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솔미는 어려서부터 글이 좋았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제일기획 카리라이터가 되었죠. 2017년 딸에게 물려줄 에세이 <오후를 찾아요>를 출간했습니다. 이후 애플코리아로 이직해 앱스토어 콘텐츠 에디터로 일했어요. 2020년 애플 싱가포르로 옮겨 시리 이터 애널리스트로 일했고 같은 해 두 번째 책 <오래 머그고 뱉는 말>을 썼습니다. 2022년 한국으로 돌아와 LG 글로벌 헤더 카피라이터가 되었어요. 감사히 일하고 글을 쓴다고 합니다. 그녀의 화려한 경력을 눈으로 읽으면서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그녀의 대단한 글쓰기 비법들을 알 수 있다는 흥분된 마음으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마음을 담는 그녀의 글쓰기 비법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이 정도면 대충 말 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때, 거기에서 딱 한 걸음 더 들어가면 됩니다. ‘이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 맞아?’라는 질문에 스스로 솔직한 답을 내놓을수록 더 정확하고 예리한 글이 나옵니다.(p14)
글을 쓰기 위해 글을 쓰는 일은 괴로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이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뭔지 헤아려 보라고 하죠. 헤아려 보다 딱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맞는지 질문하라고 합니다. 그 질문이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글을 만들고 예리하고 정확한 글을 만든다고 말이죠. 글쓰기 책을 읽으면 서평을 쓰는 일이 무척 힘들어집니다. 읽어야 할 책들이 밀리고 있고, 서평 기한도 다가오는데, 글은 영 써지지 않는 겁니다. 읽은 내용이 있으니 더 문장과 단어들이 신경이 쓰이고, 시간은 자꾸 가고 조급함이 커져서 마음이 불편해져요. 그 불편한 마음은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이라고 일단 쓰고 나면 괜찮아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인지는 자신이 없어요. 다른 말들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책의 주제를 명확하게 읽고 파악한 것이 맞는지 혼란이 옵니다. 그 혼란을 이기고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가져야만 해요. 문장을 쓰고 고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충 말이 되는 것들을 너무 많이 써온 저로서는 무척 부끄러운 지적이에요. 맞춤법은 맞는지, 주어와 술어가 잘 맞는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그 고민들 사이로 그녀의 말을 깊이 새겨 넣어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자기 자신에게 질문할 것. ‘이거 진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맞아?’라고.
“글은 보내주는 것이지, 보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글이 선물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화병이나 셔츠처럼. 글도 누군가에게 주는 물건이라면?(P47)
내 소중한 선물을 아끼는 사람에게 준다고 하면 어떻게 할까요? 선물을 고르는데도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만 포장에도 신경을 많이 쓸 겁니다. 선물을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포장이 될 테니까요. 그 포장을 마치 쓰레기처럼 다루고 있지는 않나요? 아니면 선물인 글을 쓰레기처럼 다루고 있지는 않나요? 아무 단어나 골라 쓰레기봉투 입구를 벌린 뒤 마구마구 쑤셔 넣고 있지는 않나요? 평범한 단어와 문장들을 쓰레기 버리듯이 주르륵 쓰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습니다. 저자의 말에 유독 찔리는 기분이 드네요. 제가 그렇습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보지 않을 것처럼 보내버립니다. 어차피 버릴 거니까 함부로 쓰고 함부로 버려 반응도 좋지 않은 글을 쓰고 있나요? 그럼 저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소중한 마음을 글이라는 선물에 담아 상대에게 건네야 합니다. 글은 보내는 것이지, 보내 버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네요. 보내버린 글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전송하기를 아무 생각 없이 눌렀던 손가락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업무용 메일이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내가 상대에게 글을 통해 전달되는 거니까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음을 소중히 하듯 글도 소중히 다뤄야 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글도 소중히 선물처럼 당신에게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