼 너무 흔하게 넘쳐나는 사랑과 눈 웃음 표시를 지우고 상대와 친밀한 경험을 나누는 인사말을 고민하게 됩니다. 딸아이에게 늘 보내는 카톡 메시지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면서 쉬운 일이 아니구나 경험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어제 읽은 책의 문장처럼 “당신을 태어나게 한 우연을 감사합니다”(레니와 마고의 백 년 중에서) 이런 문장으로 생일 축하를 받는다면 감동이 더 커질 것은 분명합니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들을 소중하게 다듬어 담고 소중하게 보내는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당신도 이 책을 읽고 그녀의 친절한 마음들과 글들을 느껴보시기를 원해요. 그럼 우리 조금 더 다정하고 친절한 말과 글을 갖게 되지 않을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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